새우
서하
아무도 찾지 못할 곳으로 잠수해버리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그가 정말 사라졌다
세상을 안으로만 껴안은 탓인지
구부정하게 허리 펴지 못한 저녁놀
몸이 한쪽으로 굽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마을 앞길도
굽을 데가 아닌 곳에서 슬며시 굽었다
생의 마디마디 퍼지지 않는 토막들을 쓸어보는지
파도소리가 부르르르 마당에 깔린다
※ 서하 작가는…
경북 영천 출생. 1999년 <시안> 등단. 시집 <아주 작은 아침>, <저 환한 어둠>. 대구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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