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일곱 보물의 고창 칠보수산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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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일곱 보물의 고창 칠보수산을 찾아서
  • 탁희업 기자
  • 승인 2019.12.30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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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면 6차 산업화 성공 모델 ‘칠보6차산업단’

‘칠보힘쎈장어’는 직접 생산한 뱀장어 가공품
엑스·장어구이·장어탕 등 개발해 판매 나서
농산물 팔고 맛집·쉼터 꾸며 지역 상생 도모

전북 전주에서 국내 최고의 단풍을 자랑하는 내장산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정읍시 칠보면은 일곱 개의 보물을 지닌 곳으로 알려져 있다. 땅, 물, 공기, 사람, 음식, 정신, 문화의 7개의 보물을 지녔다고 해서 칠보(七寶)인 고장에 최근 새로운 보물이 하나 더 생겼다. 가을 단풍철이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새로운 명소가 들어선 것이다.
최근 ‘칠선(七鮮)’이라는 브랜드로 뱀장어양식과 가공, 전문식당, 관광 등을 결합해 농어촌 6차 산업화의 새로운 성공 모델로 성장해가고 있는 칠보면 반곡리(칠보산로) 칠보수산(대표 김정현)이 바로 그곳이다.


‘칠선’ 브랜드로 새로운 도전 나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고 농작물 수확도 끝나 본격적인 겨울에 들어선 지난해 12월 중순, 칠보수산 전문식당 칠선에는 점심 손님을 제외하고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바로 옆의 가공품 판매장인 칠선행복장터에도 주문 판매용 택배물품 외에는 샘플만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길 건너 가공공장은 칡, 양파, 참깨, 참기름 등 농산물 가공만 소규모로 이뤄지고 있었다. 뱀장어 가공품과 최근 개발한 장어탕(시래기풍천장어탕)은 주문 생산 중이다.
하지만 걸어서 5분 거리의 뱀장어양식장은 수차가 돌아가면서 내는 물소리가 양식장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칠선’의 기초가 된 곳이 바로 이곳 뱀장어 양식장이다.
수면적 650평의 지수식 콘크리트 수조를 갖춘 이곳은 연간 30톤의 뱀장어양식이 가능하지만 최근에는 연간 10∼15톤 정도만 생산하고 있다. 나머지는 메기와 향어 등을 키운다. 풍부한 지하수가 있지만 실뱀장어 가격 상승으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식당을 운영하면서 뱀장어는 자가소비용으로 전환한 때문이다.
송어양식장에서 기사로 일하던 김 사장은 이곳 양식장이 뱀장어양식으로 전환하면서 자연스럽게 뱀장어를 접하게 됐으며 지난 2004년 고향인 이곳에 뱀장어양식장을 만들어 직접 경영에 나섰다. 양식 규모는 적지만 경력은 20년 이상 된 베테랑이다.
풍부한 수량이 확보돼 유질이나 맛이 뛰어나지만 상품의 품질 제고와 차별화를 위해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을 도입해 안전성을 유지했다.
또한 유용미생물(EM) 등을 이용해 뱀장어 면역력을 높여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기술을 정착시켰다.


20년 이상 뱀장어양식, 가공과 자체 소비 방안 만들어
2016년에는 장어초벌구이장치를 개발해 특허를 획득했다. 현재 장어구이장치 2건, 메기탕 조제방법 1건 등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표등록 4건, 실용신안 1건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 개발 공로가 인정돼 해양수산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
판매처 확보가 어려운 것이 가공 기술 개발의 계기다. 활어 유통의 한계 극복과 소비 확대를 위함이다. ‘칠보힘쎈장어’는 직접 생산한 뱀장어를 가공해 직접 판매하는 뱀장어 가공품이다. 특히 뱀장어 엑스(추출액)는 단계별 농축화 과정을 거쳐 제품화돼 어른이나 청소년 등에게도 효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장어구이와 견줄 만한 맛을 자랑하는 ‘장어탕’을 개발해 판매에 나섰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시래기와 장어를 이용한 만든 ‘시래기풍천장어탕’은 포장을 뜯어 데우기만 하면 장어 맛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이 제품은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납품되고 있다. 자체 생산한 가공품을 직접 유통하는 체제를 만든 것이다.
뱀장어 제품은 관광객들이 찾는 시기나 주문이 들어올 경우만 생산한다. 지난해 12월 중순 가공공장은 칡, 양파 등의 농산물 가공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특히 이곳의 특산품인 참기름과 들기름, 깨소금은 인기 제품 중의 하나다. 가공공장을 계절별로 운영하는 것은 인건비 절감 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지역 특산 농산물 가공품 제작은 물론 직접 재배한 채소류도 뱀장어 전문식당에 내놓는다. 지역 마을과 상생하며 발전을 꾀하기 위함이다. 수산물은 직접 키운 뱀장어 한 가지이지만 쌈채소, 고추, 김치 등 농산물이 예닐곱 가지 이상이다. 모두 이곳에서 생산된 작물들이다.
농수산물을 직접 생산만 하던 칠보수산이 가공품과 직판장 및 식당을 운영해 지역 마을을 비롯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추구하는 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내수면 양식과 마을이 어우러지는 6차 산업화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가공공장 앞에 자리한 한옥을 최근 구입해 수리 중이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쉼터를 만들고 있다. 또한 식당 앞을 흐르는 동진하천을 내년초 정비할 계획이다.
옥정호에서 방류하는 맑은물이 흐르는 계곡을 단장해 낚시 등의 체험공간을 꾸밀 예정이다. 이미 조성돼 운영 중인 양식장과 가공공장을 직접 둘러보고 맛집과 쉼터와 체험장을 꾸며 6차 산업의 성공 모델을 보여줄 참이다.


양식장과 지역 상생 모델 ‘칠보6차산업단’ 맡아
지난해 6월 ‘칠보6차산업단’이 출범하면서 김 사장은 이 사업단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17년 정읍시 내수면양식 어업자들의 공동체인 정읍자율관리어업공동체 위원장도 겸하고 있다.
칠보6차산업단은 정읍 칠보의 마을과 마을이 함께 어우러져 발전하자는 취지로 정읍시에서 지원하는 지역공동체다.
칠보6차산업단은 직접 재배한 마을의 특산품을 이용해 맛집을 운영하고 숙박, 농촌문화 체험 등 7개 경영체가 모여 각종 먹거리와 볼거리, 쉴거리를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
칠보수산 역시 생산에서부터 가공, 유통, 외식사업은 물론 체험 등의 시스템을 만들어 내수면의 6차 산업화 모델을 하나씩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수면적 600평 규모의 뱀장어 양식장, 가공공장, 전문점과 판매장에 근무하는 인원은 고작 5명이다. 양식기술부터 가공품 개발, 새로운 형태의 소비시장 개척 및 유통까지 김 사장이 직접 구상하고 추진해온 것이다. 여기에 지역과 상생하는 모델 구축에도 나서고 자율적인 사업을 위한 공동체도 꾸려나가야 한다. 20여 년간을 쉼없이 달려온 결과물이기도 하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아이디어를 발휘해 만들어낸 작품이다. 여기에 새로운 성공 모델 구축에 도전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쉴 공간을 만들고 농어촌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하나 둘씩 만들어야 한다.
김 사장은 “단순한 생산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지역과 다양한 제품 생산은 물론 지역과 상생하는 모델을 제시해야만 양식산업도 지속가능한 산업이 될 것”이라면서 “지역의 여건을 활용하고 현재의 기술을 더욱 활성화한다면 내수면의 6차 산업화가 안정화될 것”이라면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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