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수산업의 미래] 양식산업을 위한 수산종자산업 육성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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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수산업의 미래] 양식산업을 위한 수산종자산업 육성전략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19.12.3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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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다 비싼 수산 종자가 수산업 발전 이끈다

양식을 통한 수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위해선
우량종자 개량·개발, 안정적 생산·보급 필수
GSP 10대 전략품목 육성, 스마트양식 등
정부 정책과 연계한 체계적 기틀 마련해야

 

김성연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종자사업단장

수산 양식업·종자산업의 현주소
최근 국내 주요 양식품종인 광어(넙치) 양식업계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수요가 급감하고 출하 가격도 하락해 해당 양식어가들의 손실이 크게 발생했다. 적체 물량도 증가하면서 200톤을 강제 폐기하는 사태까지 발생했고, 양식용 광어 수정란 생산과 입식도 제한하겠다고 한다.
뒤늦게 이에 대한 원인을 노르웨이산 대서양 연어, 일본산 방어 등 수입산 수산물의 소비가 늘었기 때문이라 분석하고 대처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소비자의 니즈 변화에 따라 다양한 식감과 요리 그리고 제철 수산물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수산물의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어제 오늘 느끼는 일이 아니다.
그리고 노르웨이의 연어는 과학적인 육종과 체계적인 대량 양식생산 기술로 생산단가를 낮추고 튼튼한 국제 판매망을 구축해 국가별 소비자의 기호와 소비에 적합한 상품 개발과 판매 전략으로 일찍이 우리의 시장을 탐색했고 이러한 준비된 노력으로 본격적인 수입이 시작된 3~4년 만인 지난해 우리 어류 양식생산 1위인 광어의 생산량(3만6000톤)을 넘어선 수입량을 기록했다. 일본산 방어 또한 겨울이 제철인 자연산 방어를 대상으로 매년 제주도에서 축제 행사를 열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으나, 수년간 어획이 되질 않자 일본산 양식 방어가 수입돼 겨울철 진미 상품으로 소비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은 59.9kg으로 세계 1위라고 한다. 그런데 소비되는 수산물의 공급 추세를 살펴보면 국내산 양식 및 어획 수산물은 40%에 불과하고 그 외는 원양어업 10%, 해외 수입이 50%(중국 20%, 러시아 7%, 베트남 3%, 일본 2% 및 기타 국가 18%)라는 보고가 있다. 국내에서 양식 생산된 수산물들이 자체 소비와 판매조차 안 되고 있는데, 수입 품종과 물량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양식 수산물의 해외시장 개척과 판매 확대는 현재까지 지극히 개별적이고 소규모로 진행됐으나, 최근 들어 활수산물의 대량 수송기술 개발과 적용, 다양한 가공 수산물의 개발로 점차 해외시장과 수출을 확대해가고 있어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라 하겠다. 그간 수산기술 강국, 체계적인 양식 발전 및 해외 수출 확대를 표명해왔던 우리로서는 다시 생각하고 또 반성해야 할 문제라 하겠다.
우리나라 김 산업 규모는 약 5조 원으로 ‘수출 주도형 식품산업’으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규모에 비해 우리나라 김 종자(유리사상체) 시장규모는 약 30kg, 6억~7억 원 정도이며, 유리사상체 배양 허가업체는 3개소에 불과한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그중 연간 종자 소요량의 절반을 생산하던 민간업체가 최근 경영난으로 생산을 중단하면서 2020년 김 양식을 위한 김 종자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다. 다행히 내년 김 종자 수급을 위해 국립수산과학원과 민간업체 및 GSP(Golden Seed Project) 참여기관에서 추가 생산토록 대처를 한 상태이다.
광어의 경우 종자 가격이 1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리당 300원을 유지하고 있는데, 양식 생산단가는 계속 높아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라 하겠다.
우리의 종자산업이 수산양식산업의 발전과 함께 동반 성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낮은 종자 가격, 무계획적인 생산 및 비합리적인 판매 관행 그리고 생산과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종자 생산업체의 수적 증가로 인한 자체 경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우량종자로의 개량 및 신품종 개발과 생산기술의 과학화에 대한 투자 미흡으로 미래 경쟁력도 낮은 상태다.
이번 김 종자업체의 생산 중단과 광어 수정란의 공급제한 조치는 현재까지의 수산양식산업에 대한 기본 개념 및 생산체제의 문제점 파악과 정비에 대한 관심 부족과 실효적인 법·제도 및 정책 부재의 결과로 이러한 취약성은 종자업계뿐만 아니라 전체 수산양식산업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 준 한 사례라 하겠다.
수산양식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품종 및 우량종자 개발, 혁신적 생산 기술력 및 환경 여건, 수요에 맞는 생산·공급, 새로운 시장 개척과 확대, 상품가치의 유지가 주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수산양식을 통한 수산산업의 고부가가치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량종자의 개량·개발과 혁신적 생산기술 개발, 안정적인 생산·보급이 필히 선결돼야 한다. 그리고 수요자가 원하는 적정 품질과 공급량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이 종자산업 경쟁력의 중요한 핵심이며 체계적인 양식산업으로 발전하는 기초가 된다.


종자산업 육성 위한 법·제도 필요
국내 수산종자 생산업은 대부분 소규모 생산업체로 매우 영세하다. 이 때문에 생산기술의 체계적 개발과 과학 기술화를 위한 R&D 역량이 부족한 상태이고, 생산시설에 대한 재투자 여력이 낮고 내수시장에만 집중된 자체 경쟁 구조이다. 전체 수산종자 생산업체 중 자체 개량 및 육종 연구개발을 함께 추진하는 업체가 거의 없어 선진 국가에 비해 업계의 자체적인 육종 활동이 원활하지 못한 실정이다.
그간 수산종자산업과 관련된 생산 기반과 R&D 연구는 지속됐으나 현장과의 접목에는 한계가 있어 개발된 기술들이 산업화에까지 이르지 못했다.
이에 해양수산부에서는 2016년 ‘수산종자산업육성법’을 제정했고, 2018년에는 ‘수산종자산업 발전 5개년 기본계획’까지 수립했으나, 아직까지도 실행은 않고 있다.
따라서 수산종자산업 발전 기본계획을 기반으로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수산종자산업 기반을 재조성하고, 발전 잠재력 갖춘 우량종자 및 신품종 개발과 혁신 생산기술 개발에 투자와 실천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산종자산업의 육성전략
미래 경쟁력을 갖춘 수산양식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수산종자산업의 육성전략은 크게 3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첫 번째는 ‘민간 기술 경쟁력 강화와 기업화 지원’이다. 종자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영세업체 위주에서 내실 있는 강소기업이 산업을 주도하는 구조로 변화돼야 한다. 실제 국내 수산종자 업체의 영세성으로 R&D 참여와 투자에 어려움이 있어 지속적인 개선이 요구돼왔다. 이에 연구자 중심의 R&D에서 시장 수요와 연계되도록 R&D를 추진해 민간 지원을 추진하고, 현장에서 상용되는 기술로 검증하는 체계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기술력을 탑재한 전문 기업화와 함께 국내외 시장 진출을 통한 세계화까지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세계 양식 수산물 생산량은 1억1200만 톤(2017, 유엔 식량농업기구) 규모로 연평균 3% 이상 증가하고, 고부가가치 품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우량 신품종 개발과 생산 기술력 확보로 지구촌 시대에 글로벌 수산종자 및 양식기술 강국으로의 지위 확보를 목표로 해야 하겠다.
두 번째로는 수산종자산업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전담기관의 설립과 운영’이다. 수산종자산업육성법 제14조에 명시된 ‘수산종자산업진흥센터’가 그것이다. 이 센터의 역할은 R&D부터 산업화에 이르는 전주기 지원 및 운영·관리와 함께 국내외 수산종자산업 및 기술 개발 동향조사, 인력 양성, 경쟁력 확보와 산업화를 위한 각종 지원 그리고 해외시장 진출 지원까지 포함한다. 수산종자 전담기관 조성으로 종자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전략적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산업화를 위한 민간과 정책 사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도적 기반 마련과 시행’이다. 양식산업에서 종자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2016년 수산종자산업육성법이 제정되고, 2018년 수산종자산업 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수산종자산업의 안정적인 기반 구축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하고 실질적인 정책들이 추진돼야 한다.
현재 수산종자 수급 안정화를 위해 매월 생산량, 유통정보 등을 조사·분석하는 ‘수산종자 관측사업’, 수산종자업계에 맞춤형 기술 및 경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산종자 산업현장 클리닉 사업’이 실시되고 있다.
이 밖에도 수산종자산업육성법 제6조(통계 작성 및 실태조사)에 따라 ‘수산종자산업 실태조사’가 2019년부터 시작됐으며, 이를 통해 수산종자산업의 문제점 도출을 통한 개선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연구개발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우량종자의 개발과 산업화를 위해 골든 시드 프로젝트(GSP)와 같은 중·장기 종자 R&D 사업의 기획과 추진도 계속돼야 한다.


경제적 파급 효과 막대
수산종자 산업은 후방 연관산업들이 광범위해 경제적 파급 효과도 크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양식 생산의 식량산업에만 그치지 않고 기능성과 활용성을 넓혀 생명공학 및 바이오산업 등 미래 신산업과의 접목도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농업 분야에서는 금보다 비싼 종자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이제 수산도 단순 먹거리 생산에만 머물러 있어선 안 된다. 수산종자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재조명하고 GSP 10대 전략품목 육성, 친환경 양식, 스마트양식 등 정부 정책사업들과 연계해 체계적인 수산산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함으로써 수산종자 및 양식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고 수산양식의 산업화와 세계화를 이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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