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업 유산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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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어업 유산의 가치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19.12.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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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죽방렴 자율관리어업 공동체
남해군에서는 행정기관 주도의 강제적, 타율적 어업규제는 비효율적이고 자원 남획의 동기를 유발하는 역효과도 우려되기 때문에 어업인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합의하고 어자원의 관리와 채취·판매를 수행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이 되도록 자율관리 육성사업을 지속적으로 계도했고 우수공동체를 지원한 결과 지족해협 죽방렴 어장주들도 자율관리어업 공동체를 2003년부터 결성해 활동하게 됐다.
주요 활동으로는 자치관리 규약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으며, 어장 관리 측면에서 죽방렴 조업 시 매일 해상 부유 쓰레기 청소를 실시하고 불가사리나 해파리 같은 해적생물을 구제하며, 어족 자원관리를 위해 볼락, 농어, 노래미 등 혼획되는 연안 산란어종의 치어를 선별해 방류하기도 한다.
또한 어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일반 정치망보다 40여 일 늦게 어장을 설치하자는 협의안을 마련하고 이를 실시하고 있다. 생산관리 측면에서는 어획되는 수산물을 전량 계통 출하를 권장하며 자치활동기구로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지족해협 죽방렴 자율관리어업 공동체에 가입한 회원들의 연령층을 살펴보면 20대에서 70대 후반까지 분포하고 있는데 세대교체가 많이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70대와 5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렇지만 죽방렴 운영은 고된 작업으로서 물때를 지켜야만 하는 엄격함이 요구되므로 갈수록 젊은 세대들은 승계를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6. 경관적 측면
지족해협이 위치한 곳을 ‘손도’라고 부른다. 손도는 물이 들고 나는 좁은 어귀라는 뜻으로 이 지역에서 부르는 말이다. 그런데 손도가 있는 지족은 문헌상으로 보면 <조선환여승람>에 지족진과 지족진원이 있어 남해현에서 운영하는 나룻배가 있었다. <해동지도>에는 지족암원이라 표기돼 있다.
또 <진주진관지>에 지족암진, <남해현읍지>에 지족진 등의 기록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노량진과 지족진이 남해와 육지를 오가는 관문이었다고 본다.
지족해협의 죽방렴은 1998년 태풍 예니로 집중호우가 있었을 때 남강댐 보수공사 중에 벌목해둔 7800톤의 폐목이 사천만으로 해서 강진만과 지족해협으로 떠내려와서 죽방렴에 막대한 피해를 준 경우가 있었고 전파된 죽방렴도 발생했다.
그래서 오늘날 대부분의 죽방렴은 참나무 말목과 말목 사이에 철재 H빔을 쓰는 경우가 많으며, 참나무 말목 대신에 모두 철재 H빔 말목으로 대신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지만 지족해협 죽방렴은 거친 물살과 세월의 파고에도 자기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의연한 모습을 지니고 있으며,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고 바다의 지형과 지세를 이용해 어로 활동을 하고 있는 조상들의 지혜와 얼이 담긴 문화유산으로 손색이 없다.
죽방렴 어장주에게 지족해협의 죽방렴은 삶의 터전이자 안식처이다. 농부가 농사를 짓기 위해서 일 년 내내 일기를 봐가며 농사일에 노심초사하는 일생을 살지만 죽방렴은 죽방렴 업자들이 피와 땀이 밴 인생의 결정체이며 선조의 노고를 대대로 이어가는 가업인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죽방렴은 갈매기와 많은 물새들의 쉼터이자 안식처이기도 하다. 죽방렴 주위의 공중에 떠도는 물새 떼와 죽방렴 말목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물새들을 간간이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죽방렴이 물새들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구실도 하고 있고, 새들에게 쉼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자료 제공=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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