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저 들길 끝, 삼포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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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저 들길 끝, 삼포로 가는 길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19.12.0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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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저 들길 끝에는 삼포로 가는 길 있겠지.” 가수 강은철이 부른 ‘삼포로 가는 길’ 도입부 노랫말이다. 삼포는 이상향처럼 들리지만 실재하는 마을이다. 이혜민은 1970년대 후반 삼포마을에 여행을 왔다가 마을 풍경에 반해 노랫말을 썼다. 노래를 부른 강은철은 한 방송에서 “삼포란 ‘듣는 사람들이 가려고 하는 장소’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가락 따라 떠나는 여행길
이름이 말해주듯 삼포마을은 한적한 포구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있으며, 진해해양공원에서 약 2km 거리다. 2008년 마을 초입에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가 세워졌다.
조각가 김성민이 제작한 노래비에는 ‘소리가 있는 풍경’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앞면에 ‘삼포로 가는 길’ 노랫말이, 뒷면에 이혜민이 쓴 수필 ‘내 마음의 고향 삼포’ 일부가 적혔다. 이혜민은 삼포를 “동경의 그리움을 충족하기에 충분한 마을”이라고 썼다. 노래비 아래 음향 장치가 있어, 버튼을 누르면 노래가 나온다.
노래비 곁에 머물다 보면 자연스레 삼포마을이 궁금하다. 바다 쪽으로 400m 정도 가면 삼포마을이다. 노래비 주변은 ‘진해바다70리길’이 지난다. 그 가운데 삼포마을로 향하는 5구간은 코스 이름마저 ‘삼포로가는길’이다.
삼포마을은 작은 포구로, 정박한 낚싯배 몇 척이 눈에 띈다. 포구는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약 500m 거리다. 동쪽 방파제에서 서쪽 바다 너머 자리한 진해해양공원의 창원솔라타워와 창원집트랙(Zip Track)이 들어선 99타워가 보인다.
삼포마을은 전형적인 관광지는 아닌데 묘한 매력이 있다. 바닷가를 걸을 때 무심코 “나도 따라 삼포로 간다고~”라며 노래를 흥얼거리는 자신과 마주한다. 그게 삼포마을의 매혹인지, ‘삼포로 가는 길’ 노랫말의 중독성인지 알 길이 없다.


바다가 곁들여진 관광지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와 삼포마을이 노랫말의 정서에 기댄 여행지라면, 이웃한 진해해양공원은 음지도 전체가 공원이다. 어류생태학습관, 해전사체험관, 해양생물테마파크 등 볼거리와 체험할 거리가 다양하다.
해양솔라파크 중심에 있는 창원솔라타워는 높이 136m 건물에 태양광 모듈 2000여 개가 부착된 태양광발전 시설이다. 건물 120m 지점에 있는 빨간 원형 공간이 전망대 역할을 한다. 진해만 앞바다에서 부산항 신항까지 보인다.
바로 앞에 있는 99타워는 창원집트랙 탑승장이자, 에지워크 체험장이다. 지난 10월에 개장했다. 창원집트랙은 높이 99m인 99타워의 21층이 탑승장이다. 여느 집트랙과 비교가 안 될 만큼 아찔한 높이다. 탑승장에 서면 심장박동이 급격하게 빨라진다. 바다 위를 1390m 이동해 소쿠리섬까지 내려간다. 소쿠리섬에서는 제트보트를 타고 공원으로 돌아온다. 10분 남짓 이동하는데, 엄청난 스피드에 제트보트가 바다 위에서 360° 회전하는 등 짜릿한 경험을 선사한다.
에지워크 체험장은 99타워 19층이다. 스릴로 치면 집트랙보다 한 수 위다. 에지워크(Edge Walk)는 이름처럼 가장자리를 걷는 체험이다. 다만 그 가장자리가 높이 94m 타워 19층 바깥의 가장자리다. 안전 줄에 의지해 난간 바깥으로 몸을 기울이면 온몸이 저릿하다.
삼포마을과 느낌이 비슷한 동네 산책을 원한다면, 소사동마을이나 진해군항마을 역사길을 추천한다. 소사동마을은 뉴트로(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의 진수다. 김현철 씨가 만든 김씨공작소와 김씨박물관, 갤러리마당 등 볼거리가 많다. 골목은 갑자기 1970~1980년대로 돌아간 듯하고, 그때 그 시절의 온갖 물건이 긴 세월을 뽐내며 늘어섰다. 김달진문학관과 김달진 생가도 들러볼 만하다.
진해군항마을 역사길은 군항 진해의 옛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중원로터리를 중심으로 진해우체국(사적 291호), 진해군항마을역사관, 새수양회관, 원해루, 흑백다방 등 옛 풍경과 사연을 간직한 건물이 방사형 도로 곳곳에 자리한다. 진해군항마을역사관에 들러 마을이 간직한 사연을 보고 들은 뒤, 숨은 보물을 찾듯 한 곳 한 곳 탐방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중원로터리 동쪽으로 제황산공원이 자리하고 정상에 진해탑이 있다. 편백로 쪽에서 보면 도로 끝에 제황산을 오르내리는 모노레일카가 보인다. 진해탑에 오르면 진해군항마을 역사길과 진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한적하고 낭만적인 장소를 찾을 때는 진해보타닉뮤지엄이 제격이다. 장복산 중턱에 있는 수목원으로, 누리소통망(SNS)용 사진 명소다. 지난 2017년에 문을 열었는데, 입소문이 나서 찾는 이가 많다. 겨울에는 카페나 온실을 주로 이용한다. 진해만이 내려다보이는 경관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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