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에서 전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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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에서 전하는 말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19.12.0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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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태 어업인(고흥군수협 7·8대 이사)

어촌 마을은 어업인들의 고령화에 따라 언젠가는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김이라는 해조류 하나가 어촌 마을을 회생시켜 놓았으며, 서남해안 어업인들은 김 양식으로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김은 110여개 국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수출액 5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를 내다보는 수출 효자 품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는 수산행정의 적극적인 시책의 결과일 것이다.

바다에서 물김 생산을 하고 있는 어업인들은 활기가 넘친다. 겨울철 혹한기에 높은 파도를 헤쳐나가면서 각자 자기 몫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김은 우리들의 영원한 자산이고 더욱 발전해나가야 할 줄 안다.

본인은 전남 고흥에서 김 양식과 김 종묘 배양, 육상채묘 등에 50여 년간 종사한 어업인이다. 지금은 인생의 뒤안길에 들어서서 아쉬움도 많지만, 현장에서 직접 체험과 경험을 통해 얻은 것들을 토대로 해 김 양식 발전 전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고흥지역에서는 일반 김을 100% 시설하고 있다. 육상채묘는 70% 정도 시행하고 있으며 9월 초순부터 채묘를 시작해 냉동고에 입고하고 10월 5일 이후부터 냉동망을 출고함에 있어 당시의 기온과 수온의 적정 여부, 적조 발생 여부, 늦깎이 태풍 발생 여부 등을 예의주시해 시설시기를 정한다.

그러나 고흥지역에서는 육상채묘장이 부족해 사실 전량을 채묘하기에는 애로점이 많다. 더 많은 육상채묘장 시설이 필요한 실정이다.

김 양식 과정을 살펴보면 우량 종묘 배양 생산, 김 망에 씨 붙이기(육상채묘), 김 망 5겹 묶어 1차 양성장에서 엽체 5cm 이상 기르기, 본 어장에 분망 시설, 물김 생산으로 이어진다.

김은 바다에서 생육하는 생물체다. 그래서 항상 불안정성이 뒤따른다. 지구가 온난화돼가고 있어 혹한기에 생육하는 김 양식에는 치명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농사와는 달리 바다농사인 김 양식에 갯병이 발생하게 되면 치유대책이 없다. 오직 자연회생만을 기다릴 뿐이다.

2016년에는 양식하는 김에 갯병이 발생해 생산이 불가능하게 됐고 어업인들은 시설물을 70% 이상 철거했다. 그리고 그 이후 어떤 대책도 없어 속수무책으로 큰 손실을 보게 됐다. 한숨만으로 앞날을 걱정했을 뿐이다. 갯병은 이전에도 종종 발생했지만 그 당시가 더욱 심한 상태였고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조사한 결과 바다에 황백화현상이 발생한 것을 원인으로 진단했을 뿐 속수무책이었다.

10월과 11월 2개월은 김의 성장기간으로 이 시기에 갯병이 발생할 수도 있고 회오리성 폭풍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혹시라도 재해가 발생하게 되면 시급히 재시설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대책으로 김 종묘 배양을 이용할 수가 있으나 지금과 같이 1회성 이용 단순배양으로는 대책이 될 수 없다. 김 종묘 배양을 한층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김 종묘 배양 굴 껍데기(패각)에 사상체를 배양함에 있어 각포자(김의 씨앗)가 방출 직전에 놓여 있는 것만이 종묘로 사용하게 된다.

우량종묘 배양 각포자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여건 조성과 상시 보유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으로 김 종묘 배양장 현대화시설이 적극 필요하며 이와 함께 냉동고 시설은 필수적이다. 안전성 있는 채묘와 시설의 효율성, 이모작 육상채묘 시행으로 생산의 극대화, 재해 대비 등이 김 생산 기반 조성사업으로서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김의 성장 과정을 수시예찰(현미경 검정)하는 일은 김 양식에 있어 필수적이며 따라서 어업인들이 스스로 모여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일들이 이뤄진다면 김 양식이 한층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안정성 있는 김 양식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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