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경영인 출신 조합장에게 듣는다... 문용환 기장수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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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업경영인 출신 조합장에게 듣는다... 문용환 기장수협 조합장
  • 장승범 기자
  • 승인 2019.11.26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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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 조합으로 도약해 옛 기장수협 명성 되찾겠다”

조합원에게 가감 없이 경영 사항 공개할 것
위판사업 활성화로 연 10억 이상 수익 창출
생산→유통→관광 연계해 어업인 소득 보전
황금어장에 해상풍력발전 건설은 절대 안돼

“기장수협은 25억여 원의 자본금 전부를 잠식하고도 64억여 원의 미처리 결손금으로 인해 적기시정조치 조합으로 분류돼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우량자산을 매각해 빚을 모두 갚고 새로 출발하는 원년으로 삼으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기장수협은 106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수협이다. 관할 구역은 부산 기장군과 경남 양산시 일원이며 18개 어촌계에 1588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다. 기장수협은 본점과 5개의 상호금융 영업점,  수산물 위판장, 직영 주유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때는 직원이 100여 명에 달했으나 조합의 경영상 현재는 그 절반인 50여 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지난 3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당선된 문용환 기장수협 조합장은 획기적인 경영 개선을 통해 조합의 체질을 확 바꾸고 신규 수익사업의 발굴, 기존 설치돼 있는 위판시설을 이용한 위판사업 활성화, 조합원 간 분쟁 중재와 함께 임기 내에 출자배당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열악하고 침체돼 있는 조합을 건실하게 바꿔 직원들이 일하며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현재 25억 원의 출자금을 2년 내 50억 원으로 확충하되 현재 조합원의 증자가 아닌 준조합원을 증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본금 투자 없이 오직 기장수협의 역사성만 갖고 매년 10억 원 이상 수익을 창출하는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조합운영 사항을 조합원들에게 가감 없이 공개해 투명경영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조합원들을 위해 우선 나잠어업인 권익 증진 차원에서 해양수산부, 부산시, 기장군과 협의를 통해 공제보험 가입을 지원하고 장비 지원사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위판사업 활성화를 통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소득 보전과 각종 어업권 피해보상에 대해 소외받는 어업인이 없도록 두루 살피겠다고 제시했다.

문 조합장은 조합의 경제사업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현재 경제사업은 손을 놓고 있는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관내 어선들이 다른 지역에서 위판을 하고 있고 시설도 열악하다 보니 우리 조합을 외면하고 있는데 다시 우리 위판장이 활기를 띨 수 있도록 위판장을 개선했고 조합원들과 소통을 통해 옛 기장수협의 명성을 되찾도록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장지역도 다른 지역처럼 어업인의 고령화라는 문제에 봉착해 있습니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3D업종 기피 현상과 인건비, 유류비 상승뿐 아니라 수산자원 고갈이라는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어구 및 장비 지원, 재해보험 지원, 수산자원 조성, 유류비 지원 등 정부와 지자체에서 어업인을 위한 지원은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어주고 있습니다만 무엇보다 어업생산 기반뿐 아니라 어려운 어촌의 생활 여건과 어업인 복지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기장군에서는 수산유통과 해양관광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미역·다시마 특구 지정, 지역 수산물 축제 추진과 더불어 기장수산물체험홍보센터를 건립하고 각종 해양관광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어 기대를 걸 만하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업들이 지역 어업 생산과 유통, 관광으로 연계돼 어업인 소득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동암항이 어촌뉴딜 300 사업으로 선정돼 추진되고 있는데 지역 어업인과 수협, 지역민, 관이 협력해 어업기반시설부터 어촌관광 활성화를 위한 사업까지 잘 어우러져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장은 예로부터 전국적으로 알아주는 멸치 어장이다. 그뿐만 아니라 기장미역, 기장다시마도  유명하다.

수산자원이 풍부한 기장에 해양수산부와 부산시도 ‘부산 해양공간계획’을 수립하면서 기장 앞바다의 이용 현황을 분석해본 결과 어업활동이 활발하고 가장 중요한 해역이라고 판단해 이 해역을 ‘어업활동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그런데 이곳에 해상풍력발전 단지가 들어선다는 계획에 지역 어업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풍력발전 인근 해역은 통항이나 어로행위가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 조합장은 “수산자원이 풍부한 기장 앞바다는 정부도 공식적으로 인정한 해역인데 이곳에 100개가 넘는 해상풍력 발전기를 설치하겠다는 발전업자들의 발상은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기장 해역을 보전할 수 있도록 하고 어업인들이 안전하게 조업할 수 있도록 정부에 강력히 건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부산시 해상풍력반대대책위와 지역 어업인, 전국연안어업인연합회 등이 기장군 대변항 멸치광장에서 해상풍력발전  반대 총 궐기대회를 열었다. 발전업체가 몇 년 전부터 몇몇 어촌계에 동의를 받았는데 이는 실질적 어업인들의 의견이 아니라는 것이다.

문 조합장은 “추정컨대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30%도 안 될 것입니다. 내륙지에 있는 사람이 해상풍력에 대한 보상을 해준다니 일부 주민이 그에 사인해 주민 동의를 받았다고 발전업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업자들이 어촌계를 다니면서 주민들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황금어장인 기장 앞바다에 해상풍력은 절대 들어서면 안 됩니다. 이를 위해 지역 어업인들과 끝까지 반대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문 조합장은 1983년에 어업인후계자로 선정됐다. 부모님이 장어통발 배를 운영하는 것을 옆에서 돕다 본격적으로 어업에 종사하게 됐다. 한때는 79톤짜리 장어통발 배를 운영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9.77톤짜리만 운영하고 있다.

그는 “수산업경영인으로 선정되고 수산업에 종사하면서 지역 현안을 살피다 보니 자연스레 조합장 선거에 출마하게 됐고 지역 어업인, 조합원들을 위해 할 역할이 있어 조합장 자리까지 오르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살고 싶은 복지 어촌 건설을 위해 어업인 소득 증대를 위한 안전망을 확충하고, 어촌관광 및 어촌경제 활성화를 통한 어업인의 삶의 질 제고와 조합원 참여의식 고취로 자율경영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 어촌지역 전문리더 육성을 통한 선진 어촌계로의 발전을 도모하고 어업인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한 안전조업지도도 힘쓰고 있다.

내년에도 수산종묘 방류사업, 여성어업인 조직 활성화 및 육성 지원, 어업인 협동운동 교육 실시, 어업인 사망 위로금 지원, 조합원 자녀 장학금 지원,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수산물 축제 지원, 외국인력 적기 도입 및 사후관리 강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사업 부문에선 위판사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면세유를 적기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어업용 유류비를 지자체에서 일부 보조받아 어업인에게 지원하고 있으며 계통구매 활성화를 위한 사업 장려금을 신설해 대어업인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친환경 기자재 보급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도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조합장은 “조합이 어렵다 보니 직원들의 월급 인상도 못 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조합에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하면 그만큼 노력의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조합 경영 정상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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