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업 유산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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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어업 유산의 가치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19.11.26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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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장 설치와 고기 포획과정

죽방렴 조업은 일 년 내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죽방렴의 어구는 대체로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동안 설치해 조업을 한다. 겨울철에는 해수의 수온이 낮아 고기가 들지 않으며 날씨가 추워 작업이 힘들기 때문이다.
죽방렴 조업은 어장 설치로부터 시작된다. 겨울철은 어로를 하지 않기 때문에 발통의 말목만 그대로 두고 그물이나 대발은 철거한다. 이듬해 봄에 이르면 3월 말경이나 4월 초에 발통의 어구를 다시 설치해 11월 말까지 조업을 하게 된다.
죽방렴의 발통에는 2개의 통로가 있다. 하나의 통로는 고기가 발창으로 진입해서 사목을 통해 발통 안으로 들어오는 통로이며, 다른 하나의 통로는 어장주가 어로를 할 수 있도록 발통으로 드나들 수 있게 만든 네모 모양의 출입구이다. 발통에 들어온 고기는 쐐발을 거슬러 밖으로 빠져나갈 수는 없지만 어장주는 출입구 밖에서 자물쇠를 열고 드나들 수 있는 것이다.
어장주는 어장막에서 둥우리를 준비해 배를 타고 나가서 죽방렴 발통 출입구 옆의 말목에 배를 단단하게 고정시킨다. 그리고 발통 출입구를 열고 들어가서 작업을 하는데 제일 먼저 하는 작업은 빠른 유속에 의해서 발통 안으로 들어온 부유물질과 해적 생물을 제거하는 일이다. 발통 안에는 의외로 쓰레기가 많이 들어오며 불가사리나 해파리 등이 발통 내부에 유입해 발통 안에 든 고기를 잡아먹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어장주는 후리그물로 고기를 잡기 전에 반드시 쪽대를 가지고 각종 쓰레기와 불가사리를 제거하고 발통의 통발에 붙어 있는 해조류 같은 착생 생물을 제거한 다음 어로 작업을 하는 것이다.
죽방렴의 어로에 맞는 물때는 썰물 때를 맞춰 발통 내의 수면이 70~80cm 정도가 되는 시기다. 발통에 적당하게 물이 있어야만 고기들이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작업자는 죽방렴 말목에 매달아두었던 후릿그물을 펴서 장대의 한쪽 부분은 사목 옆의 말목에 세워서 묶어두고 나머지 한쪽 끝은 작업자가 발통 안쪽부터 펼쳐서 둘러가며 고기를 잡는다.
작업자가 후릿그물로 발통 가장자리를 한 바퀴 감싸고 발통의 고기를 포획한 다음에는 죔줄을 죄어 고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말목에 묶어두었던 줄을 풀어 후릿그물을 치는 사람, 등판에서 고기를 퍼내는 사람, 이를 배에 싣고 나르는 사람 2~3명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고기를 담은 둥우리는 배로 옮겨서 어린 치어들을 가려내서 즉시 바다에 방류한다. 죽방렴 작업을 마치고 육지로 이동한 다음 쓰레기는 처리하고, 불가사리는 도로 위에 말려서 처치한다.

(3) 멸치 삶기 과정

포획한 고기는 잡어 종류와 멸치를 선별한 후 잡어 종류는 냉동고에 보관하거나 반찬용으로 사용하지만 멸치는 중간 크기의 멸치와 작은 멸치로 크기에 따라 세분해 분류한 다음 끓인 소금물에 담가 즉시 삶아내야 한다. 죽방렴 멸치는 신선도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멸치를 삶을 때 고려해야 할 점은 건멸치를 생각해 염도를 잘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바다에서 포획한 멸치라 할지라도 그대로 삶아서는 염도를 맞추기 어렵다. 포획한 멸치는 크기에 따라서도 소금물의 비중을 다르게 해야 하지만 봄, 가을 멸치는 기름진 경우가 많으므로 여름 멸치를 삶을 때보다 더 많은 소금을 사용해야 한다. 소금의 품질과 소금 농도의 조절은 죽방렴 멸치의 품질과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으며 죽방렴 어장주들은 이것을 비법으로 여긴다.

 

<자료 제공=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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