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술만자율관리어업공동체 - 올해 자율관리 최우수 공동체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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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술만자율관리어업공동체 - 올해 자율관리 최우수 공동체 선정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19.11.18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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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인 자발적 참여로 낙후 어촌에서 ‘환골탈태’

서울에서 자동차로 2시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는 충남 태안은 리아스식 해안과 독특한 해안생태계를 자랑하는 해안국립공원이 있는 관광 명소로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자연휴양림과 꽃지해수욕장, 드르니항, 안면암 등 관광 명소가 즐비한 안면도는 힐링과 오감을 만족시키는 태안 관광의 명소로 꼽힌다. 특히 꽃지해수욕장은 청정지역 서해안을 돌아보고 낙조까지 즐길 수 있으며, 꽃게 등 각종 수산물을 맛볼 수 있는 맛집까지 있어 연중 여행객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꽃지해수욕장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휴식을 하면서 서해안의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는 숨은 명소가 병술만이다. 고려 원종 때 여몽연합군에 대항해 싸운 삼별초가 머물며 훈련을 했던 병참기지인 병술만은 울창한 해송숲과 널찍한 모래사장, 갯벌이 어우러진 곳이지만 아는 사람들만 찾는 숨겨진 힐링 캠프로 입소문이 나 있는 곳이다. 해상관광지인 안면도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병술만은 꽃지해수욕장과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안면읍 중장리 일대로 충남도의 숙원 사업인 태안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 대상지이기도 하다.
생계 유지에 급급해 무차별적인 채취와 개인 판매, 불규칙한 어장 관리로 전형적인 낙후 어촌이었던 이곳이 올해 자율관리어업 최우수 공동체로 선정됐다.

안면도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아
바지락과 맛조개, 가무락, 해삼, 전복을 채취하는 마을 및 양식어업이 주 수입원이었던 이곳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 12월 고(故) 이진형 공동체 위원장이 잘사는 마을을 만들어보자며 병술만자율관리어업공동체(이하 병술만공동체)를 구성해 자율관리어업에 참여하면서부터다. 40가구 60여 명이 참여해 자율관리어업공동체를 만들었다. 지금은 186가구 243명이 참여하고 있다. 바지락 양식장 3건, 가무락 마을어업 3건 등 6건 34.16ha의 어장을 보유하고 있다.
채포금지기간과 체장을 설정하고 자체 조업일수와 기간도 만들었다. 1인당 품목별 생산량을 제한하고 산란기 휴식년제도 도입하고 공동체 모든 어장을 3인 1조 32개조로 편성해 바다지킴이 활동도 펼쳤다. 어장 복원을 위해 투석과 바다 저질 개선, 해적생물 구제를 실시하고 어장 내 폐어구 수거와 해안가 청소도 월 1회 실시했다.
또한 공동작업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만들고 마을공동체 자금 확보, 자원관리사업과 어장 조성사업을 추진해 모범공동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상호간의 단합이 부족하고 운영 미숙과 경험 부족 등으로 침체기를 겪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정성준(53) 위원장이 어촌계장을 맡으면서 발전의 전환점을 맞았다.
 
공동체 운영규약 강화, 사업별 사무장 운영
정 위원장은 느슨했던 자율관리공동체 규약을 강화하고 공동체 중심의 운영 등 공동체 조직을 체계화했다. 또한 체험마을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폐가를 활용한 귀어인 유치에도 나섰다.
병술만자율관리공동체는 모든 의사 결정을 운영위원회를 통해 한다. 이를 위해 공동체와 어촌체험마을, 마을이장 등이 공동체 위원으로 참여한다. 또한 각 사업별 사무장을 채용해 사업을 체계적으로 운영·관리한다.
공동작업 계통판매를 통해 안면도수협 및 상인에게 출하를 실시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판매 대금을 매회 개별 분배해 회계의 투명성을 높였다. 지난해에는 총 생산금액의 10%를 공동체 자금으로 확보했다. 또한 회원 소득 증대를 위해 바지락과 김 공동체 전매 판매를 실시하고 안면도농협과 자매결연을 맺어 직판에도 나섰다. 특히 자체 상품 품질 개선을 위해 포장지 개선사업도 실시했다.
어촌체험마을은 새로운 소득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지속적인 홍보로 인지도를 끌어 올린 결과 갯벌체험과 캠핑체험은 매년 관광객들이 증가하고 있다. 연간 8만명이 이 곳을 찾고 있다. 국도변에서 해송숲을 500여m 들어와야 나타나는 캠핑장과 어촌체험 시설은 가족 단위 또는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수백m의 모래사장이 형성돼 있어 누구나 이곳을 찾을 수 있다. 캠핑을 원하면 다양한 텐트 제공도 가능하다. 바지락과 가무락 등 수산물을 채취하는 갯벌 체험도 인기다.
지난해부터는 지주식 김양식장 시범사업을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꾸준한 어장 피해 복원 사업을 추진한 결과 이곳은 지난 1970년대 어장 환경으로 개선됐다. 이에 김 포자 부착이 가능해 지주식 김 양식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한 지난 2017, 2018년 6000여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바지락과 해삼 종자를 방류해 자원 조성사업도 실시했다.
 
공동체 마을회관, 홈스테이 사업도 구상
꽃지해수욕장에서 자동차로 10여분 거리의 중장리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갑자기 왕복 4차선과 가로수가 잘 정돈된 넓직한 도로와 마주한다. 충남도가 30여 년 전부터 계획된 안면도 3지구 54만4924㎡에 복합리조트 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조성한 도로다. 이 사업은 30년 가까이 표류하다 지난 10월 처음 본계약까지 진행된 국제관광지 개발사업(조감도)이 우선협상대상자의 1차 투자이행보증금 미납으로 또다시 좌초 위기를 맞게 됐다. 관광지 개발계획은 병술만공동체의 자율관리어업 사업에 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관광지 개발사업 계획으로 일체의 개발사업이 허가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어촌마을 체험관광이나 공동체 사무실조차 임시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병술만공동체는 올해부터 마을 입구에 공동체회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5월 완공 예정이다. 김 가공·생산시설과 홈스테이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귀어·귀촌인의 어촌계 가입과 공동체 회원 참여도 항상 가능하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지난 2018년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귀어·귀촌 우수마을 표창을 받기도 했다.
정성준 병술만공동체위원장은 “자율관리어업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회복하고 어업인의 자발적인 참여로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이 공유되면서 어촌계와 공동체 모두에 최우수 공동체라는 결과물을 안겨줬다”며 “자율관리어업공동체 사업을 통해 잘사는 어촌 마을로 정착되도록 다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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