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식품 수출 25억 달러 달성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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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식품 수출 25억 달러 달성 과제
  • 탁희업 기자
  • 승인 2019.11.0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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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가 수산물 수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23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올해 목표도 25억 달러로 정했다.

김 단일품목이 지난 2017년 사상 처음으로 5억달러 수출에 성공하면서 우리 수산물의 해외 경쟁력이 확인되기도 했다. 참치와 광어(넙치), 전복등에 이어 최근에는 어묵도 시장 개척과 함께 수출을 늘려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일부터 오는 17일까지 해외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까지 영역을 확대해 수산물 수출 통합브랜드 ‘K-­FISH’를 홍보하는 ‘K-SEAFOOD Global Weeks’를 개최해 미국, 중국 등 17개국에서 우리 수산물 홍보활동에 나선다. 그동안 주력했던 시식 행사나 박람회 참가, 단발성 할인행사에서 벗어나 집중적인 홍보에 나선 것이다.

소비 감소와 수입수산물에 대한 경쟁력 저하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생산업계는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을 반기는 분위기다. 최근 국내 생산이 늘어난 전복은 국내 경기침체로 소비 감소가 뚜렷해 생산어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광어 역시 노르웨이 연어와 고등어, 일본산 방어 등에 밀려 소비 시장에서 힘겨운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일본 수출까지 까다로워져 좀처럼 반등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4월에 이어 9월에도 수산식품 확대를 위한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협의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정부는 ‘2019년 수출 25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전략적인 해외시장 진출 △제품 경쟁력 향상 및 수출가공 인프라 강화 △해외시장 판로 다변화라는 3대 전략 아래 분야별 세부과제를 마련해 발표했다.

하지만 25억 달러 목표 달성을 위한 국내외 여건은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게 사실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에서 10월 수출금액도 마이너스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 실적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9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왔다. 홍 장관은 국회에서 외환위기 직후 8개월간 수출액이 감소한 적이 있는데, 올해는 이미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수출 여건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인정했다.

수산물 수출 여건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지난 6월 일부 수산물 품목에 대한 수입 규제가 강화됐다. 중국 역시 경제성장률 둔화로 내수 경기가 침체 국면에 빠져 들고 있으며, 이 때문에 수산물 소비도 줄어들고 있다. 각국의 비관세 장벽도 날로 강화되고 있으며 자원 자국화등으로 해외 생산 여건도 나빠지고 있다.

수출 확대는 국내 생산 환경을 좌우하고 산업 성장의 기반이 될 수 있다. 5억 달러 달성을 이룬 김은 최근 서해안에서 양식 참여 의사가 늘어나고 있다. 수출 확대로 물김 생산에서부터 마른김, 조미김 등 김산업에 대한 관심이 뚜렷하게 높아졌다. 생산원가 상승과 수입수산물과의 경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광어양식업계는 일본 수출이 업계 유지의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소비가 정체된 상태에서 수출이 중단될 경우 광어양식업계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전복 역시 같은 상황이다.

해양수산부는 ‘K-SEAFOOD Global Weeks’ 동안 주요 수출품목인 참치, 김, 전복, 굴, 어묵 등 다양한 한국 수산식품에 대한 판촉행사는 물론 할인행사도 함께 펼친다.

하지만 전복, 굴, 어묵 등 차세대 유망품목들이 수출 1억 달러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상품 개발과 맞춤형 마케팅이 요구된다. 수출 확대를 위한 이미지 홍보와 함께 수출 기반을 먼저 조성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제품 경쟁력 향상과 전략적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수출을 위한 기술 개발에 더 많은 투자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전체 수산물 수출액의 76%가량은 중소기업 수출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 중소기업이 자체적인 제품 개발까지는 가능하지만 까다로운 해외 소비시장을 겨냥한 상품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기술력이 확보되고 수출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선발해 대대적인 지원을 실시해야 한다. ‘수산물 수출 10대 전략품목’과 같이 ‘수출 우량 품목 생산 10대 기업’을 매년 선정하는 것도 검토해볼 일이다.

또 한 가지는 일부 국가에 편중된 수산 시장 다변화와 이를 위한 지원 시스템 강화다. 수산물 수출은 중국과 일본, 미국 등에 집중돼 있다. 최근 베트남이나 유럽 등으로 일부 확대되고 있으나 주요 수출 품목의 70% 이상이 특정 국가에 쏠려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시장 개척은 수산물 수출의 주요 변수이기도 하다. 전략적인 해외 진출이 추진돼야 하지만 쏠림현상은 여전한 상태다.

지난 2015년부터 주요 교두보 지역에 수출국 현지 지원센터인 ‘앵커숍’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설치된 앵커숍은 수출지원센터로서의 기능이 크게 부족하다는 평가다. 수출 현지의 시장 상황과 법률 자문 등을 해야 하지만 상주 근무인력은 한두 명에 불과하다. 이곳을 이용하는 수출업체도 손에 꼽을 정도다.

국가 전체의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산식품 수출은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주요 수출국들의 경제·무역 여건은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사상 최대의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제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꼼꼼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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