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에 나오는 수산물 맛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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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에 나오는 수산물 맛없다”
  • 안현선 기자
  • 승인 2019.11.04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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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10명 중 5~6명은 수산물 좋아하지만
학교급식 수산물 반찬은 ‘맛이 없다’고 응답
맛 개선, 요리방법 다양화, 냄새 제거 등 요구
학생 선호도 고려한 정부 지원 근거 마련 필요

우리나라 청소년 절반 이상이 수산물을 좋아하지만, 학교급식으로 나오는 수산물은 맛이 없고, 먹기 불편하다는 등의 이유로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물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 개선과 소비 촉진을 위해선 맛 개선과 요리방법의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지난 8월 8일부터 18일까지 전국 중·고등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수산물 소비행태 및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지난달 29일 공개했다.

 

새우·고등어·연어 선호도 높아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5~6명은 수산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55%는 수산물을 ‘좋아한다’고 응답했으며, 27.8%는 ‘보통이다’, 17.2%는 ‘싫어한다’고 답해 10명 중 8명이 보통 이상의 선호도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산물을 좋아하는 이유로는 ‘맛이 좋다’가 62.1%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가족들이 좋아해서 같이 먹다 보니 좋아하게 됐다’가 16.9%를 차지했다. 수산물을 싫어한다는 청소년들은 ‘특유의 냄새(비린내 등)가 싫다’는 응답이 41.3%로 가장 많았으며, ‘뼈, 잔가시, 머리, 내장 등이 있어 먹기가 불편하다’는 응답도 28.5%에 달했다.
또 설문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가장 좋아하는 수산물은 ‘새우’로 나타났으며 고등어, 연어, 대게, 낙지, 오징어, 꽃게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상대적으로 덜 선호하는 수산물은 식감이 물컹하고 향이 강한 미더덕, 멍게, 해삼, 굴 등을 꼽았다.
횟감으로 가장 좋아하는 수산물은 광어, 연어, 참치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아울러 가장 좋아하는 수산물 조리법은 ‘생선회, 초밥’으로 전체 응답의 54.9%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구이류’ 26.2%, ‘튀김, 전, 부침류’ 22.2%의 순으로 나타났다.


 

 

학교급식 수산물에 대한 만족도 낮아
청소년들은 집, 학교, 음식점 중 수산물 섭취 비중이 제일 높은 곳은 학교(44.5%)라고 응답했다. 이는 청소년들이 학교에 있는 시간이 길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학교급식으로 주 2~3회 정도 수산물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급식에서 수산물이나 수산물 반찬이 나오는 경우 전체 응답자의 32.1%가 ‘좋아한다’고 응답한 반면에 ‘싫어한다’는 응답도 32.3%로 비슷하게 조사됐다.
수산물 반찬을 싫어하는 학생들(323명)은 ‘맛이 없어서’ 싫어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44.3%로 가장 많았으며, ‘특유의 냄새(비린내 등)가 싫어서’가 29.4%, ‘뼈, 잔가시, 머리, 내장 등이 있어 먹기가 불편해서’가 14.9%로 나타났다.
학교급식으로 선호하는 수산물 요리 방법별 선호도는 ‘조미김’이 3.72점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밥, 국수, 죽류’ 3.52점, ‘튀김, 전, 부침류’ 3.48점, ‘볶음류’ 3.37점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반면에 ‘찜, 조림류’, ‘무침류’ 등의 선호도는 각각 3.09점, 2.64점으로 다른 요리 방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았다.
학교급식 수산물 제공 횟수가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약 60%가 ‘적절하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줄였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25.8%로 ‘늘렸으면 좋겠다’는 의견 14.6%에 비해 높았다.
학교급식으로 제공되는 수산물 반찬의 남김 정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42.1%가 ‘수산물 반찬을 먹지만 가끔씩 남긴다’고 응답했고, ‘거의 먹지 않고 항상 남기는 편이다’라고 응답한 학생도 17.7%에 달했다.
향후 학교급식에서 수산물과 수산물 반찬이 어떻게 개선되기를 희망하는지 조사한 결과에서는 ‘맛있는 양념이나 재료를 곁들여서 조리했으면 좋겠다’와 ‘요리방법이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각각 18.9%, 18.4%로 가장 많았으며, ‘냄새가 덜 났으면 좋겠다’가 17.3%, ‘품질과 신선도가 더 좋은 수산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가 12.4%의 순으로 집계됐다.


수산가공식품 학교급식 지원사업 필요
KMI는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수산식품이 학교급식이 공급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생선 비린내 제거, 생선뼈 연화 기술, 초음파 튀김공정, 과열증기 이용, 찜팩 포장기술 등을 통해 조직감이 우수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수산가공식품이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따라서 지역 내 수산가공업체가 개발한 수산가공식품을 학교급식에 제공함으로써 청소년들의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수산가공업계와 수산물 식자재 납품업계의 상생 발전,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KMI는 밝혔다.
특히 KMI는 해양수산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산업 가치 및 소비 촉진 제고 사업’의 지원 대상에 수산가공식품의 학교급식 지원에 대한 좀 더 명확한 근거를 마련하고, 지원 예산을 연차별로 확대해 나가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KMI는 학교급식 수산물의 맛 개선, 조리법 다양화, 홍보 등과 함께 유명한 요리사를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나 TV의 먹방, 쿡방, 요리교실 등을 통해 다양한 식품과 요리법을 선보이고 있는데, 청소년들은 유명 연예인이나 요리사가 선보이는 음식을 맛보고 싶어 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 영국의 ‘급식혁명’을 이끌며 건강한 학교급식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제이미 올리버의 사례는 요리사 활용이 단순한 이벤트라 치부하기에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는 게 KMI 의견이다.
아울러 KMI는 청소년들의 수산물 위생·안전에 대한 관심도 상당히 높았던 만큼 이에 대한 학교 교육 프로그램 개발, 수산물 정보 제공 내용과 방식 등에 대한 효율적 개선방안 마련에도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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