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인구 감소와 인구 절벽의 문제는 1971년 출산이 정점이 되던 때부터 이미 예정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당국뿐만 아니라 대부분 학계에서도 오랫동안 인식이 크지 않았고 정책적으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 합계 출산율이 0.98명으로 OECD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고령화가 가장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한 연구에 따르면‘지방 소멸’이라는 관점에서 이미 79개 지자체가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발표된 적이 있다.
이 중에도 어촌·도서지역은 인구 감소가 가장 심하게 진행돼오고 있고, 특별한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면 지역의 공동화와 소멸현상은 그대로 진행될 것이다. 어촌의 경우 지역 소멸 지수가 0.303이며, 섬 지역의 경우에는 가장 낮게 추산해도 앞으로 50년 이내에 전체 400개 비연륙도서 중 16%에 해당되는 65개 유인도가 무인도로 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어촌이나 섬 등 여러 삶의 여건이 열악한 지역에 대한 근본적인 정주여건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것을 토대로 정책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섬 지역의 인구 감소는 가장 극심한데 상당수 연구자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섬이라는 범주 속에는 부산 영도나 거제도도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단순한 수치만을 가지고 얘기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며, 주민 설문조사에서 교육 문제가 크게 나오지 않는다고 해 이를 소홀히 취급하고 있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이미 연륙돼 있는 곳이나 큰 섬에는 학교 시설이 갖춰져 있으나 작은 섬은 초등학교도 없어 취학연령 아이들이 학교를 가는 데 육지부와 너무나 다른 심각한 문제가 있다. 비연륙의 작은 섬과 해안 중심지를 왕래하는 교통수단은 오직 해상교통(선박)만이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교육 문제, 생산물에 대한 신선도 유지와 가격경쟁력 저하, 지역 내 필수적 기반시설 설치와 운영의 어려움, 각종 생활필수품 구입과 건설자재의 운반 시 비용의 과다 소요, 위급환자나 건강상 문제 시 대처 등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어촌과 섬이 갖는 역할과 기능을 생각할 때, 그 중요성은 어느 지역보다 크다. 그러나 인구가 적고 효율성이 낮다는 이유로 필요한 정책적 순위에서 뒤처진 때가 적지 않다. 또한 시행된 지역정책마저도 해당 지역 특성에 적합해 그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 역시 충분하지 않다고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몇 가지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면 첫째로 어촌과 섬 지역에 대한 가치와 국가에 대한 기여, 그리고 미래 역할에 대한 인식이 크게 자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해당되는 지역의 특성을 먼저 깊이 있게 연구·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정책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둘째, 섬 지역의 경우 위치와 규모, 소득, 문화, 자연환경 등의 각 여건에 따른 특성과 현재 처해 있는 문제를 분석하고 그 섬에 적합한 개발목표와 사업을 파악해야 할 것이다.
셋째, 해상교통이 갖는 문제가 많은바 전체적으로 공영제를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전 단계로, 전체 유인도서에 여객선을 운항하도록 하고, 해상교통 이용 시 비용을 육상교통수단 이용 수준으로 국가에서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결항률을 낮추도록 하는 방안이 조속하게 마련돼야 할 것이다.
넷째, 섬 지역(어촌)에 대한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개발 목표와 사업을 연차별로 제시함이 필요하다. 또한 각 섬이나 일정 어촌 단위별로 지금까지 투자됐거나 일부 계획에 선정돼 사업을 했던 개발 이력을 전체적으로 파악함이 필요하다. 이는 지역 내 불균형적인 투자 방지와 함께 이미 시행된 사업에 대한 평가를 통해 향후 개발사업 수행에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