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업 유산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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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어업 유산의 가치
  • 한국수산경제
  • 승인 2019.11.0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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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문환경적 조건

죽방렴을 운영하는 어장주가 지속적으로 경영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노동력의 확보와 경제적 이익의 고려, 죽방렴 어장의 어획고 유지 등을 들 수 있다.

먼저 죽방렴 운영은 사람의 노동력이 필수적이다. 죽방렴 설치에서부터 지속적인 관리에 있어서 어장주의 크고 작은 손길이 필요하며, 물때를 맞춰 매일 작업에 나가야 한다.

또 죽방렴 어로작업의 특수성과 어획한 고기의 상품화 과정에서 고기를 선별하고 분류하는 작업은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지족해협 죽방렴 어장주들은 가족 노동력을 주로 이용해왔으며 다른 어장주들과 공동노동을 하기도 했고, 작은 일손이 많이 필요할 때면 이웃 주민들을 일당제로 쓰는 경우가 많았다.

죽방렴을 수지에 맞게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죽방렴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수산물의 수요가 많아야 할 것이다. 요즘 지족해협의 죽방렴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어종은 멸치이며, 죽방렴 멸치는 2000년경 한때 3kg 1포에 30만 원 정도로 고가에 팔리기도 했다.

죽방렴 멸치나 어종은 일반인들이 신선해하고 가장 선호하는 어종이므로 죽방렴은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간혹 나타나는 맹독성 적조와 비브리오 패혈증 발생 등으로 수요가 격감할 때면 죽방렴 업자들은 수지를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장애 요인들만 발생하지 않고 죽방렴에서 포획한 어류에 대한 수요가 많으면 많을수록 죽방렴은 더욱 잘 보존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수요자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죽방렴에서 포획한 신선한 수산물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수송 체계와 교통로가 더욱 발달돼야 한다.

죽방렴 어장주들은 죽방렴 멸치를 상품화해 부산과 통영이나 수협 위판장을 통해 위탁판매를 한 때도 많았지만 오늘날에는 대부분 삼천포수협 위판장과 남해군수협 위판장을 통해 유통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죽방렴 건어물 멸치는 2004년부터 삼천포수협에서 위판되는 양이 가장 많은데 그 주된 이유는 부산의 공판장보다 삼천포수협에서 고가로 매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죽방렴 멸치의 상품가격은 죽방렴 어장주의 생계를 좌우하기 때문에 다른 어구를 이용해 포획한 멸치와는 가격 차별화가 이뤄져야 하고 수협을 통한 위판수수료의 적정화도 필요하다.

죽방렴에서 신선한 수산물을 얻기 위해서는 깨끗한 바다가 필수적이다. 남해군은 인근 지역에 삼천포 화력발전소, 하동 화력발전소, 광양제철소, 여천산업공단 등 많은 산업시설이 산재해 이곳에서 많은 폐수가 방류되고 있고 또 나날이 증가하는 생활하수로 연안 바다는 황폐화되고 있다.

더구나 여러 가지 요인으로 여름철에는 맹독성 적조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런 오염원을 줄이지 않는다면 죽방렴도 황폐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죽방렴 어획량 감소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주변에서 유입되는 오염원의 증가에 있으므로 바다오염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지족해협 죽방렴의 어획량은 조류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서도 큰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조류의 유속과 방향을 결정짓는 하나의 요인은 지형적 영향력이다. 지족해협에 건설된 방파제, 해안도로, 창선교 등의 영향은 물론이고 창선교 교각의 위치 변경에 따라서도 물길이 달라지고 조류의 세기도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해군과 인근지역에서는 오늘날 주민생활의 편리와 개발의 명분으로 해안도로를 건설하고 간척사업을 실시하거나 공단을 조성해 갯벌은 갈수록 사라지고 있으므로 어류 산란장으로서의 기능은 줄어들고 지족해협 죽방렴은 어획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료 제공=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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