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소비 확대 운동 전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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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소비 확대 운동 전개하자
  • 탁희업
  • 승인 2019.08.22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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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부터 꽃게 금어기가 풀렸다. 충남 서해안에서는 가을 꽃게 잡이가 시작됐다. 6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 두달간의 금어기를 끝낸 어선들이 조업에 나선 결과는 비교적 좋은 편이다. 어업인들의 표정도 한층 밝아졌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꽃게 어획이 크게 부진했으나 풍어를 기대할만큼 어획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충남 태안의 한 어항에서는 조업 첫날 전년의 3배에 달하는 꽃게가 어획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꽃게 주요 산지인 충남 신진도와 전북 격포항에서는 꽃게 하역작업으로 여름철 무더위로 한산하던 항구가 활기를 띠고 있다. 항구에 배를 접안하자마자 크레인에 실린 꽃게 상자가 쉴새없이 하역되는 모습이 이어진다.


충남 태안과 전남 신안지역의 새우양식장도 바빠지고 있다. 예년보다 잘 자란 새우의 출하가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가을철 계절 특별식으로 이미지를 굳힌 새우를 찾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늘면서 양식장의 수확 일손도 바빠지고 있다. 어업인들에 따르면 현재 어획량은 예년보다 20∼3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도시 대형 마트는 가을꽃게 판매를 알리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충남 태안, 서천, 경기도 등지에서는 새우 축제가 개최될 예정이다.

하지만 모처럼 찾아온 풍어에도 어업인들의 근심은 여전하다. 갖 잡은 신선한 꽃게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꽃게 전용 포장기를 이용하고 활어차를 이용해 상품성 유지에 안간힘을 기울이지만 가격이 만족할만한 수준이 못되기 때문이다.


금어기 해제와 동시에 어획된 꽃게는 아직 상품성이 낮은 게 사실이다. 수온이 조금씩 내려가는 9월 중순경이 돼야 만족할만한 상품성이 보장된다. 어획량이 많아지고 상품성이 낮으면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특히 늘어난 어획량만큼 소비가 증가되지 않으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최근 지역 위판장의 경락 가격은 상품 기준 kg당 1만원 수준으로 지난 봄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다. 어획량 증가 또는 위판량이 늘어날 경우 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소비가 활발하지 못한다면 어획량 증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때문에 수산물 소비 확대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꽃게 출하가 시작되면서 대형 마트 3사는 발빠르게 가을 꽃게 판매에 나섰다. 이마트는 28개 점포에서 행사에 들어갔으며, 롯데마트는 전점포에서 활꽃게 판촉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는 10척의 꽃게 선단과 계약을 맺어 물량 확보에 나섰으며, 홈플러스는 산지 계약 어가를 확대했다.


대형마트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분명 수산물 가격 안정은 물론 소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과 직접 접하는 대형마트의 다양한 행사는 소비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한데 정부는 남의 일인냥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수산물 소비 감소와 정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산물에 대한 젊은층들의 관심이 부족하고 접근성도 떨어져 소비 감소가 이어지는게 사실이다. 전복이나 굴, 김, 넙치들의 주요 수산물 소비가 더 이상 위축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강원 충북 일원의 송어양식장들은 여름철 휴가 기간동안 매출액이 전년의 30% 수준을 기록했다.

갈치와 고등어 주산지인 제주도 어업인들은 가격하락으로 걱정이 태산이다. 해안가 도시들의 횟집 역시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소식이다. 특히 경기 침체와 맞물려 소비자들은 지갑을 굳게 닫고 있다. IMF를 경험한 국민들의 불안 심리 또한 큰게 사실이다. 이와함께 소비자들의 입맛에 부응한 수입수산물도 국내 수산물을 밀어내고 있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 소비촉진을 위한 대규모 시식 및 판촉 활동을 실시해야 한다. 서울 광화문 광장이나 대도시에서 국민들에게 수산물의 우수성을 각인시킬 수 있는 잔치판을 개최한다면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도 있다.


기존의 소규모 시식회나 보여 주기식 판촉행사는 의미가 없다. 국회의원이나 장, 차관 등 고위직 인사들이 수산물을 먹는 장면은 식상하다. 역이나 장터에서 팜프렛이나 선물을 나눠주는 행사는 소비 확대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미미하다.


수산물의 가치를 각인시킬 수 있도록 추석 명절을 앞둔 대규모 축제의 장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다. 수산물 선물 세트를 비롯해 전국 특산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정부 지원을 받아 억지 춘향 격으로 출품에 나서는 박람회 형식이 아닌, 어업인들이 스스로 나설 수 있는 판을 깔아줘야 한다. 전국의 수산물 축제를 서울 한복판에 옮겨 동시에 실시하는 것도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방안이다.


어업인들의 위기감이 언제쯤 정책 당국자들에게 전해질지 궁금하다. 더 이상 수산물 소비를 방치한다면 수산업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수요일에는 수산물을 먹읍시다’ 라는 구호가 나온 지도 10여년이 흘렀다. 연안 항포구 횟집 한구석에는 빛바랜 포스터가 아직도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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