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보았네
김완하
봄날 당신과 함께
무창포 바다를 보았네
바다는 당신의 이마쯤에 닿아
눈썹 짙은 그늘로 젖어 있고,
당신과 나 사이에도 쏟아지는
햇살, 잠시도 가만히
쉬지 않는 바다를 바라보며
나와 당신 사이에도
저리 많은 파도가
출렁였던가, 저렇게도 많은
물결이 부서졌었던가 생각 했네
무시로 다가와 무너지는
저 바다를 향해서
내 안에 거듭 거세게 일어서던 파도
잦아들며 점 점 떠오르는 섬
무창포를 보았기에
당신과 나 사이의
저 수많은 파도를,
봄날 당신과 함께
※ 김완하 작가는…
경기 안성 출생. 1987년 <문학사상> 등단. 시집 <네가 밟고 가는 바다>, <절정> 등. 한남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계간 <시와 정신> 편집인 겸 주간. 시와시학상 젊은시인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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