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식물성 원료, 어류를 대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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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식물성 원료, 어류를 대체할 수 있을까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9.08.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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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동 수산업관측센터 수급전망팀 부연구위원


세계은행(World Bank)의 <Fish to 2030>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전 세계 인구는 9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에게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인류의 중대한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어류는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중산층의 수산물 선호를 충족시키면서, 빈곤층에게 비교적 저렴한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전체 동물성 단백질의 16%를 어류가 공급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소득 증가에 따라 더 높은 가치의 수산물을 찾음에 따라 이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수산자원의 남획, 어류양식의 환경 문제, 동물복지 논란 등으로 어류의 지속가능한 공급을 담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어선어업의 경우, 상업화・대형화된 트롤어업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어류의 남획이 심각한 수준이다. 그리고 양식어업도 그 성장의 이면을 보면, 어류양식장 해역의 환경오염, 각종 바이러스성・세균성 질병 발생, 야생 생태계의 교란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또한 어류가 어획되어 죽을 때 고통을 느끼는지 여부 등 어류복지에 대해서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어류 역시 고통과 두려움을 포함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어류가 세계인구 증가, 식량안보 등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양식을 통해 생산된 어류가 이를 필요로 하는 국가(지역)에 적절히 공급되지 못함에 따라 식량안보 개선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적색육(red meat)의 대안으로서 쇠고기의 맛과 질감을 모방하여 만든 식물성 원료 기반의 다양한 식품이 출시되고 있다. 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업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는 물, 농축 콩단백, 코코넛 및 해바라기유, 감자 단백질,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등을 혼합하여 패티를 만든 임파서블 버거를 2016년에 상용화했다.
미국의 비욘드 미트(Beyond Meat)에서 출시한 비욘드 버거는 핵심 단백질원을 콩이 아닌 완두콩 분리 단백을 이용했으며, 고기처럼 보이는 붉은 색 육즙은 비트(beet) 추출물을 이용했다. 이 기업은 상장 후 주가가 폭등했고, 기업가치도 크게 상승했다.
육류만큼 활발하지는 않으나 어류를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원료 개발도 시도되고 있다. 미국의 오션 허거 푸드(Ocean Hugger Foods)는 토마토를 원료로 한 식물성 참치제품, 당근을 원료로 한 식물성 연어제품을 개발했다. 2017년 말부터 미국의 레스토랑과 아마존 소유의 홀푸드 마켓에서 이 식물성 원료의 대체 수산물을 이용한 초밥이 판매하고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혁신적 기술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와일드 타이프(Wild Type)는 연어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실험실 조건에서 연어를 양식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시오크 미트(Shiok Meats)는 새우, 게, 바다가재를 포함한 세포 기반의 갑각류를 개발 중에 있다.
아직 어류에 있어서 대체원료를 이용한 인공식품 개발은 걸음마 단계에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일부 기업에서 다양한 어류 대체식품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나, 시장 확대, 소비자들의 수용 여부 등에서 성공적인 산업화를 논하기는 이른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어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서 크게 주목받고 있으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도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 증대에 부응하여 어류 대체식품 개발에 보다 많은 관심과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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