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산업경영인 출신 조합장에게 듣는다-김동진 동해시수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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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산업경영인 출신 조합장에게 듣는다-김동진 동해시수협 조합장
  • 안현선
  • 승인 2019.06.2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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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 자본잠식 탈피해 조합 정상궤도에”


외지어선 유치로 위판고 300억 원 달성 목표
예탁금·대출금은 이미 올해 목표치 추가 달성
지역경제 활성화 위해 ‘대게센터’ 조성도 추진


김동진 동해시수협 조합장의 이력은 다소 독특하다. 젊은 시절 마라톤 선수를 거쳐 학생들에게 체육을 가르치던 선생님이 지금은 강원 동해지역 수산업계를 대표하는 조합장이 됐다.
채낚기어업을 하던 아버지의 부름을 받아 고향으로 돌아온 김 조합장은 1992년 어업인후계자로 선정됐고, 1996년 한국수산업경영인 동해시연합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한 뒤 2000년부터 7년 간 동해시연합회장을 역임하면서 수산업경영인은 물론 지역 어업인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특히 한수연 동해시연합회장을 지내는 동안 강원도와 동해시의 지원을 받아 수산업경영인들의 숙원사업이었던 어업인복지회관을 건립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동해지역 어업인 전체를 대변해야 할 동해시수협 조합장이 됐다. 조합원들의 지지를 얻어 이 자리에 오른 그는 “어업인이 잘 살면 조합은 더불어 잘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실경영으로 경영 정상화에 성큼
김 조합장에게는 목표가 있다. 지난 2003년부터 자본잠식에 접어든 수협을 정상궤도에 올리겠다는 것. 내년 상반기까지는 무조건 실현할 수 있지만, 가능하다면 올해 내에 자본잠식에서 탈피하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동해시수협은 불필요한 비용지출은 최대한 줄이고 내실경영에 힘을 쏟으면서 조합 경영 정상화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예탁금과 대출금은 이미 올해 목표치를 추가 달성한 상태이며, 위판액과 공제료 역시 목표 대비 절반가량의 달성률을 기록해 큰 변수만 없다면 올해 조합 경영실적은 지난해보다 뛰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가운데 동해시수협은 올해 300억 원의 위판액 달성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김 조합장은 “우리 수협에서 280억 원의 최대 위판고를 올린 적이 있는데 올해는 이를 갱신해 보고자 한다”면서 “외지어선 유치 등으로 6월 말 기준 120억 원의 위판고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억 원이 늘어난 수치여서 올해 설정한 목표액 달성이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조합장은 위판과 더불어 유통사업 활성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위판사업만으로는 조합 살림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동해시수협은 현재 수산물직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수협중앙회 온라인쇼핑몰 수협쇼핑을 통해 지역에서 나는 문어와 복어, 가자미, 임연수어 등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소비자가 동해지역 수산물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통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묵호어판장 활어센터 운영 활성화 주력
김 조합장은 취임 이후 지역의 최대 현안인 묵호항어판장 활어센터 운영 활성화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 활어센터는 2016년 실시설계를 거쳐 공기 1년 사업으로 추진됐지만, 공사가 3년 넘게 지지부진하면서 올 4월에야 준공됐다. 하지만 아직도 원활한 운영은 어려운 상황이다. 바닷물을 공급하는 해수 인입관공사가 다소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김 조합장은 “활어회센터 준공은 지역경제 활성화와도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에 어업인들은 물론 지역민들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안”이라면서 “하루라도 빨리 활어회센터가 운영될 수 있도록 동해시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김 조합장은 신규 사업의 일환으로 ‘대게센터’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킹크랩, 대게 등 러시아 수입산이 동해항으로 들어와 공급이 쉽고 물류비용도 적게 들기 때문이다. 이미 동해시는 출연기관인 북방물류연구지원센터를 통해 부곡동에 소재한 ‘동해 러시아 대게마을’을 운영하는 등 동해를 대게 랜드마크로 조성하기 위한 시책을 펼치고 있다.
김 조합장은 “이 사안에 대해선 이미 동해시와 협의했고, 현재는 세부적인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러시아 수입산은 물론 지역에서 나는 게류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센터 운영을 통해 관광객 유치에 나서는 등 묵호항 살리기에 전력투구 하겠다”고 말했다.


조합원, 직원 처우 개선에 나설 것
김 조합장은 최근 임준택 수협중앙회장과 가진 강원지역 조합장 간담회에서 사망, 파산 등의 이유로 탈퇴한 조합원들에게 위로금 형태로 지분환급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의했다. 조합이 자본잠식 상태에 있어 이들에게 출자금을 지급하지 못했기 있기 때문이다.
김 조합장은 “중앙회에서 수협법에 따라 환급할 지분이 없는 탈퇴 조합원에게 위로금 형태의 출자금을 지급하기는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면서 “조합이 자본잠식 상태다 보니 동해시수협의 근간이 되어준 조합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답답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경영 정상화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출자금과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조합장의 일과는 아침 6시 위판장에서 어업인들과 중도매인들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김 조합장은 어선어업 운영은 물론 중도매인 경력도 갖추고 있어 어업인들과 중도매인들의 고충을 파삭하게 알고 있다. 이에 그는 그들의 실질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김 조합장은 직원 복지 방안에 대해서도 궁리 중이다. 수협 살림이 좋지 않다보니 그동안 직원들이 받아가는 보상도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김 조합장은 “조합 내 직원이 40명가량밖에 안 되는 데 조합이 자본잠식 상태다 보니 직원들을 위한 처우가 좋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조합이 정상화 궤도에만 오르면 상여금을 인상하는 등 일하고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김 조합장은 “수협은 버팀목 구실을 할 때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며, 어업인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존립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전국 내에 있는 소규모 수협들이 자생력을 갖춰야만 중앙회도 더불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만큼 이들 조합들이 자립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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