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호 국립수산과학원 내수면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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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국립수산과학원 내수면연구센터장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9.04.2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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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면 양식 활성화 방안


스마트.육종기술 융복합으로 내수면 고부가가치화


국내 최초 육상 담수 스마트 양식 플랫폼 구축
품종 고급화
·안정적 대량생산 기반 마련돼야
성장 30% 이상 빠른 속성장 육종 향어 개발
바이오플락 시스템-스마트양식 접목해 시너지


수산업과 내수면 양식산업
우리나라 수산산업의 전체 종사자 수는 약 104만 명으로 국가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수산물은 단백질 주 공급원으로 국민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59.9kg으로 육류 소비량보다 많으며 주요국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FAO, 2015). 그러나 최근에 들어서 1990년에 147만 톤이었던 연근해어업 생산량이 해가 갈수록 감소해 2017년에는 30% 이상 감소한 93만 톤 수준으로 하락했다. 더욱이 2000년에는 25만 명에 달했던 어가 인구가 현재는 50% 이상 감소했으며, 어촌 고령화는 점차 가속화되는 등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이에 수산업이 미래 성장산업으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중·장기 혁신 로드맵을 바탕으로 과감한 체질 개선과 혁신성장이 필요한 시점에 도달했다. 
연근해어업 생산량의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양식어업 생산량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7년 221만 톤으로 수산물 총 생산량의 59.4%를 차지함으로써 이제는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산업구조가 변화되고 있다. 그러나 내수면 양식어업은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규모가 영세해 내수면 수산물 생산량은 전체 어업별 생산량 중에서 1% 내외 수준으로 주목과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 어가의 평균연령이 57세 이상의 매우 고령화된 상황에 처해 있으며, 내수면양식장 대부분(64%)은 생산성이 낮은 지수식이나 유수식 등의 재래식 양식방법에 의존하고 있어 산업 기반이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대외적으로는 2004년 칠레와의 첫 주유무역협정(FTA) 타결 이후 계속된 FTA 개방 확대와 세계 최대 내수면 생산량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과의 한중 FTA 체결 이후 저가 수산물 수입 증가로 국산 수산물 가격 하락 및 내수면 양식산업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수산혁신 2030계획
대내외 경쟁력이 낮은 수준인 내수면 양식산업의 활로를 모색하고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존의 재래식 소규모 생산체계, 경험치에 의존한 양식방법, 노동집약적 경영구조 등에서 과감히 탈피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산업으로 재도약하기 위한 혁신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해답은 최근 해양수산부가 ‘지속가능한 젊은 수산업, 함께 잘 사는 어촌 실현’을 비전으로 내걸고 발표한 수산업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5가지 전략의 ‘수산혁신 2030계획’에서 찾을 수 있다.
‘수산혁신 2030’의 주요 내용은 고갈되는 수산자원의 회복을 위한 ‘TAC 기반 자원관리형 어업구조 정착’, ‘친환경·고부가가치 스마트 양식체계 구축’, 젊은이가 살고 싶고 찾고 싶은 어촌마을 형성을 위한 ‘어촌뉴딜 300’, 수산기업의 성장을 위한 ‘우수 수산 강소기업 육성’, 그리고 ‘소비자가 신뢰하는 유통체계 구축’이다. 이 중 우리나라 수산업의 미래를 혁신하기 위한 ‘친환경·고부가가치 스마트양식 체계 구축’ 사업은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 수산업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바꾸기 위한 주요 전략으로 수립됐다. 이를 이행할 4개년(2019∼2022) 실행계획을 살펴보면 기존의 소규모·재래식·사후 대응 양식에서 육상 스마트양식 단지 조성 및 스마트 양식 보급률 확대를 통한 규모화·스마트화 그리고 배합사료 개발, 우수종자 개발 및 표준사육 매뉴얼 보급을 통한 친환경·예방 양식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 친환경·고부가가치 양식어업으로 혁신하고자 하는 것이다.

친환경・고부가가치 스마트양식 기술
국립수산과학원은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해상의 숭어 가두리 양식장에 접목하기 위해 2016년부터 스마트 양식기술 개발 연구를 추진했으며, 3년간의 연구 끝에 해상 스마트 양식장 운영의 초기 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특히 숭어 가두리 양식 현장에서 스마트 양식장 운영기술 시연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한 국내 최초의 스마트 양식장 운영기술을 선보였다. 그 핵심 기술로는 △어류의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온·용존산소 등 사육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적정량의 사료를 공급하는 기술 △수중 영상을 통해 어류의 크기와 무게를 측정해 생산량을 추정하는 기술 △용존산소량을 자동으로 측정 및 제어하는 기술 △수산재해에 대비해 양식장을 운용하는 기술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와 더불어 국내에서 유일하게 담수 수산생물의 양식기술을 연구하는 내수면양식연구센터는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고부가 품종으로 친환경, 융복합 내수면 스마트 양식 기반 조성’을 전략 목표로 선정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2019년부터 친환경 양식 기술과 주요 양식품종 품종 개량을 효율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육상 담수 스마트 양식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연구가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내수면 주요 양식품종 중 부가가치가 높은 종을 선정해 대상 어종별 양성 데이터 분석, 사육환경 조건에 따른 성장특성 분석, 최적 양성조건을 분석한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해 표준 사육 매뉴얼을 제작하고 있다. 또한 최적의 생육환경을 자동으로 구현하고 사물인터넷(IoT)에 기반해 수질환경을 원격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지능적으로 판단하는 지능형 자동제어시스템을 활용한 스마트 양식 통합관리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우량품종 개발 연구
미래 대비 내수면 양식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첨단 스마트 양식의 핵심기술 개발 및 보급 외에도 양식산업의 안정적 생산 기반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체계적인 종자 관리를 통한 품종 고급화와 안정적 대량생산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재해와 질병으로부터 강한 환경내성 우수종자 개발, 고부가 신품종의 개발, 열성화 품종의 우성화 등 지속적인 품종 개발 연구가 선행돼야 하고 종자전문센터, 지자체 연구기관, 종자 전문 생산업체, 양식업계의 협업을 통해 우량종자 보급 확대를 위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이러한 체계가 구축된다면 내수면 양식산업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미래 내수면 양식산업을 이끌어갈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내수면양식연구센터는 2013년부터 주요 내수면 양식품종인 향어, 메기를 대상으로 어미집단 관리 및 우량종자 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했으며, 201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첨단 육종기술을 접목해 ‘속성장 육종향어’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해 양식 현장에 보급했다. 육종효율성 분석과 품종개량 효과조사를 실시한 결과 육종향어는 18개월 사육 시 2.3kg인 일반 향어에 비해 동일 기간 성장이 30% 이상 빠르고 체형 개선(체고가 높고 비늘이 적음)이 이루어진 것을 확인했다. 이는 양식 현장에서 30% 이상의 생산 원가 절감 효과가 나타날 뿐 아니라 체형 개선을 통해 가식부가 증가하고 현장에서 선호하는 비늘이 적어 상품성이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향후 첨단 육종기술을 접목한 품종 개량 연구를 통해 메기, 미꾸라지, 동자개 등으로 우량품종 개발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융복합 연구
최근 배출수로 인한 환경 문제로 내수면 양식산업은 또 다른 난관에 직면해 있다. 이에 국립내수면양식연구센터는 2015년부터 3無(무환수, 무병, 무항생제)·3高(고성장, 고밀도, 고사료효율)의 친환경 양식기술이 가능한 바이오플락 양식기술을 개발했다. 바이오플락 양식기술은 양식생물이 배출하는 배설물 및 사료 잔여물을 미생물을 이용해 제거함으로써 사육수를 버리지 않고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최첨단 양식기술이다. 특히 스마트 양식 기술 개발과 더불어 친환경 바이오플락 양식기술을 양식 현장에 효과적으로 보급하기 위해서는 사육수와 양식 생물에 대한 제어기술이 매우 중요하므로 실내에서 무환수로 사육이 가능한 바이오플락 양식기술은 스마트양식과의 접목을 위한 최적의 양식 시스템이 될 수 있다. 이는 품종 개량 연구를 통해 개발한 우수종자, 친환경 바이오플락 양식시스템 적용 그리고 첨단 스마트 양식 기술의 융복합 기술접목을 통해 내수면 양식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소규모의 영세한 내수면 양식산업은 ‘수산혁신 2030’계획을 토대로 최첨단 친환경 양식기술, 첨단 스마트 양식 및 생명공학 기술을 융합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집합체로 획기적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내수면 양식산업은 더 이상 젊은이들에게 노동집약적 기피 대상업종이 아니라 투자하고 싶고 도전해보고 싶은 미래 유망직종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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