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마음과 몸을 달랠 수 있는 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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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마음과 몸을 달랠 수 있는 보성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9.02.2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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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율포로 가는 길은 더디고 따사롭다. 구불구불 언덕을 내려서 차밭을 지나 육지 끝까지 내달리면 회천면 율포다. 모래 해변과 솔숲이 호젓한 곳에 뜨끈한 율포해수녹차센터가 지난해 새롭게 문을 열었다. 노천해수탕과 녹차탕에 테라피 시설까지 갖춘 현대식 건물이 제법 듬직하다. 율포해수녹차센터에 닿기 전에 득량만 바다가 눈길을 끈다. 고깃배가 드문드문 떠 있는 바다는 해안에 명물 하나를 보탰다.


뜨끈한 노천해수탕과 녹차탕
율포해수녹차센터는 3층 건물이다. 이곳의 자랑거리는 3층에 들어선 노천해수탕과 테라피 시설이다. 노천해수탕에 몸을 담그는 순간, 고단한 여정이 눈 녹듯 사라진다. 노천해수탕은 율포의 일출을 감상하는 이색 포인트다. 율포해변은 남해의 해돋이 명소로, 올 초 해맞이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이곳 해수탕은 지하 120m에서 끌어 올린 암반 해수를 사용한다. 해수 온욕은 미네랄이 풍부해 신진대사에 효능이 있으며, 혈액순환과 피부 미용, 면역력 강화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뜨끈함으로 치면 노천탕 중앙에 위치한 유아탕이 인기다. 몸을 눕히고 가족끼리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기에는 이곳이 오붓하다. 이 밖에 야외 공간에는 족탕, 냉탕 등이 있다.
3층 실내 공간에는 테라피를 위한 아쿠아토닉풀이 있다. 강한 수압으로 결리고 쑤시는 몸을 다스리는 곳이다. 넓은 풀에 온도가 적당해 꼬마들이 물놀이하기도 좋다.
실내 시설은 찜질방으로 연결된다. 스톤테라피방, 황옥방, 황토방, 아이스방 등이 테마별로 갖춰졌다. 황옥방에서는 창으로 바깥 풍경이 훤히 내다보인다. 오락 기구가 있는 키즈방 역시 아이들에게 사랑받는다.
2층으로 내려가면 남탕, 여탕 등 본격적인 욕탕과 사우나 시설이 있다. 찻잎 모양을 형상화한 욕탕 내부는 녹색으로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에는 해수탕 외에 고온녹차탕이 있다. 보성은 자타가 공인하는 차의 고장. 율포해수녹차센터에서는 녹차의 이름과 효능을 빌려 찻잎을 하루가량 우린 물로 녹차탕을 운영한다.
고온녹차탕은 녹색이 아니라 진한 황토색을 띤다. 뽀글뽀글 기포까지 더해져 녹차를 몸으로 마시는 기분이 든다. 녹차 온욕은 피부 질환, 항균 작용, 스트레스 해소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율포해수녹차센터 1층에는 특산품 코너와 카페 등이 있다. 3층 휴게실에서는 간식거리를 판매한다. 입장료는 대인(만7세 이상) 7000원, 소인·경로 5000원이다. 테라피용 의류 대여비 2000원, 모자는 3층에서 무료로 빌려준다. 연중무휴이며 운영 시간은 오전 6시~오후 8시다.
율포해수녹차센터 정문에서 율포해변이 바로 연결된다. 율포해변은 보성군의 대표 해수욕장으로, 잔잔한 바다와 고운 모래밭, 고요한 포구가 어우러진 남도 바다의 모습을 갖췄다. 해변 따라 이어진 솔밭은 산책 코스로 좋다. 50~60년 된 곰솔이 늘어섰으며, 곳곳에 조각 작품이 분위기를 더한다.


보성의 과거를 되짚어보는 여행길
몸이 개운해졌으면 보성의 과거를 더듬어볼 시간이다. 득량역에서는 1970~1980년대 추억의 거리를 만난다. 경전선이 정차하는 득량역 주변이 세월의 온기가 전해지는 거리로 변신했다. 50년이 넘은 이발소, 옛날 역전다방, 전파사, 롤러장 등 추억을 다독이는 상점이 길목에 재현됐으며, 주점과 가게에서 주전부리를 판다. 벽화로 단장된 득량역에서는 과거 역무원의 옷과 모자를 빌려 사진 촬영도 할 수 있다.
경전선을 넘나들어 달리면 보성의 전통 마을과 조우한다. 강골마을은 광주 이씨들이 19세기 중반~20세기 초에 지은 옛 가옥이 원형대로 보존된 곳이다. 오래된 돌담 따라 마을길을 오르면 수려한 열화정이 모습을 드러낸다. 높은 마루와 담벼락을 대신한 연못은 ‘한국의 미’가 도드라진다.
열화정에서 대밭 너머 몇 발자국 떼면 보성의 바다가 보인다. 30여 채 가운데 솟을대문이 인상적인 이용욱 가옥을 비롯해 고택 세 곳과 열화정이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
훈훈한 보성 나들이는 벌교에서 마침표를 찍는다. 꼬막과 소설 <태백산맥>으로 유명한 벌교는 많이 변했다. 태백산맥문학거리가 반듯하게 조성됐고, 현부자네집과 김범우의집 등 소설 속 명소를 더듬는 코스는 걷기 여행자에게 인기다.
태백산맥문학거리에는 나무로 된 이층집에 오붓한 카페가 들어섰고, 소설에 나온 술도가와 꼬막 요리를 내는 식당들이 나란히 어깨를 맞춘다. 벌교초등학교 앞 보성여관(소설 속 남도여관)은 새롭게 단장해 숙소이자 관광 명소로 태백산맥문학거리의 이정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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