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귀어인이 운영하는 새우양식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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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귀어인이 운영하는 새우양식장을 가다
  • 장승범
  • 승인 2018.12.2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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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궁전 브랜드로 내수 수출 이어 외식업 진출 꿈꿔요


친환경 바이오플락 양식으로 새우키워 '입소문'
새우양식 최초 해썹 인증 받아, ASC 인증 목표
수산업경영인으로 활동 지역 인맥정보 큰 도움

 

“처음 새우 양식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솔직히 먹고살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생산자가 제값을 받고 팔고 제가 갖고 있는 기술을 다른 어업인들과도 나눠 새우 생산을 늘리는 만큼 소비도 증가하도록 해 어업인이 잘 살 수 있도록 미약하나마 힘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1988년생의 천재민 새우궁전 대표이자 귀어 청년이 순수하지만 힘주어 말한다.
그는 젊은 성공 귀어인으로 이미 지역 및 언론에서 유명인사다.
전남 여수시 화양면 용주리에 자리잡은 새우궁전을 찾아 천 대표를 만나 어떻게 성공 귀어인으로 이름이 알려졌는지 들어봤다.


평범한 문과생에서 양식업자로
천 대표는 전남 광주 태생으로 고등학교때까지 평범한 문과생이였다.
진로를 고민하던 중 제주에서 넙치(광어)양식을 하는 삼촌의 권유에 따라 경상대학교 해양생명학과로 진학하게 됐다. 문과 출신이기게 처음엔 학업을 따라가기엔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이내 자신이 나아갈 길이기에 흥미가 붙었다. 특히 양식과 사료 분야는 관심 분야이기에 더욱 매진할 수 있었다. 대학 생활 내내 양식장 운영을 목표로 차근차근 준비했다. 그는 “현재 대학 동기들 중 유일하게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학우들은 평범하게 연구소나 일반 회사로 취직했기 때문이다.
양식품목을 선정할 때 “대중들에게 값싸고 접근성이 좋은 것을 찾다보니 새우로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교 2012년 졸업 후 양식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졸업하자마자 태안 대산양식장, 신안 압해도 노지 양식장, 태안의 친환경 수조양식장에서 새우양식 일을 배우면서 현장 감각을 익혔다. 2015년까지 현장 업무를 배우다가 2015년 어업인후계자로 선정돼 양식장을 차리게 됐다. 현재 전남 여수시 화양면에 3000여 평 규모의 양식장이 있는 새우궁전의 터다.
이곳에 자리잡기까지 5개월간 여수 지역을 돌아다녔다. 젊은이가 양식을 하는 것에 대한 기특함에 주변의 호응은 좋았지만 막상 토지 주인과 협상이 잘되지 않아 애를 태웠다.
현재 자리 잡은 곳은 지역주민의 응원과 땅주인의 도움으로 기반을 다지게 됐다.
초기 시설을 구축할 때 신용도와 담보 여력이 없었기에 쉽사리 금융권의 문을 열기가 어려웠다. 후계자지원 자금 등 정책자금을 지원받아 설비투자 3억 원을 쏟아 부어 9879㎡ 규모로 연간 8톤을 생산할 수 있는 양식장을 만들었다. 이후에도 손수 양식장 완성에 전력을 다했다.


친환경 바이오플락 시스템 도입
그는 양식장을 시설할 때 주변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바이오플락 시스템을 도입했다. 바이오플락 시스템에 대한 이론은 대학교에서 공부했던 것이어서 어렵지 않은 개념이었다. 환경쪽에서 폐수처리하는 전문업체와 MOU를 맺어 기술협조를 받았다. 그는 바이오플락은 미생물 배양 기술이 어렵고 또 미생물 관리에 대한 어려움, 초기 설비에 많은 돈이 들어 현재 새우양식장 500여 곳 이상 가운데 10%만 적용하고 있지만 친환경으로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도입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새우는 흙에서 키우는데 흙을 오염시키지 않고 키우면 다행이지만 땅이 오염되면 항생제와 약품을 쓰는 경우가 많아 흙에서 옮기는 병을 방지하고 약품을 쓸 필요 없이 미생물로 키우는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새우를 1년 내내 납품할 수 있다’
새우양식은 연중 꾸준히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가을에만 나오는 제품이라 홍수출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활어차 양식장에서 식당에 납품하는 데 횡포가 심해져 천 대표는 식당과 독자적으로 계약해 직접 판매하고 있다는 것.
‘새우를 1년 내내 납품할 수 있다’는 슬로건으로 전국에 판매처를 늘리고 있다. 새우궁전의 친환경양식 새우는 전남 여수 등 지역의 식당가와 대형마트 온라인 주문을 통해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그는 여수시연합회 건물 1층에 새우궁전 식당을 열었다. 싸고 맛있는 새우를 먹을 수 있다는 입소문에 맛집으로도 유명해지기도 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창업 첫해인 2016년 이론은 물론 현장 경험으로 기술도 충분히 배워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처음 생각한 대로 잘되지 않아 시설한 것도 다시 공사하며 고쳐 나갔다. 그해 5~6톤을 생산 매출은 1억 원을 기록했다. 그 다음해인 2017년엔 8톤을 생산했고 매출은 2억  원 정도였다. 전 해보다 생산 및 매출도 늘었기에 자신감이 붙었다.
2017년 10월에는 새우양식 최초로 해썹(HACCP·식품위해 요소 중점 관리 기준) 인증을 받았다. 이어 세계양식책임관리회(ASC) 인증도 목표로 하고 있다.
ASC 인증을 받으려면 친환경적이며 식품의 안전성과 품질이 인증된 수산식품임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심사는 받았지만 아직 사료부문에서 국제적인 요건을 인정못받았다. 이에 양식장이 조금 더 커지면 직접 사료를 제작해 인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증을 받아야 새우 수출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그는 2018년 시설도 완벽하게 고치고 생산량도 늘려 큰 수확을 꿈꾸고 있었지만 14~15톤의 새우를 모두 잃었다. 수질관리에 문제로 새우에 병이 돌아 모두 폐사한 것이다. 인근 바닷물을 2년째 끌어다 쓰고 있었는데 별 다른 문제가 없다 병균이 유입돼 퍼진 것이다. 이에 올해부터는 지하해수 개발 및 양식장물에 대한 살균도 더 세심하게 신경 써 실패요인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힘든 한 해였지만 그만큼 더 배울 수 있었다며 젊은 패기의 웃음을 보여줬다.
양식장 한 켠에는 지난해 12월 약 15만 마리를 입식해 올해 출하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현재 바이오플락 새우에서 기능성 새우를 키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키우고 있는 새우는 기능성 사료업체와 협업, 새우도 건강하게 자라면서 새우를 먹는 사람들에게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대한 효능도 입증이 됐다고 덧붙였다.


수산업경영인으로도 활발히 활동
그는 한국수산업경영인 여수시 화양면분회에 총무로 활동하고 있다.
수산업경영인으로 지역에서 도움을 받는 장점도 있다. 수산업경영인으로 활동하다보니 여수 지역의 다양한 어업인과 친분을 쌓고 또한 관련 공무원들과도 잘 알게 돼 다양한 정보를 얻기도 했다. 열심히 활동을 하다보니 2016년엔 이낙연 전남도지사 표창장을, 2017년엔 해양수산부 귀어귀촌 전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귀어 귀촌에 대해 강의도 종종 하고 있다.
요즘엔 귀어귀촌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연령층이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게 바뀌었다고 전했다. 귀어귀촌의 좋은점은 우선 직장이 아닌 본인의 사업체를 운영하다보니 상사와의 관계나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 자유롭다는 것. 더불어 회사에 다니는 것 보다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자신이 갖고 있는 기술만 있으면 평생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귀어귀촌, 정부 지자체 관심 지원 필요
특히 젊은 층의 경우 초기 자본 때문에 주저하곤 하는데 정부 지원금을 잘 활용하면 창업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귀어귀촌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정보수집 및 기술에 대한 공부는 기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대표는 올해 1400평의 양식장을 더 신설해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의 노하우 및 실패를 바탕으로 새롭게 도전하고 있다. 특히 기능성 사료로 건강하게 키운 새우를 먹은 사람들도 더 건강하게 되길 바란다는 목표다. 또 우리나라 새우양식업의 발전과 수출위해 ‘새우궁전’ 브랜드를 만들고 요식업까지 진출하는 것도 염두해 두고 있다.
끝말에 그는 “귀어귀촌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보다 좋은 환경 속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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