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에 산다-오중근 삼호수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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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에 산다-오중근 삼호수산 대표
  • 탁희업
  • 승인 2018.11.2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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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어양식 성공, 새로운 어촌 소득원으로 기대

문어에 대한 상식이 바뀌게 됐다.

식탐이 많고 어종이라 같이 놔두면 서로 코를 막아 죽이기도 하고, 이긴 문어가 진 문어를 잡아먹기도 해 한 개체씩 그물망에 담아 보관하고, 다른 어종과 같은 수조에 넣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알려진 이러한 문어에 대한 상식이 무너졌다.

기업형 공장처럼 외관이 깔끔하게 단장된 3개동의 건물이 자리하고 있는 전남 해남군 화원면 화봉리 해안가에 자리한 삼호수산(대표 오중근)이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 우리 상식을 완전히 깨뜨리고 심지어 새로운 소득 가능성을 열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2×5m 트렉수조 160개가 시설된 양식동은 외형은 전복 배양장과 흡사한 모습이다. 하지만 수심 80cm의 수면 아래에는 각자 자리를 잡고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는 참문어가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 9월 이후 어업인들에게 구입한 상품성이 비교적 떨어지는 200∼300g내외의 참문어 5톤 정도가 사육되고 있다. 수조당 200여마리가 수용돼 있다.

 

300g 내외 5톤 사육중

삼호수산 양식장내 수조에는 몸을 숨길 수 있는 문어단지등의 집이나 숨을 곳이 전혀 없다. 간혹 물속을 유영하는 개체가 있지만 대부분 바닥이나 벽면에 붙어 움직이지 않는다. 서로 잡아먹거나 싸우는 경우가 거의 없단다. 자기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먹이 부족일 경우를 제외하면 항상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먹이는 하루 1번 해동한 고등어를 5∼10cm 크기로 잘라준다.

어린 문어를 3∼5개월 정도 축양해 최고의 상품 대접을 받는 800∼1.2kg으로 성장시켜 판매한다.

오중근 사장이 문어 축양에 나선 것은 우연한 일을 접하면서 부터다. 지난 89년부터 김 종묘배양과 전복 종묘 생산, 마른김 가공공장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온 오 사장은 인근 어촌계와 어업인들의 문어 조업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어린 문어가 폐기 또는 버려지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수거해 전복 배양 수조에 넣어 먹이를 준 결과 서로 잡아먹거나 싸우는 일 없이 잘 자라는 것을 발견했다.

먹이를 주면 각자 배밑에 감추고 자기 자리로 돌아와 먹는다. 때문에 수조 청소도 1일 한번 정도로 충분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질병이나 폐사는 없다. 단지 올해처럼 수온 27도 이상 고수온때는 폐사가 발생한다. 육상 수조에서 일정한 사육수를 공급하고 적정량의 먹이를 공급하는 것이 양식 기술의 전부다.

 

연 2회 출하, 연간 60톤 생산 가능

지난 5월 본격적인 문어 양식에 나서 시험 사육한 결과 제수용 수요가 많은 추석 전후에 전량 출하해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재 사육중인 5톤정도의 문어는 내년 설 제수용으로 출하할 계획이다. 지난 9월부터 어린 문어 수집을 위해 인근 어촌계와 어업인들을 수시로 만나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현재 전체 수조의 절반 정도만 수용된 상태. 전체 수조를 활용할 경우 20∼30톤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연중 2회 출하할 경우 생산 가능량은 40∼60톤 정도까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호수산이 누구도 생각지 못한 문어 양식(축양)을 현실화하고 새로운 지역 특산 양식품종으로 발전할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오 사장은 30년 이상 양식업에 종사한 양식전문가이지만 10여년간 지역의 신문기자 생활을 하기도 했다. 잘못된 관행 바로세우고 어촌 사회가 올바르게 유지, 발전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도전 정신이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게 한 것이다.

지난 2011년 다시 수산업계로 돌아온 오 사장은 1만㎡ 대지에 3개동의 건물과 함께 모든 바닥을 콘크리트로 단장해 위생문제를 근본적으로 차단했다. 연간 40만∼50만속의 마른김을 생산하는 가공공장은 철저한 위생 시설을 갖췄으며, 손으로 김을 한 장씩 만드는 ‘수재김’을 재현한 시설도 갖추고 있다. 위생적인 가공시설과 수재김 시설을 갖춘 것은 국내 최대, 최고 물김 생산지인 해남군의 김 품질을 유지하고 지역 특산품으로 소득을 높이기 위함이다.

오 사장은 “비록 올해 처음으로 대량 입식과 축양을 시도했지만 문어 양식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새로운 소득 품종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면서 “문어의 자원보호는 물론 상품성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에 대해서도 기술개발을 꾸준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사장은 “이러한 기술개발과 도전을 통해 어촌의 소득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어촌사회의 유지 발전에 작은 보탬이 되는 것이 어촌에 사는 이유”라고 밝혔다.

 


 

문어(참문어와 피문어) 자원 관리는…

 

집안의 대소사나 반가의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문어는 최근 촉촉하게 씹히는 단맛과 감칠맛이 어우러져 맛을 아는 이들을 중심으로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여수 및 제주도가 산지인 참문어는 수명이 3∼5년 정도이며 다 자라면 3∼5kg으로 소형종이다. 대문어 혹은 피문어로 불리는 동해안 문어는 평균 15kg이상 자라며 최대 50kg까지 성장한다. 참문어는 남해안, 피문어는 동해안에서 주로 어획된다.

최근무분별한 남획과 체중미달 문어 어획으로 포획 금지 체장 설정등이 추진되고 있다. 이로인해 동해안 대문어는 자원감소로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강원도는 지난 7월초 동해시 묵호 연안 110ha 대문어 자원보존을 위해 수산자원 플랫폼 구축 해역을 수산자원관리수면으로 지정 공고했다. 동해 대문어는 1990년대 후반 약 5500톤이 어획됐으나 최근 3700톤까지 감소했다.
대문어는 동해안에만 서식하는 연안정착성 어종으로 산란기에 육지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는 습성이 있다. 산란보호구역에서는 산란기간인 1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어획이 전면 금지 되고 12kg 이하의 문어는 연중 포획이 금지된다. 현재 수산자원관리법(시행령) 상 대문어의 포획 금지체장은 400g으로 돼 있지만 남해안 참문어의 포획 금지 체장은 설정돼 있지 않다. 최근 국회와 지자체를 중심으로 참문어 자원보호 대책을 촉구하는 질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해양수산부는 과학적 검토 및 지자체․전문가․업계 의견수렴을 거쳐, 참문어 포획 금지체중 설정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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