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일본 도쿄 ‘도요스시장’을 가다
상태바
르포- 일본 도쿄 ‘도요스시장’을 가다
  • 안현선
  • 승인 2018.11.08 15: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산물 품질 유지를 최우선으로 지은 ‘도쿄의 새 부엌’


폐쇄형·저온경매장 시설 구축해 안전성 높여
참치·일반수산물 경매장도 따로 분리해 운영
법인, 산지와 밀착 관계 형성해 수집 최대화
중도매인은 일반 소비자에게 소매 행위 못해


세계 최대 규모의 수산시장인 일본 도쿄의 도요스도매시장이 지난달 11일 첫 참치 경매를 시작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도요스시장은 노후화된 쓰키지도매시장을 이전한 것이다. 쓰키지시장은 1935년 개장 이후 83년간의 운영을 마무리하고 지난달 6일 운영을 끝냈다. 그리고 그 바통을 도요스시장이 이어 밭으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수산물에 대한 애착이 깊은 일본인들에게 도요스시장 개장은 커다란 이슈가 아닐 수 없다. 지난 10월 30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가락시장 수산부류 유통인들과 함께 도요스시장을 찾을 당시에도 그 분위기는 고스란히 전해졌다.
오랜 기간 도쿄 시민들에게 수산물 식자재를 공급하며 이른바 ‘도쿄의 부엌’으로 불린 쓰키지시장의 존재감이 워낙 컸기에 ‘새로운 부엌’인 도요스시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집중됐다. 더구나 해마다 수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국제적 관광명소이기도 했기에 그 명성이 이어질지에 대한 관심이 크다.


쓰키지시장의 1.7배, 2300톤 수산물 거래
도요스시장은 기존 긴자 부근의 쓰키지시장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도요스시장의 면적은 약 40만7000㎡로 쓰키지시장의 약 1.7배에 달하며, 하루 2300톤의 수산물이 거래되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이 시장이 갖춰놓은 유통 시스템이다. 기존의 전통은 지키면서도 새로운 시대 흐름에 반영한 요소들이 곳곳에 포진돼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도요스시장은 먹거리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도요스시장은 기존 쓰키지시장과 달리 폐쇄형 시설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또 경매장 내 온도를 0~5℃로 유지하는 등 종합적 관리가 가능해 수산물의 품질을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는데다 위생관리에도 집중할 수 있다.
기존 쓰키지시장이 시설이 노후화되고 안전성 문제 등이 제기된바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문에 더욱 심혈을 기울인 것. 도요스시장은 하드웨어적인 부문뿐만 아니라 식품에 대한 안전성까지 섬세하게 챙기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외 홍보 역시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도요스시장은 도매시장인 만큼 효율적인 물류관리를 실현에도 중점을 뒀다. 차량과 화물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동선을 과학적으로 합리화하고 주차장 또한 최대한 넓게 만들었다. 기존 쓰키지시장에선 차를 넣을 공간을 각 조합원들이 스스로 준비해야 했지만 이곳에선 전용 픽업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다양한 고객의 니즈에 대응해 나가는 점 또한 이 시장의 주요 콘셉트다. 가공, 포장, 소분, 일시보관은 물론 배송센터 설치를 통해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도록 했다.
또한 도요스시장은 현대적 흐름에 맞춰 환경 친화시설을 두루 갖췄다. 에너지 절약형 기기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한편 조경 등에도 남다른 신경을 기울였다. 환경개선을 위한 리사이클링 시스템도 도입했다.


정산조합 운영, 수수료율은 3.5% 수준
도요스시장은 도매시장인 만큼 일본은 물론 해외 각지에서 수산물이 반입된다. 우선 참치는 90% 이상 경매되며, 반입량이 적은 특수어종 역시 경매로 진행된다. 다만 건어물과 패류는 경매하지 않고 외부에서 구매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경매장은 2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참치와 일반 수산물이 다른 장소에 각각 반입돼 경매가 진행된다. 참치 경매장 바닥은 녹색인데, 이는 참치의 빨간색 살과 대비돼 참치가 더욱 돋보이도록 하기 위해 꾸며졌다.
또한 위생이나 안전 등의 문제 때문에 쓰키지시장과 달리 도요스시장 경매는 일반인과 분리되어 진행되며 일반 관광객은 2층에 있는 전망대에서만 현장을 볼 수 있다.
도요스시장 내 수산부류 도매법인은 총 7곳이며 취급하는 부류는 중복적이다. 이들 도매법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산지와의 관계를 더 밀착시켜 물량 수집 능력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도매법인은 약 60% 물량을 직접 구매하고 나머지 40% 정도는 운송회사를 통해 구매, 출하하고 있다. 정산조합의 경우 도매법인 협회에 1곳, 중도매인 조합에 1곳이 운영되고 있다. 중도매인 정산조합의 수수료율은 3.5% 수준이다.
수입수산물은 가격이 사전에 결정되기도 하고 위탁돼 경매로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 가격은 1년 전, 6개월 전, 1달 전 등에 물량과 시장가격 등을 고려해 도매법인에서 결정하고 있다.
냉동 창고는 모두 2개가 가동 중인데,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조합에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중도매인은 최초 700개사였으나 500개사로 줄었다. 점포가 없는 중도매인은 없는데, 중도매인에 따라 30개 이상의 점포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경매장은 물론 중도매인 점포에 일반인이 전혀 출입할 수 없다는 점이다. 중도매인들은 점포 내에서 거래 업체로부터 주문받은 제품을 배송하는 작업만 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처럼 일반 소비자들에게 물건을 파는 소매 행위는 할 수 없다. 


기존 영광 재현하는 것이 과제
도요 시장이 화려하게 개장했지만 해결해야할 과제도 있다. 특히 옛 쓰키지시장의 영광을 재현할지 등 시장 이전 자체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실제로 시장 이전 논의가 시작될 당시 절반가량이 이에 반대했다고 한다. 지속적 협의를 통해 10% 미만으로 반대 의견은 줄었고 이전 자체는 다 완료한 상태라고 한다.
이러한 반대의 목소리는 앞으로 시장이 풀어야할 숙제이기도 하다. 우선 건물 아래 토양 오염 가능성이 제기된바 있고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안전성 홍보 등 이미지 개선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기존 스키지시장 자체가 관광명소로 큰 인기를 얻은바 있어 그 문화를 재현해 나가느냐의 문제도 중요한 부문이다. 시장 이전에 따른 운영비용 상승과 시장 위치상의 교통문제 등도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 이전이 완벽하게 마무리되고 운영에 들어갔다는 점은 분명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도요스시장 관계자는 “우선 시장을 원활하게 운영하는데 집중하고 특히 쓰키지 브랜드를 계승, 발전시켜 도요스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시장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업계 모두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