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분 사료개발의 필요성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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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분 사료개발의 필요성과 전망
  • 한국수산경제신문
  • 승인 2018.11.0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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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구 국립수산과학원 사료연구센터장


세계 양식 생산량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연평균 7% 이상의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미 2012년 소고기 생산량을 추월했다. 늘어나는 세계인구와 식량부족 문제의 대안으로 미래학자들은 양식산업이 인류의 단백질 공급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세계 양식생산량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다양한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장기적으로 다루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지속적인 사료원료 확보와 안정적인 사료공급이다.

2017년 태국에서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아·태평양지역 14개국 대표 및 관련전문가들이 모여 ‘수산양식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책임 있는 사료생산과 사용’이라는 주제로 지역협의회를 개최했다. 양식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양식 사료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원료의 확보와 대처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비록 국내 어류양식 생산량은 지난 10년간 11만 톤 내외로 정체돼 있지만, 사료원료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현실에서 세계 양식시장의 변화는 고스란히 국내 사료시장과 양식 비용 부담으로 반영된다.

특히 2010년대부터 중국의 공격적인 어분구매는 국제 어분시장 가격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됐다. 국내 사료회사들은 세계 어분시장에서 구매력이 약하기 때문에 향후 어분 구입량을 늘리는 방안이 없는 한 양질의 어분확보가 더욱더 어려워질 것이다.

국내 어류양식은 해산어 생산량이 약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해산어류 사료에는 많은 어분을 필요로 한다. 특히 국내 대표양식 어종인 넙치(광어) 사료에는 어분함량이 50~70%로 높다. 광어의 사육기간 중 폐사율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는 현 상태에서 값비싼 사료의 사용은 양식경영을 더욱 힘들게 할 것이다.

그렇다면 육식성에 가까운 해산어류 사료에 꼭 어분을 사용해야 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대표적인 예를 노르웨이에서 찾을 수 있다. 노르웨이는 연어를 세계적인 인기상품으로 만들어냈다. 장기간에 걸친 사료, 백신, 육종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와 투자, 정부 지원 합작품의 결실이다.

특히 연어 사료의 경우 1990년대 초반 어분함량 65%에서 시작해 함량을 점차 줄이면서 동·식물성 대체원료 사용량을 늘렸고, 현재 19%까지 낮췄다. 값비싼 어분을 저렴한 원료로 대체하면서 사료가격이 내려갔고, 양식어류의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국내 양식어업인은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생사료를 선호하고 있지만, 생사료 사용에 따른 자원, 환경, 식품안전성 등 여러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외 환경, 국제정세, 시장흐름 변화로 인해 생사료 사용은 시한부가 될 것이다. 정부의 배합사료 사용 활성화 정책 추진 및 국제 수산물 규범이 강화되고 있으며, 국내 양식산업의 스마트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배합사료로 전환은 필수조건이다.

국내에서도 양식사료의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저어분 사료개발 연구가 2016년부터 정부지원으로 추진되고 있다. 값비싼 어분을 보다 저렴한 대체원료로 전환하고 기존원료의 이용성을 높이기 위한 사료개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저어분 사료개발은 단기적으로는 양식어업인의 사료비용 부담을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양식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다.
 
저어분 사료개발 연구는 정부 연구기관 또는 대학에서 단독으로 달성할 수 있는 연구도 아니다. 장기간에 걸쳐 양식업계, 사료업계 그리고 대학과 정부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 시작이 조금 늦긴 했지만 지금부터라도 집중적인 투자와 연구 및 민·산·학·연 융합을 통해 노력한다면 노르웨이 연어의 저어분 사료개발 역사 30여년의 시간 보다 일찍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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