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어, 수산가공품 수출과 지속가능한 수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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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어, 수산가공품 수출과 지속가능한 수산업
  • 안현선
  • 승인 2018.08.0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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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성 aT 수산수출부장


최근에 필자는 전남 해양수산과학원의 의뢰로 해조류 양식 어민들을 대상으로 개최된 해조류 산업 관련 강의를 다녀왔다. 강의장에 들어선 순간 감짝 놀랐다. 강의장에 20~30대 젋은층의 청중들이 많이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

수산업 종사자들의 고령화로 수산업의 위기니 어촌의 활력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매스미디어에 연일 보도되고 있는데 여기는 별천지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의례 그렇듯 강의가 끝나 몇 사람들이 다가와서 자연스럽게 토론이 이루어졌다. 최근 정부 지원을 받아 젊은층이 해조류 양식에 많이 뛰어 들었다.

부모님들이 더 연로하기 전에 양식업의 대를 이을 필요성을 느끼고 고향에 내려 왔다. 최근 양식기술 발달로 생산량이 급격히 늘고 있지만 수요가 받쳐 주질 않아 생산품을 바다에 버리는 경우도 있다. 완도 전복 가격이 떨어져 미역, 다시마의 생산 수익도 하락하고 있다.

일부 젊은층은 귀어를 했으나 소득이 기대에 못 미쳐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것을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정부에서 과잉 생산된 해조류를 수매해야 된다. 가공품을 만들어야 된다. 등등 결국 젊은 귀어인들이 지역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이들이 생산하는 수산물이 잘 팔려서 소득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급속하게 변하는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유망 가공수산물이 개발되어야 하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별로 없는 내수시장 보다는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것이 답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 저하 그에 따른 인구 절벽, 독신가구 증가, 올해 1인당 국민소득 3만불 초과 예상, 먹을거리가 넘쳐 나는 세상. 수산물 소비의 환경은 급속히 변화하는데 생산현장은 이러한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간편식품을 개발하고, 신규 수요 창출을 위한 해외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수시장을 수입농산물이 대체하여 우리 수산업이 점점 더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자본력이 모자라는 중소수산가공업체들이 신규 가공수산물을 개발하고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정부가 마중물을 부어주고 육성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해수부와 aT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수출유망상품’ 개발을 지원 하고 있다. 예산 규모가 많다고 할 수 없지만 다행히 예산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 중소기업들이 제안하는 상품을 보면 이미 기존의 대기업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 많은 유사한 제품이 출시되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시장에 별 특징을 갖지 않는 범용제품을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시장이 포화 상태인 중국시장 타깃으로 시즈닝 또는 포장만 약간 변경한 상품을 제안하는 경우이다. 자본, 시설, 인력 등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이들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당연히 높다.

시장을 세분화해서 유아용시장, 실버시장, 식자재시장, 경쟁이 덜한 틈새시장을 발굴하고 특징 있고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해야 기회가 생길 것이다. 또한 상품개발 과정에서 본인회사의 상품개발, 시장조사, 마케팅 등의 내부 역량이 부족하면 외부의 전문가의 힘을 빌려서 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결국 수출을 하는 것은 어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것이다. 국내의 인구구조상 향후 수산물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은 적어지고 어촌경제를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 않으면 지속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수산물은 중국, 베트남 등 경쟁국가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결국 품질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EU나 선진국들의 소비자들은 이미 가치소비가 문화로 정착하고 있다. 환경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최소화하고 근로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소비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시점에 완도 전복 수출업체인 청산바다가 어민들을 설득해서 우리나라 최초로 ASC 인증을 취득해서 가치추구형 수출에 뛰어든 것은 정말 잘 한 일이고 기쁜 소식이다. 우리나라 수산물의 품질과 가치를 높이는 이러한 일이 계속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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