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그린보트 SH 해양환경인문학 선상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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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그린보트 SH 해양환경인문학 선상 아카데미
  • 장승범
  • 승인 2018.04.2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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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근해어업 생산량 감소 추세… 어자원 보호에 최우선 가치 둬야
김임권 회장 "수산업 가치·어업인 권익 보호 위해 수협이 나설 것"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본 가나자와·후쿠오카 탐방 견문 넓혀


  수협중앙회와 환경재단은 지난달 12일부터 18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본 가나자와·후쿠오카를 여행하며 2018 그린보트 'SH 해양환경인문학 선상 아카데미'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에는 일선 수협 조합장과 한수총, 수산학교장, 한국여성어업인연합회, 어촌계장, 일반 고객 등 1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아카데미에서 전국의 수산업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네트워크의 장을 만들어 함께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러시아, 일본 등 해외 사례를 탐방하고 선내 전문가 강연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수산업 활성화와 청정바다 보호를 위한 앞서가는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리더십을 함양했다. 6박 7일간의 일정을 따라가봤다.
 
 4월 12일 5만7150톤 규모의 코스타 네오로만티카호에서 SH 해양환경인문학 선상 아카데미 개강식으로 첫 여정을 시작했다. 개강식에는 설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김임권 수협중앙회장,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등 100여 명의 참가객 모두가 참여했다.
 설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은 "6박 7일간의 일정에서 참가객 모두가 바다와 함께 힐링하는 시간을 갖고 바다의 소중함을 일깨워가기를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은 "이번 선상 아카데미가 바다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얻고 우리 모두의 행복이 더욱 커지는 단초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행 둘째 날, '한국 수산의 미래'라는 주제로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이 특강을 했다. 김 회장은 최근 연근해어업 생산량이 100만 톤 이하로 떨어진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수산업의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어자원 감소에 대한 여러 원인을 꼽으면서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수산업은 5년 내에 큰 위기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어업 구조조정, 어획강도 줄이기 등 어자원 보호에 최우선 가치를 둬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한데 정부 부처에서도 관심을 두고 협조·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수산업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단체는 수협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작년 수협은 사상 최대의 이익을 냈으며 공적자금을 3, 4년 내 갚으면 3000억 원 정도를 쏟아 부어 위기에 처한 수산업계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수산업의 가치를 살리고 어업인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수협이 앞장서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하며 강의를 마쳤다.
 여행 3일 차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비가 제법 내린 블라디보스토크는 우리나라 초봄의 기온이었다. 우선 항구 근처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을 둘러봤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시작이자 종착역인 블라디보스토크역은 고풍스러우며 아름다운 경관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특히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곳에서 하얼빈으로 떠났으며 1937년, 20만 명에 이르는 고려인들이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실려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당한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이기도 한 곳이다.
 이어 신한촌 기념비를 찾아 한국 독립운동을 이끌어온 발자취를 따라갔다. 신한촌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발상지로 조선인들이 거주했던 곳이고 조선인이 대량으로 학살된 장소이기도 하다.
 신한촌 기념비는 3개의 큰 기둥과 8개의 작은 돌로 이뤄져 있다. 기념비는 남한과 북한, 고려인을 상징하는 큰 비석 3개와 각 지역의 해외 동포를 의미하는 8개의 작은 비석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아카데미 참석자들은 신한촌 기념비에 얽힌 역사를 듣고 기념비 앞에서 비장한 마음으로 순국선열들에게 묵념을 올렸다.
 이어 아르바트 거리로 향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제일 핫한 여행지인 아르바트 거리는 블라디보스토크의 중심지이면서 카페나 레스토랑 및 상점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해양공원과 혁명광장, 쇼핑센터 등이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블라디보스토크 시민들의 휴식처이고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알려져 있다.
 이어 러시아를 대표하는 마린스키극장으로 향해 현대음악의 거장이라 불리는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발레 작품 '불새'를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감상하며 러시아 일정을 마무리 했다.
 4일 차에는 일본 가나자와로 배가 힘차게 항해를 하는 중이었다. 아카데미 참석자들은 선내에서 열리는 다양한 강의를 선택해 들으며 인문학 지식을 습득했다.
 항해 5일 차 아침 일본 가나자와에 도착했다.
 가나자와는 '제2의 교토'라고 불리며 오랜 기간 전쟁이나 대규모 지진의 피해를 보지 않아 일본의 옛 거리와 주택, 문화유산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또한 금박공예, 염색 등의 일본 전통문화 등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아카데미 참석자들은 우선 윤봉길 의사 암장지 및 순국 기념비를 찾았다.
 1932년 4월 29일 일왕의 생일날, 중국 상하이의 행사장에서 폭탄을 던진 윤봉길 의사는 현장에서 체포됐고, 같은 해 12월 19일 가나자와 육군형무소에서 총살돼 24세의 젊은 나이로 순국했다.
 총살 후 쓰레기 소각장 사이에 표식도 없이 암매장됐고 광복 직후 유해 발굴작업을 통해 1946년 국내로 송환됐다. 재일 한인들의 모금으로 세운 암장지와 순국 기념비를 방문해 윤봉길 의사의 희생을 깨닫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400여 년의 전통을 지닌 가나자와 금박 체험을 하고 후쿠오카현으로 향했다.
 여섯째 날 후쿠오카현으로 향하는 도중 SH 해양환경인문학 선상 아카데미 수료식을 가졌다.
 이어 오후 3시쯤 하카타항에 입항, 후쿠오카현 수산해양기술센터를 방문해 일본의 수산업에 대해 탐방을 했다.
 후쿠오카현 수산해양기술센터는 1898년 수산시험장으로 설립된 후 100여 년이 지난 1998년 조직 개편과 시설 재단장을 했으며 후쿠오카현의 수산자원과 어장 환경을 지키기 위한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수산업과 어촌사회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수산해양기술센터가 병설 운영하는 수산자료관에서는 예로부터 전해오는 전통 어업방식은 물론 실물 사이즈의 어업도구 등 후쿠오카 수산업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이어 후쿠오카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후쿠오카타워, 캐널시티 방문을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하고 다음 날 부산항에 도착했다.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은 이번 아카데미를 마무리하면서 "한국, 러시아, 일본 세 나라는 같은 바다를 마주 바라보는 가까운 이웃들이지만 서로가 가진 생각과 모습은 확연히 다르다. 바다를 바라보는 관점 역시 세 나라가 모두 달랐고, 역사도 엇갈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항 확보에 사활을 걸었던 러시아, 서양문물에 문호를 활짝 열었던 일본은 일찍부터 바다를 향해 도전했고 반면 쇄국을 택하고 섬을 비우는 공도정책을 펼쳤던 우리에게 바다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며 "그 결과는 국력의 차이로 이어졌고, 외세 열강에 휘청거리는 질곡의 역사를 남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가 바뀌어 총성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우리는 주변국과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바다라는 무한한 기회의 공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인식과 관점의 차이는 또 다른 국력의 차이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불운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고, 찬란한 새로운 미래가 열릴 수 있도록 우리 바다를 지키고 가꿈으로써 국력을 키워가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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