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한국 쏘가리 김진규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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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한국 쏘가리 김진규 연구소
  • 탁희업
  • 승인 2017.12.2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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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 경호강에 쏘가리가 돌아왔다

1990년부터 내수면 자원 회복과 복원에 전념해
자율적 계획으로 쏘가리 돌아오고 양식 산업화
2016년엔 해양수산신지식인 기술혁신대상 수상

 

지난 2017년 9월 26일 경남 산청군 경호강에 250여명의 강태공들이 쏘가리 낚시에 열중하고 있었다. 올해 3회째 열린 낚시대회다.

경호강은 깨끗한 수질과 빼어난 자연환경을 자랑하며, 최근 쏘가리 뿐만 아니라 은어, 꺽지, 메기 등 토속어 자원이 풍부해 해마다 국내외 많은 낚시객들이 짜릿한 손맛을 즐기러 이곳을 찾고 있다. 사라졌던 토속어종이 돌아오면서 지난 2015년 이후 이곳에서는 쏘가리낚시대회 2회, 은어낚시대회 1회가 열렸다. 낚시대회가 열리만큼 쏘가리 자원이 늘어나고 지역 경제 활성화의 길을 튼 사람이 있다. 지난 1990년부터 내수면 자원보호와 증강에 힘써온 김진규 한국쏘가리김진규연구소 대표(58)다.

 

물고기가 살 수 없는 강 하천 복원 나서

지난 1987년부터 수질개선사업일환으로 시작된 환경부의 하천생태복원과 오염하천 정화사업이 추진되면서 강과 하천은 무분별하게 파헤쳐지고 콘크리트로 변하면서 강과 하천에는 이곳의 물고기가 사라졌다. 국토교통부도 2018년까지 230곳에 17조1000여억원을 들여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4대강 사업에 이어 하천 정비 사업으로 겉모습은 단장됐지만 서식환경이 변하고 은신처나 산란장이 없어지면서 어류를 비롯한 생물 자원이 살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강과 하천의 정화, 정비사업이 물고기가 살 수 없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수십억원이 투입된 무분별한 하천 공사로 토종 물고기의 씨를 말리고, 여기에 불법어업까지 기승을 부려 심각한 상황을 안타깝게 여겨 김 대표는 지난 1990년부터 하천 생태 보호 복원과 우리 물고기 복원 등 우리 강 살리기 운동에 나섰다. 지난 1990년 진양호 맑은 물 지킴이를 결성하고 2004년 한국토속어보존회를 통해 내수면 자원 회복과 복원에 본격 뛰어들었다.

무너지고 파괴되고 사라지는 고향 하천을 방치할 수 없어 생태복원과 방류사업에 나선 것이다.

“하천공사는 모든 자원과 생명이 살 수 없게 만들고 특히 물고기 산란장 등 입조차 하나없이 싹쓸이 공사로 그야말로 도종물고기 씨를 말리는 공사였습니다.”

천연기념물 복원지마저 무분별하게 파헤쳐 졌다는 김 대표는 하천 생태 감시단과 복원팀을 운영 활동을 본격화하고 치어 방류사업도 꾸준하게 추진했다. 2000년부터 매년 자율적인 계획을 통해 토속어 방류를 실시하고 멸종위기종인 쏘가리 복원과 양식 산업화를 추진했다. 하동군 덕천강에 처음으로 쏘가리 치어를 방류하고 2001년에는 산청군 경호강에도 쏘가리를 방류했다. 1급수 하천에 주로 서식하는 쏘가리는 하천 공사등으로 자취를 감췄다. 지역의 대표 어종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김대표는 당시 쏘가리 종묘생산에 성공해 양식 산업화를 추진중이어서 자체 생산한 쏘가리 치어를 누구의 도움도 없이 자발적으로 실시하게 됐다. 개인이 사비를 들여 방류사업을 한 것은 김 대표가 처음이었다. 멸종위기종인 얼룩새코미꾸리, 기름종개, 미유기 등의 치어를 방류했다. 각 어종마다 수정, 부화, 발생 형태가 달라 부화부터 종묘생산까지 어려움을 겪었으나 토속어 복원사업을 중단없이 추진했다.

2006년에는 산청내수면자율관리어업공동체를 설립해 2년 연속 방류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방류사업이후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정부 지원 사업도 잇달아 산청군, 합천군, 거창군 등 지리산 자락의 시군에서 방류사업이 크게 늘어났다. 2014년까지 경남도내에서는 경호강, 덕천강, 합천댐, 섬진강등에 쏘가리를 78만여마리를 방류했다.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의 지원으로 치어 방류사업이 확대되면서 김대표는 강과 하천에 물고기가 살 수 있는 집을 만드는 작업에 나섰다. 물고기의 보금자리가 확보돼야 방류 효과를 높이고 자생력을 갖출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2009년 국내 최초 내수면 어초 사업 실시

김대표는 “먹이사슬을 유지하고 산란장은 물론 은신처를 마련해 줌으로써 고유어종들의 자연 생태를 조성해 줄 수 있다”며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연석 93톤을 부어 하천에 어초를 조성하게 됐다”며 당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2001년 산청군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내수면 어초사업을 추진하면서 국내 최초로 내수면 어초 단지가 조성됐다.

쏘가리를 비롯한 물고기가 늘어나면서 밧데리 등을 이용한 불법 어업이 기승을 부리면서 이에 대한 단속을 밤낮없이 실시하고, 물고기의 이동 길을 마련해 주는 어도(魚道) 조성도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가졌다. 외래어종에 대해서도 포획작업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2007년 이후 경호강에 베스가 발견되고 남강댐 인근에는 물반(半), 베스반(半)일 정도로 외래어종이 우점종화됐다. 김 대표는 외래어종의 서식은 하천 환경이 살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외래어종 수거사업과 함께 방류사업, 불법 어업 단속에 매달렸다.

지난 2015년은 잊을 수 없는 해이며, 가장 보람을 느낀 한해였다. 14년만에 경호강에 쏘가리가 완전 복원돼 돌아왔고, 이러한 결과가 쏘가리 낚시대회 개최로 결실을 맺었다. 지난 2010년 내수면 생태와 자원을 알리기 위해 나홀로 내수면 지킴이로 활동 한지 14년만이다. 경남수산자원연구소와는 7년째 쏘가리 치어 생산과 방류사업을 공동으로 실시하고 있다.

내수면 지킴이로서 결과를 얻게 된 것도 쏘가리와의 인연이 깊어지면서 부터다. 김대표는 지난 1996년부터 쏘가리양식을 시작해 2011년 쏘가리 사료개발로 완전양식을 성공했다. 또한 양식방법과 양식시설을 5년간 연구를 거쳐 최초로 쏘가리완전양식시설을 준공함으로써 20년만에 완전양식시대를 열었다. 국내 최고의 쏘가리 전문가로서 양식쏘가리 생산의 1인자로 우뚝 서게 됐다.

김대표는 1996년부터 본격적으로 쏘가리양식에 뛰어들었다. 1986년부터 쏘가리 유통을 하면서 고기를 잡아 저수지나 웅덩이에 키우기도 했지만, 아무런 자료도 없는 상태에서 ‘맨땅에 헤딩’하듯 본격 쏘가리 양식에 뛰어든 것이다. 사육 최적 온도와 자체 사료 개발이 성공 요인이었다.

쏘가리는 살아있는 먹이만 먹어 까다롭고 1급 수질과 냉수어종으로 인식해 양식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종묘까지 생산한 것을 쏘가리양식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완전양식을 위한 사료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산업화를 앞두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 받아 김 대표는 지난해(2016년) ‘해양수산신지식인 기술혁신대상’을 받기도 했다. 우리 국민들이 쏘가리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쏘가리 소비 확산을 위해 다양한 크기의 생산 방법을 연구하고 있으며, 양식 산업화를 위해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경호강에 쏘가리가 돌아온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는 김 대표는 “지역 특산 어종인 쏘가리를 통해 지역을 홍보하는 동시에 관광객 유입 증가로 지역 경제 활성화도 가능해 졌다”면서 “내수면 자원의 지속적인 관리와 보호, 유지를 위한 활동과 함께 지역 소득 증대를 위한 양식 산업화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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