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수산 국내 최초 조미 연어 알 개발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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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수산 국내 최초 조미 연어 알 개발에 성공
  • 안현선
  • 승인 2014.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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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수산식품시장에 핫이슈로 떠오른 품종이 있다면 바로 연어다. 연어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품종 중 하나인데 국내에도 이러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 때문에 연어시장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몇몇 수산식품전문 기업까지 연어가공품 개발과 판매에 적극 나서는 등 그야말로 연어 전성시대를 맞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사실 국내에서 연어가공제품이 첫 선을 보인 건 무려 10년 전이다. 인천 계양구에 소재한 유진수산은 1990년대 초반부터 훈제연어를 개발·판매, 현재는 내로라하는 연어가공식품전문 회사로 손꼽히고 있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유진수산이 또 한 번의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국내에선 아직 아무도 손대지 못하고 있는 ‘연어 알’ 가공에 나선 것. 지난달 26일 유진수산 본사에서 만난 장공순 회장은 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알 껍질 벗겨내는 게 핵심
“국내에서 연어 알을 가공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유진수산이 유일하죠. 올해 이 사업을 처음 시작했는데, 내년엔 물량을 더욱 확대할 계획입니다.”
유진수산은 지난해 대기업들이 훈제연어나 연어 캔 제품에 주력할 때, 이들과는 다른 독자노선을 선택했다. 연어 살 외에도 부가가치가 높은 부산물을 활용하기로 한 것.
그 첫 시도는 연어 알. 결과부터 말하면 장 회장의 도전은 대성공이었다. 유진수산만의 특화된 기술로 만든 조미 연어 알은 현재 국내 일급호텔에서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유진수산은 최상급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강원 고성군수협을 통해 신선한 연어를 확보했다. 고성 해역은 북태평양을 거쳐 국내로 회귀하는 연어가 가장 먼저 잡히는 지역이어서 살의 탄력과 알의 상태가 타 지역보다 뛰어나다.
장 회장은 “산지에서 당일 잡은 연어를 바로 인천 가공공장으로 배송해 세척한 후 전처리 작업을 한다”면서 “원료 자체의 신선함을 유지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밝힌다.
여기에 유진수산만의 특화된 가공기술이 더해져 최고의 연어 알 제품이 탄생됐다. 현재 선보이고 있는 유진수산의 연어 알 제품은 전처리 작업 및 알 수거 작업→조미작업→소분작업→급속냉동의 순서로 만들어진다.
연어 알 가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딱딱한 연어 알 껍질을 일일이 벗겨내는 것인데, 이 기술을 가진 곳은 유진수산이 유일하다. 껍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곁들여지는 요리와의 조화가 결정되기 때문에 중요성은 두말한 나위가 없다.
아울러 급속냉동 단계도 제품 완성의 핵심인데, 영하 60도 이하의 초저온에 급속냉동 해 신선함을 그대로 살려낸 것이 포인트다.
장 회장이 이처럼 연어 알 가공 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이유는 국내 연어시장이 확대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기술에 밀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일본에서는 연어 알을 초밥이나 덮밥 등에 활용하고 있으며, 캔으로도 개발해 대중화에 성공했습니다. 문제는 이 가공품을 만드는 데 국내산 연어 알이 사용된다는 것이죠. 일본은 고가에 연어 알을 사들여 가공한 뒤 다시 이를 비싼 값에 국내에 역 수출하고 있습니다.”
장 회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에는 물량을 더욱 확대, 더 많은 사람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연어 알을 맛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는 또 “조미 연어 알 생산이 확대되면 강원도 지역 어업인들 또한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이들과 상생할 수 있는 사업을 펼쳐 나가는 데 더욱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50년 한길만 걸어온 인생
현재 유진수산을 대표하는 상품 가운데 하나는 훈제연어다. 유진 제품만 고집하는 일류호텔과 고급 일식집이 있을 정도로 맛과 품질이 탁월하기로 소문 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명성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장 회장은 1990년대 초반 훈제 연어 개발에 나섰는데, 지금이야 최고급 요리지만 당시에는 찾는 이가 없어 만들어 놓고 제품을 버리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그의 도전은 계속됐다. 1998년에는 업계 최초로 인천 계양구 작전동에 가격파괴 직매장을 개설해 눈길을 끌었다. 도매, 중도매, 소매 등 중간유통을 모두 없애고 산지에서 수산물을 구입해 소비자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건어물부터 일식재료, 일반 수산물, 참치, 새우 등 150여종에 이르는 각종 수산물을 시중가보다 50~70%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장 회장은 또 국내에서는 최초로 씨푸드 패밀리 레스토랑 ‘씨탑(Seatop)’을 오픈하며 외식업계의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수산물을 주재료로 한 갖가지 메인메뉴를 선택하면 샐러드바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샐러드바만 따로 주문해 먹을 수 있는 형식이다.
여느 패밀리 레스토랑과 다른 점은 수산물이 메인이라는 점인데, 자체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호텔 출신 주방장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 음식의 질은 최고 수준인 반면, 가격은 그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장 회장은 “최근엔 연어 요리가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를 받고 있어 다양한 메뉴로 개발했다”면서 “씨탑은 맛, 품질, 가격 모두 타 패밀리 레스토랑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수산물 유통·가공분야 경력이 50년에 달하는 국내 수산업계의 산증인이다. 그만큼 수산물에 대한 애정 또한 각별하다. 그는 아직도 새벽 2~3시면 노량진수산시장으로 향한다. 지금껏 쉼 없이 달려온 터라 이제는 쉴 법도 한데 그는 변함없이 현장을 지키고 있다. 유진수산이 수산업과 수산물 가공업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대표적인 수산물 유통 가공업체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유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장 회장은 올해 ‘싱싱회’ 사업에도 도전한다. 폭락하는 광어 값 안정과 더불어 소비자들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회를 합리적인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장 회장은 “국내 수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가공 산업이 현재보다 더 발전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면서 “세계 시장 개방에 맞서 국내 수산물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가공 산업 부문에 더욱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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