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산경제 초대석-한수연 명예회원 이석형 전 함평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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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산경제 초대석-한수연 명예회원 이석형 전 함평군수
  • 윤창훈
  • 승인 2013.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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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된 어촌, 문화예술 버무려 다차산업 도약해야

‘나비의 기적’ 주역…창조경영 실천가 변신
왜 울 수밖에 없는지 어업업 생존권 고민을
삶의 질 변화시킬 미래를 여는 정치 필요해

내년도 새 학기부터 사용할 중학교 사회교과서에 함평나비대축제가 소개된다. 나비의 고장이 된 전남 함평군은 천연자원도 산업자원도 관광자원도 없어 3무(無)의 땅에서 해마다 100만명 이상 찾는 명소로 탈바꿈했다. 이처럼 함평을 나비축제를 통해 전국 최고의 생태 체험관광지로 부각시키며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나비의 기적’은 한 자치단체장의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됐다. 1998년 민선 제2기부터 제4기인 2010년까지 내리 3선에 걸쳐 함평군수를 역임한 이석형씨(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이 전 군수는 지난 1997년 10월 KBS에서 전파를 탄 ‘뱀장어의 신비’의 연출을 맡은 인연으로 양만수협 고문에 이어 한국수산경영인 명예 회원으로 위촉돼 수산업과도 인연이 깊다. 지역축제를 활용한 장소마케팅의 대명사인 함평나비축제도 사실은 그가 뱀장어의 생태를 2년 넘게 추적해 관찰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창조경영 실천가로 변신한 이 전 군수를 만나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낙후된 수산업과 어촌지역이 도약할 블루오션 전략을 들어봤다.

-이 전 군수님께서 수산업부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어떤 인연이 있으신가요?

△KBS PD시절 인공부화가 어려운 뱀장어의 생태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경험이 있구요. 그 인연으로 현재 양만수협 고문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산경영인회 명예회원이기도 하구요. 함평군수 재임때에는 허경만 전 전남도지사님과 함께 함평에 전국 최대규모의 양만단지를 조성, 양만산업의 규모화와 집적화를 돕기도 했습니다. 또한 함평 돌머리해안에 500여m의 침목을 설치, 접근성을 개선해 갯벌생태체험이 가능한 서해안 게르마늄 갯벌체험학습장을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만 39세의 나이에 함평군수에 당선돼 내리 3선을 역임하면서 낙후된 농촌지역을 친환경자치단체로 바꿔놓으신 걸로 압니다. 간략하게 소회(所懷)를 밝혀 주십시오.

△함평군의 바른 변화는, 변화를 원하는 함평군민들의 옳은 선택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함평군민들과 지방의회, 공무원, 함평군의 구성원 모두가 ‘우리도 하면 된다’는 주인의식과 긍정적 마인드를 공유하고, 실천을 통해 이뤄낸 실체적인 성과입니다. 이러한 성과가 계속 지속되기를 희망하며 ‘우리도 하면 된다.’라는 희망이 널리 전해지기를 원합니다. 우리 지역 아니 우리 농수산업의 바른 발전과 변화를 위해 여러분들과 계속 함께 하겠습니다.

-수산업의 경우 잇따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으로 대내외적 환경은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더구나 과거 정부에서 농어업에 대한 과감하고 체계적인 투자를 약속했지만 박근혜정부에선 복지공약에 함몰되는 느낌입니다. 문제점은 무엇이고 개선방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저 또한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고심을 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FTA에 대비해 우리 농수산물의 적극적인 수출전략에 대해 지난 2010년부터 제언을 해오고 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시야를 바꾸고 시장을 넓게 보면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수 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개발논리와 경제논리만으로 농수산업을 바라보는 정책 입안자들과 정치인들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산업화를 위해 농수산업을 희생양으로 삼아왔습니다.
단순히 피해 대책만을 세우면 된다는 식으로, 우리의 생존과 직결한 문제에 대해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사고로 정책입안자들은 우리들의 문제에 접근합니다. 잘못된 접근방식입니다. 근본적인 우리 농수산업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정책입안자들과 정치인들이 깊게 생각하고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왜 울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가 우선해야 합니다. 정부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인식의 전환을 촉구합니다.

-방송 PD출신으로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에 도전해오셨는데 평소 강조해 오신 블루오션 전략과 창조경영을 소개해 주십시오.

△창조경영이라는 것은 없는 것을 새로 발명한다는 개념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창조경영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과 발상의 전환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우리 수산업을 예로 든다면 과거 우리는 단순히 자연이 제공하는 수산자원의 채집, 포획의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채집을 넘어 인공양식을 통한 수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것이 창조경영의 출발인 것입니다. 단순히 과거방식의 농수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다차 산업으로 전환해 나가는 것, 현재의 구조에 만족하지 않고 구조와 환경을 변혁시켜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블루오션 전략과 창조경영도 같은 맥락입니다. 우리 농수산업을 문화와 연계한 다차원산업으로 적극적으로 전환시켜 블루칩으로 육성하자는 것입니다. 수산업도 해변 및 섬지역에 경관과 연관시켜 문화예술과 버무려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해변을 끼고 있는 민박과 펜션 등은 이탈리아 남부해안지역의 카프리섬 등을 벤치마킹해 중국의 상위 1% 부자들을 유치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으며,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해안 갯벌을 활용한 수산증양식업이 수산업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해삼은 수출 유망품종으로 지정됐지만 제도적 문제 탓에 생산량이 불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가 양식산업발전법 제정을 추진중인데 이에 대한 견해는….

△돌이켜보면 지난 1999년 김대중 대통령 재임 당시 김성훈 농림부장관과 함께 함평만 갯벌매립 및 영산강 4단계사업을 인근 자치단체 및 지역주민과 연계하여 환경파괴를 초래할 수 있었던 사업을 저지하였던 것이 우리 후손들과 환경을 위해 좋은 판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바다의 인삼’이라 불리는 해삼은 전복과 함께 인기 있는 건강식으로 자리 잡으며 가장 유망한 양식 품종의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5대 수산가공회사 중 하나로 알려진 장자도 그룹이 진도 연안을 해상기지로 2016년까지 대규모의 해상 종묘 배양장을 건립키로 했다는 내용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은 우리 어업인들의 생존권을 침해받지 않도록 관계 기관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입니다.
다행히도 관계기관에서 ‘허가시 지역에 미치는 영향 등 분야별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며 보완을 요구했다하니 다행스럽습니다. 특히 해수부가 양식산업발전법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법을 제정함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이해 당사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해수부의 발표처럼 공청회와 간담회를 통해 법 제정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진정성 있는 접근이 필요할 것입니다.

-요즘 전남지역 일선현장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민생행보에 나서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선 어업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여러모로 힘든 상황에 처한 우리 수산인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특히나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유출로 인하여 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는 우리 수산물들까지, 막연한 두려움에 외면받고 있어 어업인들이 겪는 어려움이 더 크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이러한 부분에 있어 우리가 더 열심히 노력하자는 말씀 밖에 드릴 수 없는 제 현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다하여 우리 수산물의 안정성을 홍보하는 일 부터 하나씩 시작하겠습니다. 어업인 여러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실천하기 위해 많은 분들을 더 많이 찾아뵙겠다는 말씀도 드립니다. 지혜를 모으고 함께 어업인들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끝으로 전남지역 발전을 위한 방안을 소개해 주십시오.

△지난 2010년 함평군수 퇴임 이후 제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자숙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얻은 답은 항상 문제 해결의 답은 국민 여러분이 제시해주셨으며 국민 속에 답이 있다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고 뜻대로 실행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제는 낡고 지역민의 민의를 대변하지 못하는 독점구도를 깰 것을 지역민은 요구하고 있습니다. 호남지역에서의 안철수 현상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왜 선택받아야 하는지 보다는, 상대가 선택받아선 안 된다는 논리만을 강요하는 정치는 더 이상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곤란합니다. 우리의 삶을 질적으로 변화시킬 정치가 필요합니다. 정치는 나라와 국민이 가야할 미래를 여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미력하나마 사람이, 가족이, 우리가 행복한 사회, 발전하는 전남을 위해 묵묵히 한걸음씩 걸어가겠습니다. 함께 해주실 것을 도민 여러분과 수산인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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