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생사의 기로...당연히 유지된다는 생각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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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 생사의 기로...당연히 유지된다는 생각 NO
  • 장승범
  • 승인 2013.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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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수협중앙회 지도경제대표이사

김영태 수협중앙회 지도경제대표이사가 지난달 23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지난 29일 김 대표이사는 수산전문기자들과 빌딩숲 사이로 시원하게 펼쳐진 잠실 석촌호수 근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지난 1년을 뒤돌아 보신다면….
△수협이 앞으로도 당연히 유지되고 존재할 것이란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치열한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고 경영에 임하고 있습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위기는 항상 존재합니다.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력을 다해 사업을 펼쳐야 한다는 마음가짐입니다. 후배들에게는 어찌보면 고통스러울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으면 수협이 살아남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살아남기 위해 수협 직원들은 어떻게 변해야 할까요.
△우리 수협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조직원들의 변화와 이에 따른 고통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인내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수협에 필요한 인재상은 거미형 인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거미형 인재는 환경 변화를 열심히 쫓기보다는 이를 예측하고 앞서 나아가 기다릴 줄 아는 인재, 즉 거미줄을 쳐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것과 같이 환경의 변화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사람이지요.
상사의 지시만 열심히 따라가는 직원, 그마저도 따라가기에 급급한 직원은 더 이상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가 아닙니다. 정부의 정책기조, CEO의 경영방침이 세워졌을 때 자신의 업무와 수협의 사업을 연결지어 큰 그림을 그리고 생각할 줄 아는 직원이 창조경영과 부합하겠지요.
고금리, 고성장 시대에서 저금리, 저성장시대로 변화하는 이 시점에서 기업 문화도 혁신의 대상입니다. 많은 수확을 얻기 위해서는 좋은 밭에 좋은 씨앗을 뿌리 듯 우리 수협도 거미형 인재를 많이 키우고 그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상호금융과 공제사업은 어떻게 꾸려나갈 계획입니까.
△최근 금융환경 변화와 관련, 상호금융사업과 공제사업은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합니다.
사람이든 가축이든 되새김이 필요합니다. 무조건 외형적 성장을 지향해선 안되고 질적인 차원에서 고민을 해야 한다고 보고 저금리 대책 TF를 구성해 전사적 차원에서 금융사업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공제사업은 보장성 보험 위주로 사업을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상호금융 사업은 마케팅역량 강화를 중점 추진하며 어느 정도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호금융사업은 올해부터 마케팅역량강화 프로그램(SSP)를 도입하고 업무능력과 고객서비스를 조합과 직원들이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세일즈코치들을 양성해 현장에 배치하기 시작했습다.
학습과 성장을 스스로 이끌어갈 수 있는 체계를 이식함으로써 질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핵심 방안 중 하나입니다.
이처럼 금융사업부문에서는 내실과 질적성장을 강조하는 반면 경제사업에 있어서는 양적 성장이 우선이 방침입니다.
유통판매사업은 우리 정체성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시장 내에서 수협이 점유하는 비율을 늘려 지배력을 확보해 나가야하겠죠.

-경제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절실할텐데….
△경제사업은 돈을 벌겠다고 하는 사업이 될 수 없으며, 협동조합으로서 당연히 지속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익창출의 잣대로 투자실익을 따질 수 없습니다. 반면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엄청난 자금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사업은 지금 투자한다고 해서 제 임기 중에 성과가 나올 수 없습니다. 긴 호흡과 장기적 안목을 갖고 투자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 실행하겠습니다.
이에 수협은 6월말까지 경제사업 활성화를 포함한 수산물 유통구조개선 방안을 확정 짓고 수산물 가격 안정에 적극 나설 방침입니다.

-요새 수산물이 비싸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국민들 사이에 수산물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반대로 폭락하는 경우에는 누구도 말하지 않습니다. 수산물 가격 변동을 바라보는 이중적 잣대가 아쉬울 따름입니다.
기본적으로 공급량이 달리므로 가격이 오르는 기조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겠지만 가격의 진폭이 큰 특성이 수산물 유통에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과입니다. 수협이 생산자 수취가는 높이고 소비자 구매가는 낮출 수 있도록 유통판매 중심 조직으로 변신해 나갈 것입니다.

-조직성과관리도 개혁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조직의 업적달성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균형성과표(BSC)를 대폭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각 부서, 팀 들이 정말 핵심적으로 집중해야 할 업무들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를 평가지표로 반영하여 성과측정의 실효성을 높여가고자 하는 것이지요.
엄정한 평가를 실시, 이를 인사와 급여에 연결해 성과지향적인 조직문화로 탈바꿈하려고 합니다.
팀장급 이상 직원들에 대한 급여체계를 연공서열을 탈피한 역할과 직무 중심의 보수체계로 변화시켜 나갈 계획이고, 근무성적평가 등 인사 체계 전반에서 합리성과 객관성을 극대화 해 조직원들에게 강력한 동기부여를 줄 수 있도록 하는 인사 방침입니다.
변화에 대한 거부감과 저항도 있겠지만 조직원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며 수협을 혁신하고자 합니다. 조직원과 소통의 폭을 넓히고자 직접 사내 인트라넷에 글을 올리기도 하고 직원들이 작성한 설문지를 하나하나 직접 읽어보고 현안을 챙기고 있습니다.
직원들과 마음을 터놓고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는다면 수협의 변화는 이루어 낼 수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하신다면...
향후 경영방침의 최일선 과제는 혁신입니다.
당연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란 안일한 마음가짐을 버리고 경영에 임할 것입니다. 또한 수협문화의 변화가 조직생존의 길이라는 인식 하에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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