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명품전복-전복 종묘생산과 양성, 유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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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명품전복-전복 종묘생산과 양성, 유통까지
  • 탁희업
  • 승인 2012.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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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 다시마 자체 생산 철저한 사육관리로 생산성 향상


쉴새없이 올라오는 2~3m의 다시마가 뱃전에 가득 쌓여가고 부부는 손발이 척척 맞는다. 시끄러운 기계음이 있지만 약간의 움직임만으로도 다음 일을 알아 차린다. 오한윤(54, 거성수산)사장과 부인 김명자(53)씨는 10년 이상을 바다일을 함께 해 왔다.
지난달 22일 오전 8시경 망남리 포구에서 양식장 관리선에 오른 부부는 전복양식장 외곽에 위치한 다시마양식장으로 향했다.
전남 완도군 완도읍 망남리 앞바다에는 전복 양식의 본고장인 완도군에서 비교적 늦게 전복양식이 시작됐지만 현재는 1만2000칸의 전복가두리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56어가가 일률적으로 500칸을 분배받아, 자본이 없거나 고령어업인들은 시설을 임대해 현재 34어가가 전복양식에 참여하고 있다. 전복먹이인 미역과 다시마 시설도 일정 비율로 배정돼 전복 가두리 외해쪽은 해조류 양식을 위한 부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망남리 포구에서 양식장 관리선으로 10여분 거리의 다시마 양식장에 도착한 윤씨 부부는 다시마 육성 로프를 크레인에 걸어 다시마를 끌어 올린다. 미역과 다시마도 각각 400줄(1줄당 120m)씩 키운다. 12월부터 3월까지는 미역을, 나머지는 다시마를 먹이로 준다.
크레인 끝쪽에는 다시마를 자동으로 절단하는 장치가 설치돼 20여분만에 5t의 관리선 선창에 다시마가 가득하다.
전복 가두리 800칸을 운영하는 윤씨 부부는 10일만에 한번씩 먹이를 준다. 기계가 자동화됐지만 양식장 관리선에 다시마를 가득 실어도 9톤정도에 불과해 먹이 채취와 급이를 2, 3차례 반복해도 하루에 줄 수 있는 양은 200칸 정도. 800칸에 먹이를 주기위해서는 꼬박 4일정도가 걸린다. 전복시설이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어 이동거리가 짧은 것이 그나마 다행한 일.
100~120칸씩 나눠 시설된 전복 가두리에 도착해 부인 김씨가 지정한 곳에 정확히 투입된다. 크레인이 한번 집어올리는 양이 가두리 한칸에 가득 찰 정도로 일정하다. 먹이공급 마지막 날인 이날은 다시마 1줄(약 3톤정도)을 겉어 올려 40여칸에 먹이를 골고루 나눠줬다. 지난해 입식해 1년정도 키운 4~7cm정도 전복 가두리를 꼼꼼히 살핀 후 망남리 포구로 돌아온 시간은 11시경.
지난 1998년 새로운 소득 품종으로 떠오른 전복 종묘생산에 뛰어든 오 사장은 2년후 이곳 망남리에서 처음으로 전복양식에 나섰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먹이 시설도 없던 곳이라 주위에서는 반대했지만 이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투자에 나선 것. 시설이 타 지역보다 견고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가 많았지만 조류 소통이 원활해 바다 환경이 잘 유지되고 전복 성장도 빠른 편이다.
전복 가두리양식에 나서면서 작업량은 2, 3배 늘어났다. 5월경 전복 종묘생산을 위해 파판을 준비하고 규조 배양도 해야 한다. 이때부터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수조를 청소한 후 가두리양식장 관리에 나선다. 이때부터 먹이 먹는 양도 늘어난다. 출하가 끝난 가두리는 육상으로 수거해 청소한 후 재설치한다. 전년도에 입식한 1년생 전복을 골고루 분망해 주고 종묘 입식 준비도 해야 한다. 또한 9월부터는 미역과 다시마 양성을 위한 준비도 해야 한다. 외부 인력을 고용하지 않기 때문에 부부가 항상 일을 함께 한다.
오사장은 전복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를 자체적으로 키우기 때문에 생산원가를 줄일 수 있고 철저한 사육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전복양식의 수익성도 그다지 높지 않다며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억원에 이르는 가두리 시설 등의 초기 투자 자금으로 인해 오 사장은 매년 2~3억원을 투입해 왔다. 지난해까지 족히 20억 원이상이 들어갔다.
가두리 시설은 이곳 바다의 특성을 고려해 다른 지역보다 두 배 정도 견고하게 만들었다. 양식장 관리선도 미역과 다시마 채취, 전복먹이 급이에 맞게 수억원을 들여 자동화 시설을 갖췄다. 양식의 성패를 좌우할 종묘는 자체적으로 연간 70만마리(3cm 기준)를 생산하고 있지만 연간 150만마리가 소요돼 매년 2억 원정도씩 외부에서 구입한다.
지난해 11월에는 유통업체를 만들고 1월 7일 망남리 포구에 특산품 판매장도 열었다. 유통은 둘째 아들 지수(30)씨가 맡고 있다. 10여분 거리의 바다에서 전복을 수확해 이곳에서 포장해 직접 판매한다. 양식장이 가까워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소비자들에게 싱싱한 상품을 공급해 주기 위함이다. 유통을 시작한 지 7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완도군 관내에서 소문난 유통업체로 최고의 품질과 맛을 자랑하는 󰡐명품전복󰡑 브랜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망남리에도 30대 전후의 젊은이들이 가구당 1명씩 있을 정도로 전복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집안일에서부터 자식들 교육, 양식장의 크고 작은 일을 도맡아 해 온 부인 김씨에게 모든 공을 돌리는 오사장은 자식들이 자부심을 갖고 바다 일을 할 수 있도록 힘닿는데 까지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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