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완전 양식의 길 찾는다 2-수정란 국내 이식 대책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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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완전 양식의 길 찾는다 2-수정란 국내 이식 대책이 관건
  • 탁희업
  • 승인 2012.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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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산란된 수정란 안정적 확보 '어려움'

지난 5일 오전 7시. 지난해부터 사육하고 있는 참치가두리에 먹이를 주는 양식장관리선에 승선했다. 16톤 트럭에 가득 실린 전갱이 등의 생사료는 크레인을 이용해 가두리 가운데 설치된 먹이터에 넣어준다. 순식간에 대형 참치들이 먹이를 먹기 시작했다. 이곳 2개의 가두리에는 지난해 어획된 70-100kg 참치들이 수용돼 있으며, 주 2회 먹이를 준다. 200kg이상 대형어는 없지만 충분히 성숙된 참치들이다.
수온이 23℃ 전후가 되면 산란행위가 일어나고 주로 해질 무렵부터 야간에 산란이 이뤄지는 것으로 이곳 관계자들은 전했다.
다음날부터 자연산란된 수정란을 얻었다. 채집량은 매일 변동이 있었지만 1000cc정도의 알을 얻어 국내로 보내졌다. 2년차 사업에 나선 한국해산종묘협회는 지난해에는 수정란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올해는 안정적으로 수정란을 얻는데 성공한 것이다. 산란시기와 수온, 조류 방향과 채집 그물의 형태, 알 수거 시간등에 대해서도 노하우를 갖게 됐다. 종묘 양산화의 첫 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해결해야할 과제도 발생하고 있다.
우선 국내 이식의 문제다. 참치는 수온 23℃전후에서 산란후 약 40시간만에 부화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전 5시경 수정란을 수거해 세척하고 포장해 서류를 작성하고 공항으로 이동하는 시간국내에 이식돼 종묘부화장에 수용될 때 까지의 시간을 어떻게 단축하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이를위해 포장 방법이나 수온 유지등에 관한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
지난 8일 오전 6시 1300cc의 수정란을 확보한 박완규 회장은 30분만에 양식장에서 작업장으로 수정란을 옮겨 세란과 포장작업을 실시하고, 곧바로 한국으로 전화를 돌렸다. 수정란을 받을 경남 남해와 충남 태안지역 회원사들에게 검역장고 지정과 통관등에 따른 서류준비를 협의했다. 7시간의 시차를 감안하면 당일 서류를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 11시까지 공항에 도착해야 오후 4시 비행기에 실을 수 있고, 한국에 도착하면 다음날 오후 3시가 넘는다.
또 한가지는 EU에서 지역내 생물의 해외 반출을 극도로 규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EU 국가들이 중심이돼 감소하고 있는 참치 자원량 확보와 유지를 위한 대형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기술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수정란 채집에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아조파디사도 참치 수정란 반출에 조심스런 반응이다. 때문에 자연산란된 수정란을 언제까지 규제없이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몰타의 참치 양식과 협력 방안
대서양참치보존위원회로부터 1600t의 쿼터를 확보한 아조파디(ADJ)사는 올해 12척의 참치 선망선을 투입, 지난달 31부터 참치조업에 나섰다. 올해 수온이 23℃로 예년보다 높아 조업시기가 일주일 앞당겨졌다. 지난해 2500t의 쿼터중 750t 어획에 그쳤던 이 회사는 4년전에 비해 쿼터량이 46% 줄었고 출어경비도 높아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조업은 5일만에 끝났다. 조업수역도 몰타에서 50마일 해상으로 멀지 않고 어획된 참치도 200kg 이상 대형어가 전체의 30%이상을 차지해 예상외의 소득이 기대되고 있다. 지름 50m 가두리에 수용된 9개의 가두리중 200~300kg 크기 대형어가 수용된 것이 3개, 나머지도 평균 100~150kg이며 가격도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
지난해 부진을 벗어나 기분좋은 어획고를 올린 아조파디사의 조셉 부사장은 올해 참다랑어 수정란 채집에도 좋은 조건이 형성됐다며 박완규 해산종묘협회장에게 모든 지원을 약속했다. 2개 가두리에 수정란 채집그물 설치를 허락하고, 양식장 관리 인력과 전문다이버 지원도 약속했다. 2~3일후 이곳에 도착하는, 대형 참치가 수용된 가두리에서의 채집도 허락했다.
아조파디사의 전폭적인 지원은 우리나라의 참돔 종묘 공급 때문이다. 몰타 최대 수산물 생산및 유통회사인 이 회사는 품종 다양화와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참돔 양식을 기획하고 있으며, 종묘수급을 한국해산종묘협회가 하기로 돼 있다. 하지만 이곳까지 종묘를 수송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종묘 공급이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참치 수정란 확보와 지원이 어려워질 수 있다. 때문에 해산종묘협회는 한국산 참돔 수정란을 보내 현지에서 부화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10일 오후4시. 일요일을 맞아 가두리양식장 주변에는 낚시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맑은 날씨로 인해 투명도가 족히 10m는 될 듯했다. 가두리안에는 가끔 지느러미를 드러내며 표층 가까이로 올라오는 참치도 있었다. 수중 상황을 보기위해 수중카메라를 들고 직접 물속에 들어갔다. 수심 40m의 저층에 있던 참치들이 수면 가까이로 유영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2년간의 노력 끝에 수정란 확보에 성공함에 따라 참치양식의 첫걸음은 내디뎠다. 완전양식의 길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100kg이상의 대형 참치들이 무리지어 수중을 헤엄치는 장관을 우리 연안 가두리에서 볼 수 있는 날도 머지않은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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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셉 아조파디사 부사장

참치 완전양식위해 지속적으로 지원

조셉 부사장은 아조파디의 참치어업과 양식장, 수산물 판매장, 수출입 업무는 물론 지난해 인수한 식품전문회사와 판매회사까지 맡고 있다. 아버지인 찰리 사장은 리조트 사업에 전념함에 따라 업무량이 2배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해산종묘협회와의 업무협조는 가장 우선적이며 적극적이다. 한국에 수정란 이식을 적극 협조하는 것도 참돔 종묘를 비롯한 양식기술 협력 때문이다.
조셉 부사장은 올해 비록 참치어획이 호조를 보였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치 시장 가격도 내년에는 하락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이유중의 하나다.
참치 종묘생산에 대해 조셉 부사장은 꼭 필요한 사항이라면서도 EU지역에서도 자원량 확보차원에서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위해 몰타 수산과학원과의 협력방안을 제안했다.
조셉 부사장은 참치에 대한 EU의 정책과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한국의 참치완전양식을 위해 최대한 협조,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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