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방파제 안전시설 점검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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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방파제 안전시설 점검현장
  • 탁희업
  • 승인 2012.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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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항시설안전 우리가 지킨다"
한국어촌어항協 109개 국가어항 매년 2회 정기점검
올해 안전점검 예산 8억7800만 원 장비 인원 태부족



지난 16일 따뜻한 봄날씨가 이어지면서 강원도 양양군 수산항 방파제에는 어구와 어망을 수리하는 어업인들의 손길이 바빠지고 있었다. 파도도 잔잔했다. 그러나 5톤 미만의 소형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북방파제 내측 수면에는 여러곳에서 물길이 만들어져 쉼없이 바닥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3-5m를 유지하던 수심도 모래가 쌓여 50cm도 채 되지 않았다. 토사 면적도 1년전보다 2배정도 넓어져 방파제 200m까지 확산되고 있었고, 이대로 둘 경우 항 입구까지 번질 우려도 보였다. 한국어촌어항협회 어항본부 안전진단팀과 동행해 직접 인한 수산항의 토사(모래) 퇴적 현상이다. 이대로 둘 경우 수산항내 어선 정박이 불가능할 수 도 있으며 방파제의 안전도 심각한 수준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실제 양양군 수협이 지난해 준공한 항내 위판 시설은 10톤이상 어선 정박이 불가능해 개장도 못한 채 방치돼 있다.
성상봉 안전진단팀장은 󰡒방파제 하부에서 물길이 항내로 들어오고 방파제 바깥의 모래가 물길을 타고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다󰡓며 󰡒토사유입 원인을 규명하고 안전을 위한 시설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산항 북방파제 매몰현상은 지난해 안전점검에서 발견해 올해 시설 보강을 실시하게 됐다.
안전점검 결과 기초 사석부에 구멍이 나 있거나 유통 통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항내 매몰이 진행될 경우 어항의 사용성에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차수벽을 설치해 투과되는 부유사를 차단해야 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항내 준설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저층부의 안전성이 문제가 될수 있기 때문에 과학적인 진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점검 결과가 대형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점검의 효과가 그대로 보여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어촌어항협회는 국가어항 109개를 대상으로 매년 2회 정기점검과 10개 항에 대한 정밀검사, 정부가 요청하는 긴급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화성시 궁평항 물양장, 강원도 삼척시 덕산항, 임원항 방파제에 대한 사전점검으로 방파제 피해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는 실적을 거뒀다. 안전점검을 하지 못해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60-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 강원도 거진항 항로 매몰로 해경과 해군 함정, 어선등이 출입항시 안전운항에 애로를 겪고 있다.
수산항에서 자동차로 한시간여 남쪽으로 달려 도착한 덕산항 시설하부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했으나 사전점검으로 깔끔하게 마무리 돼 있었다. 그러나 안전진단팀은 얼마전 외측 테트라포다(TTP)의 유실 현상을 발견하고 재점검에 실시하고 있다. 덕산항은 1994년도 방파제 460m를 완공한 후 약 20여년이 경과됨에 따라 시설이 노후되었고 기상이변으로 방파제가 월파되는 등 항내 정온유지가 어려워 어선 안전정박에 많은 불편이 초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동해어업관리단 강릉어항사무소(소장 선병길)는 강원도 삼척시에 위치한 국가어항인 덕산항 정비를 위해, 금년도 예산 5억원을 확보하여 년말 준공을 목표로「정비계획 및 실시설계용역」을 5월초 착수한다.
강원도에서 손꼽히는 수산물 위판실적을 올리고 있는 임원항은 시설이나 규모가 남다르다. 대게 판매장에 한켠에 설치돼 있고 대형 어선들도 정박해 있으며 요트계류장도 설치돼 있다. 하지만 임원항은 동해안의 특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곳으로, 방파제와 어항시설의 안전이 어느곳보다 중요한 곳이다. 특히 일본 동해안에서 쓰나미가 발생할 경우 30분-1시간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이며, 평소에도 강한 파도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는 곳이다. 실제 지난 2005년 태풍 나비의 영향으로 방파제 콘크리트 일부가 파손되기도 했다. 방파제에 대한 안전점검이 실시된 것도 이 사건이 계기가 됐다.
기자와 함께 시설을 둘러보던 안전점검팀은 방파제 외측의 TTP시설 훼손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관측하고 안전점검 대상으로 꼽았다. 또한 3단 형식으로 시설된 방파제와 항 입구의 토사현상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보였다. 방파제 내부에 형성된 하천에서 토사가 밀려들어 항 입구쪽으로 매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5년부터 국가어항 기본시설 745개소에 대한 안전점검을 수행하면서 시설물의 노후, 변위, 파손 등 진행성 피해를 확인하고 내구연장과 피해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로 안전을 확보해 정부예산 900억원정도를 절감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유지보수 보강이 완료된 12개소를 대상으로 안전점검 기여도를 조사한 결과 피해추정액이 1180억원이었으나 실제 투입된 보강금액은 290억원으로 사전 점검으로 인한 예산 절감효과는 890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국가어항 기본시설 안전점검 실시결과 93%가 상태등급 B등급이상으로 양호했으나 C등급이하가 36개항, 49개 기본시설로서 지속적인 관찰과 보수, 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어촌어항협회의 안전점검 관련 예산은 올해기준 8억7800만원에 불과하다. 안점점검 고도화를 위한 진단 장비도 부족한 실정이다. 인력을 활용한 점검방식에서 첨단장비를 활용한 점검방법 도입도 필요하며 IT및 연구개발과의 접목도 절실한 실정이다. 특히 어항 시설의 건설과 어장 및 어촌환경 정비에 관한 과학적인 조사와 연구, 성과 보급을 전담하는 기술연구소 설립도 시급한 상황이다. 항만 턴키 설계의 경우 대부분 수리모형실험이 이뤄지고 있으며, 비용이나 국내연구기관의 실험장비 부족으로 중국에 실험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 연간 50억원이상의 외화가 유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성 팀장은 어업기반 구축이나 어항 특화 개발, 자연재해 예방을 위해서는 관련 전문기술연구소에 의한 연구사업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촌어항협회 안점점검팀은 9명의 직원이 3개 팀으로 나눠 109개 어항에 대한 안전점검에 나섬에 따라 연간 150일이상 을 현장 출장에 나서고 있다. 수산항과 덕산항, 임원항을 하루에 둘러보고 저녁 늦은 시간에 본사에 도착한 이들은 보고서 작성후 다음날 또다시 안전점검을 위해 현장으로 달려갔다.

-탁희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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