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사료로 새로운 도전...물보라 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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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사료로 새로운 도전...물보라 수산
  • 최춘환
  • 승인 2011.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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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마늘사료 경영비 절감․생산성 향상

어업인 정영섭(56․경남 남해군 물보라수산 대표)씨는 요즘 가두리양식장을 관리하는 틈틈이 올해 안에 양산체제를 갖춘 사료공장을 건립하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섬진강 하구 기수역(汽水域)인 하동군 금남면 노량의 맞은편에 위치한 남해군 설천면 월곡리 지선에 위치한 정 사장의 해상가두리 양식장은 민물이 흘러들어오는 해역이라 숭어를 주로 기른다.
지난달 말 찾아간 정 사장의 양식장에는 올해 가을 출하를 앞둔 숭어가 가두리에 가득 들어차 활발한 먹이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이른바 친환경 마늘사료를 먹는 참숭어(밀치)다.
정씨는 수산업계는 물론 사료업계에도 양식어류 마늘사료 개발자로 유명하다.
20여년 째 어류양식에 종사하고 있는 정 사장은 당초 물고기를 기르면서 항생제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사료를 고민하던 중 마늘을 떠올렸다. 또 항균작용과 항암효과가 뛰어나 세계 10대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마늘을 물고기에게 먹이면 이를 먹는 사람의 건강 또한 당연히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
이 같은 정 사장의 생각은 현장에서 나타났다.
정 사장은 지난 2006년과 2007년 어류양식장에서 조피볼락 인공종묘를 대상으로 마늘을 첨가한 사료와 냉동사료(TOD), 일반 배합사료(EP) 등 3종의 사료로 실험 양식을 실시했다.
그 결과 9개월 동안 마늘사료를 먹인 물고기는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어병 예방용으로 목초액을 1회 사용했는데도 어병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냉동사료와 일반 배합사료 사용 가두리에서는 예방용 항생제를 2회 사용했는데도 일부 어병이 발생해 치료용 항생제를 각각 2~3회 사용했다.
이 같은 실험결과를 토대로 이후 마늘을 첨가한 사료를 자신의 가두리에 기르는 숭어와 우럭에 먹인 결과 일반 사료를 먹였을 때보다 폐사율이 크게 낮아졌다.
그때까지 정 사장 양식장의 어류폐사율은 30% 정도에 달했다. 하지만 마늘사료를 먹인 결과 폐사율이 5% 정도에 불과했다.
왕성한 먹이활동을 벌이다 보니 같은 기간 사육에도 일반 사료를 먹은 물고기보다 성장률 또한 훨씬 높았다.
폐사율이 낮고 성장률이 높다보니 생산성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마늘 값이 항생제 가격보다 싸 양식원가가 줄어드는 부수효과까지 나타났다.
또 마늘사료를 먹고 자란 물고기는 마늘 특유의 향 때문에 생선의 비릿한 냄새를 줄이고, 일반 사료를 먹은 물고기보다 육질이 쫄깃쫄깃해 횟감용으로 더욱 인기를 누리는 효과를 얻었다.

수산신지식인 이어 발명특허 획득

정 사장은 이 같은 현장 실험과 경험을 토대로 양식사료 산업에 뛰어들 새로운 도전에 들어갔다.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사료, 마늘 주산지 남해를 살린 특화 제품을 개발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어업인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마늘사료 특허 획득을 추진했다. 마늘 특산지로 유명한 경북 의성군 지역의 마늘소, 마늘돼지, 마늘닭, 마늘계란 등을 참고했다.
여기에다 남해군이 추진하는 마늘을 지역특화작물로 육성하는 군정시책도 정 사장의 마늘사료 개발에 힘이 됐다.
정 사장은 당초에는 마늘사료라는 상표권 등록만 생각했으나 상표권 등록만으로는 고유의 권리를 보장하기에 미흡하다고 판단, 아예 발명특허로 방향을 바꿨다. 하지만 발명특허 등록이라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정 사장 혼자 힘으로 우여곡절 끝에 지난 3월 30일 ‘마늘을 함유한 기능성 어류 사료 및 그 제조방법’이라는 명칭으로 발명특허를 획득했다.
발명특허를 준비하는데 2년여의 기간이 걸렸지만, 지난해 12월 20일 출원한지 3개월여 만에 등록되는 개가를 올렸다.
정 사장은 발명특허 획득 전에 이미 마늘사료와 관련 잘 알려진 수산업경영인이다.
마늘사료는 건강과 친환경이라는 현대인들의 주요 관심사항이 딱 맞아떨어졌다. 특히 미래 신성장동력이 주요 화두로 등장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에도 그대로 부합하는 아이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은 마늘을 이용한 기능성 사료개발 산업화 및 기술보급으로 해산어류양식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9년 농림수산식품부가 선정하는 수산신지식인 가운데 우수신지식인에 올랐다.

올해 안에 양산체제 갖춘 사료공장 건립

정 사장은 초기에 생마늘을 갈아 사료에 첨가해 먹이다가 마늘 분말을 첨가하는 방범을 사용했다. 그러다 마늘분말을 일반 배합사료에 코팅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계속 진화를 거듭해 왔다.
하지만 수동으로 작업하다보니 생산량이 한계에 부딪쳐 사료로 일반화하기 위해선 양산체제를 갖춘 공장을 건립해야겠다고 생각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은 현장 경험을 토대로 한 아이디어 제품인 마늘사료를 보급하기 위해 정부 지원사업의 문을 두드렸다. 정 사장의 마늘을 이용한 친환경배합사료공장 건립계획은 남해군의 지역특화작물 시책과 맞아떨어져 올해 수산사업대상에 포함됐다.
사업비는 국비 15억원과 지방비 9억원을 포함해 모두 30억원이다. 사업전망이 좋아 자부담 6억원은 영어조합법인을 통한 확보에 큰 어려움은 없다.
수산업 초기 굴양식과 굴채묘에서 시작해 20여년 전 어류양식으로 업종을 바꾼 정 사장은 이제 수산업경영으로서 3번째 길인 사료사업에 본격 뛰어든다.
정 사장은 올해 안에 공장 건립을 완료하고 마늘사료 양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사료공장 건립사업에 몰두해 있는 정 사장은 마늘사료를 단순히 개인의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지 않는다. 정 사장은 “정부 지원사업인만큼 전체 어업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한수연 남해군연합회장과 중앙연합회 수석부회장을 포함해 부회장을 3차례나 거치며 수산업경영인 발전에 기여하기도 한 정 사장의 생각이 기본 바탕에 자리 잡고 있다.
어류양식 어업인에서 마늘사료를 개발해 수산 우수신지식인에 선정되고 발명특허까지 획득한 정 사장의 좀 색 다른 시도와 노력이 국내 어류양식과 양식사료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1 : 물보라수산 정영섭 대표가 자가 생산한 마늘 첨가 배합사료를 숭어에게 뿌려주고 있다.

사진2 : 정영섭 물보라수산 대표가 자체 개발한 마늘분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 마늘분말은 가두리양식장에서 수작업을 통해 배합사료에 코팅 처리된다.

사진3 : 경남 남해군 설천면 월곡리 지선에 위치한 물보라수산의 해상 가두리 양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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