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 위기극복 현장을 가다-⑯성산포 수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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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업 위기극복 현장을 가다-⑯성산포 수협
  • 윤창훈
  • 승인 2010.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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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운동 모체인 경제사업에 승부

제주 서귀포시 성산포항이 최근 외지 어선과 관광객의 출입이 빈번해지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평일 오후에도 다른 지역 차량들로 항구 주차장이 가득 차고, 식당들은 사람들로 붐빈다. 이곳 성산포항과 전남 장흥군 회진면 노력항을 잇는 쾌속선 오렌지호(2400t)가 취항한 지난 7월 이후 바뀐 풍경이다. 기존 목포나 완도, 고흥 녹동에서 제주를 오가는 항로가 3~4시간가량 걸리는 반면, 이 쾌속선은 1시간50분 만에 주파한다.
특히 어업전진기지로 잘 알려진 성산포항에서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은 바로 성산포수협(조합장 강승효)의 수산물 직판장이다. 문을 연지 3년째인 이곳 직판장은 어업인들이 직접 잡은 갈치 등 제주도 특산물을 하루 1000만 원 씩 판매하는 알짜배기 매장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성산포수협은 협동조합의 근간인 경제사업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제빙·저빙시설 확충 외지어선 유치

성산포수협은 내년 정부예산에서 6억 원, 지방비 4억5000만 원을 보조받아 항만부지 400평에 위판장을 새로 마련할 예정이다. 이는 대형선망이 잡아들인 고등어를 유치하기 위한 포석이다. 대형선망 운반선이 부산까지 운항하려면 무려 8시간 이상 걸릴 뿐 아니라 기름값만 해도 현재 가격을 기준할 경우 400만 원 이상 들기 때문에 좋은 시설만 갖추면 많은 어선들이 몰려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수협 측은 4억5000만원을 자담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아울러 수협 측은 제주도 연근해에서 생산되는 갈치를 비롯, 고등어 멸치 등의 원활한 처리를 위해 제빙 및 저빙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다. 필요한 재원은 정부에 7억 원을 보조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머지 3억 원은 조합 자체자금으로 충당할 방침다. 성산포수협의 주력어종인 갈치채낚기어업이 시작되는 6월부터 연말까지는 외지어선들이 많이 몰려오기 때문에 지금의 제빙능력 1일 40t, 저빙시설 700t으로는 크게 모자라기 때문에 추가 증설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부인체 성산포수협 상임이사는 “제주자치도가 올해부터 오는 2014년 말까지 사업비 1000억 원을 들여 서귀포시 화순항에 전자경매시스템을 갖춘 수산물도매시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앞으로 외해양식에서 생산되는 참다랑어와 선망어선에서 잡는 고등어 등을 취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항 소방시설 확보에 총력

지난 2007년 9월 성산포항에 정박 중이던 어선에서 원인모를 화재가 발생, 모두 13척이 전소됐거나 반소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피해 선주들은 정부로부터 한 푼도 지원받지 못했다는 것. 이처럼 화재가 나면 평생 모은 재산을 한꺼번에 날리기 때문에 수협 측은 이같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20t 규모의 소형 소방정 배치를 제주도와 소방방재청에 요청했다. 결국 소방방재청은 4억 원의 예산을 들여 소방전 1척을 지원키로 했으나 이 배로 제주도 전역을 담당하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수협 측은 기존 어장관리선에 고압분사 펌프를 설치, 화재를 조기에 진압하는 방안을 관계기관에 건의 해놓고 있다. 고압분사 펌프 가격은 대당 2000만 원으로 소방정보다 훨씬 저렴하고 각 항포구에 비치할 경우 큰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성산포수협은 공제 전담직원을 각 지점에 배치, 지난해의 경우 10억2000만원의 공제취급 수수료를 벌어들여 일선조합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게다가 지난 10월에는 제주도내에서 처음으로 직영 가공공장이 식품안전관리 인증기준(HACCP)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국내 굴지의 식품회사인 CJ푸드 측에 해마다 고등어 300t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인터뷰/강승효 성산포수협 조합장

"어선화재 대비, 실효적인 지원 절실"

“소방방재청이 어선 화재에 대비해 내년에 투입하기로 결정한 소방정 한 척으론 수요를 충당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관리에도 문제가 많기 때문에 기존 관리선을 활용한 고압 살수펌프 지원이 바람직합니다”
지난해 4월 취임해 어선화재 재발을 막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는 강승효 성산포수협 조합장은 정부가 현실적인 지원을 펼쳐주길 주문했다. 실제로 강 조합장은 수협중앙회로부터 어선에 누전차단기 설치비 지원을 이끌어냄으로써 앞으로 전기 누전에 의한 화재가 크게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그는 “기존 소방차는 바람이 부는 항구에선 무용지물”이라며, “앞으로 화재 경보기와 스프링클러 설치 및 보급을 확대해 어업인의 소중한 재산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강 조합장은 성산포수협의 경우 해마다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경제사업 비중이 많다보니 경영평가에선 항상 5등급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따라서 그는 수협중앙회가 경영평가 항목에서 자산 대비 경비등급을 각 조합 실정에 따라 적용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는 대도시에선 대출금이나 예탁금 증대가 수월하지만 소규모 어촌지역 수협들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제도적 모순 때문이다.
강 조합장은 “최근 수협중앙회가 지자체 금고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자금여력이 있는 대규모 조합과 어촌지역 조합 간에는 효과 면에서 온도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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