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 위기극복 현장을 가다-⑮양양군수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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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업 위기극복 현장을 가다-⑮양양군수협
  • 윤창훈
  • 승인 2010.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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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개선자금 수혈 없이 수익창출 모범사례

보통 작지만 내실 있고 야무지다는 의미에서 ‘작은 고추가 맵다’는 표현을 쓴다. 이를 수협 조직에 접목시켰을 때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 가운데 한곳이 바로 양양군수협(조합장 김영복)이다.
강원 양양군 현남면에 본소를 둔 양양군수협은 조합원 500여명 정도의 면 단위 조합이다. 현재 30여명의 임직원들이 상호금융 점포 3곳을 비롯해 사업소 4곳과 수산물백화점을 운영하며, 연간 400억 원대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2001년 다른 조합들이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을 채결하고 경영개선자금을 수혈 받을 때 양양군수협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더구나 수협 측은 상호금융 등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을 어업인 지원과 장학금 등으로 환원함으로써 다른 조합으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마른오징어 판매, 수협 직판사업 ‘모태’

양양군수협은 인근 어업조직과의 합병과 분할을 거치면서 지난 1965년 12월 양양군어업조합으로 태동기를 맞았다. 이후 10년간 협동조직의 기틀이 다져지면서 지난 1975년 비로소 양양군수협으로 출범했다.
수협 측은 지난 1980년대부터 관광객들의 붐비는 낙산지역에서 건어물과 각종 수산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당시는 수협 직판사업이 정착되기 이전이기 때문에 유통사업의 모태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수협 측은 해마다 어업인들이 생산한 마른오징어 10t을 판매하고 수도권 건어물 도매시장에 일일이 납품하는 정성을 들였다.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 환난에도 정부로부터 경영개선자금을 지원 받지 않고 흔들림 없이 조합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 이는 조합장을 중심으로 직원들이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1인 2역 또는 3역까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양양군수협은 효율적인 업무분장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 직원 복리후생에 소홀함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다.
실제로 양양군수협은 면단위의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상호금융사업에서 해마다 1~2등급을 유지해오고 있다. 아울러 상호금융 수익으로 지난해 1억2200만 원을 어업인 환원사업에 투입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조합원에게는 다각적인 특별대출 기준을 마련, 자금을 빌려 쓰도록 하고, 어업인 소득지원사업과 장학사업도 펼치고 있다.

연어가공품 공급…수익 다변화

이와 함께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인 경제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양양군수협은 내년부터 연어가공품 판매에 나설 방침이다.
수협 측은 해를 거듭할수록 위판량이 감소함에 따라 수익구조 개선 차원에서 대체사업을 모색해 오다가 양양군의 대표 특산물인 남대천 연어를 가공, 판매하는 계획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양군이 보조하고 안전성을 인증하는 연어가공공장에서 생산된 연어떡갈비나 돈가스 등을 수협이 학교와 군부대에 납품하는 급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수협 측은 7억 2000만원의 예산을 쏟아 양양군 북부권의 1종어항인 수산항을 준설해 연안에서 잡아들인 어획물을 위판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상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남부권 남애항에는 어항내 암반 제거사업을 펼쳐 멀리 부산과 경북에서 출어한 채낚기어선을 유치해 수익구조를 다면화 한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수협 측은 오는 3일부터 5일까지 물치리어촌계와 공동으로 도루묵축제를 개최한다. 올해로 2회를 맞는 도루묵 축제는 관광객들이 어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 도루묵이 걸린 그물을 직접 끌어 당겨보는 ‘관광객 도루묵 작업승선 그물당기기’를 비롯해 그물에 걸린 도루묵을 떼어내는 ‘도루묵 뜯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와 도루묵 화로구이, 도루묵칼국수 무료시식회 등 맛있는 도루묵을 맛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 싱싱한 도루묵을 현장에서 판매하는 직판장도 운영될 예정이다.


인터뷰/김영복 양양군수협 조합장
어업인 숙원 삼중자망 합법화 기간 늘려야

이달 초 취임 5개월 맞는 김영복 양양군수협 조합장은 지난 10여 년 동안 동해안 어업인의 숙원인 삼중자망어업의 합법화를 위해 뛰어온 일꾼이다.
그는 “자망어업에 종사하는 동해안 1200여 어업인은 정부가 삼중자망을 합법화하는 것은 물론, 범법자를 양성하는 단속에서 탈피하길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수산과학원의 용역 결과를 토대로 삼중자망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허용기한을 놓고 정부 측은 6개월을 제시한 반면, 어업인들은 10개월을 주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조합장은 “1년 중 6개월만 바다 일을 하라면 누가 따르겠느냐”고 반문하며 “산란기에 2개월 정도의 휴어기를 정하고 휴어기 때는 침체어망 수거작업을 통해 어업인들의 생계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불법어업 단속과 관련, 어업인 조직에 단속권을 부여해 상호 견제를 통한 효율적 자원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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