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 위기극복 현장을 가다-⑦강구수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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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업 위기극복 현장을 가다-⑦강구수협
  • 윤창훈
  • 승인 2010.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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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출시장 공략 상호금융 약진

쪽빛 바다를 따라 50㎞에 걸쳐 동해안 최고의 절경과 만날 수 있는 경북 영덕군 블루로드. 최근 제주 올레와 함께 걷기운동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이 길의 출발점에 바로 강구항이 있다. 강구항에 들어서면 400여개 대게 전문점이 눈에 들어온다. 대게 음식점과 판매점이 즐비한 이곳 한가운데 지난해 일선수협 경영평가에서 농수식품부장관상인 최우수상을 수상한 강구수협(조합장 강신국)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경영평가 최우수상 영예

강구수협은 지난해 말 기준, 1000억 원이 넘는 예탁금 증대와 함께 당초 목표의 10%를 달성한 37억 원의 공제료 수익에 힘입어 결산 결과 10억 원의 흑자를 냈다. 특히 조합의 근간이 돼 오던 위판사업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12억 원 줄어든 250억 원에 머물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성과여서 의미가 남다르다.
강구수협의 상호금융 대출규모를 보면 조합원에게는 310억 원이 지급됐지만 수도권 등 일반고객에게는 무려 2배가 넘는 670억 원이 풀렸다. 이는 영어자금 등 각종 정책자금 취급만으론 수협이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일선수협도 이제는 수도권 등 보다 넓은 대출시장으로 눈을 돌려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금을 조합원에게 환원하는 협동조합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구수협이 수도권 대출시장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 4월 강 조합장이 취임하면서 부터다. 당시 강 조합장은 해마다 200억 원대에 머물고 있던 위판사업 만으론 흑자경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상호금융사업에 조합의 사활을 걸었다.
강 조합장은 “열악한 위판시설 탓에 경제사업은 더 이상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며 “다른 수협들도 열악한 여건을 탓할 것이 아니라 상호금융과 공제사업 등 신규사업을 통해 얼마든지 모범조합이 될 수 있다”고 환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실제로 강구수협 측도 처음 부서장들을 대상으로 상호금융 목표치를 부여했지만 힘들다는 불평과 불만이 터져 나왔다는 것.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강구수협은 수도권 전담팀을 구성, 부동산 대출 등을 유치한 결과 오는 11월 초에는 경기 하남시 신장동에 하남지점을 개설하는 결실을 보게 됐다.

오는 11월 초 하남지점 개설

지역 상호금융시장을 선점하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강구수협은 인근 농협과 피마는 금리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에는 이 문제가 검찰까지 옮아 붙어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강구수협에 따르면 수협 측이 정기예금 연리 6.6% 특판으로 지역에서 인기를 끌 당시 강구농협은 연리 5.3%의 낮은 연리 때문에 영업실적이 부진했다는 것. 이에 따라 농협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강구수협은 유동성이 부족해 고금리로 예금을 유치한다’는 음해성 발언을 했다며 검찰에 고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러나 강구수협이 유치한 예금은 대부분 소액이기 때문에 고객이 예금을 찾아가더라도 심각한 유동성 위기는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강조합장은 “수협중앙회가 예대비율을 80%이상 넘지 말도록 권유하고 있지만 막상 현장에선 예대비율을 90%까지 끌어올려도 유동성 위기는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확신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대신 수협 측은 수도권 대출 등 리스크 부담이 따를 경우에는 중간에 법무사를 끼지 않고 직접 대출 당사자에게 송금하는 꼼꼼함을 보이고 있다.
강구수협은 이 같은 경영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말 전 직원에게 200%의 특별상여금을 지급했다. 올해에도 전 직원의 목표달성 노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500%의 상여금 지급을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 강구수협은 조합장을 비롯해 전 직원이 일일이 어업 현장을 찾아다니며 발로 뛰는 협동운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직원들에게 담당부락을 지정, 정기적인 방문과 함께 민원해결에 나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터뷰/강신국 강구수협 조합장
강구항, 연안항 지정 절실하다

“영덕대게의 집산지로 알려진 강구항은 사실 수심이 낮고 위판시설이 낡아 협동조합 본연의 기능인 경제사업을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 1000여 주민들이 서명한 건의서를 들고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를 찾아 나선 강신국(50) 강구수협 조합장은 강구항의 연안항 지정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강구항은 지난 1936년 개항한 이래 60년 동안 연안항 기능을 수행하다가 1996년부터 어항으로 축소,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게 강 조합장의 설명이다. 특히 항내로 오십천이 통과하다보니 토사가 쌓여 어선출입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수산물 위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다보니 어선들이 인근 포항항이나 구룡포항 등지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해마다 겨울철이면 대게를 맛보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드는 관광객들로 강구항은 제기능을 하지 못해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어업인들과 지역주민들은 강구수협을 중심으로 강구항의 연안항 지정을 촉구하고 있다.
강 조합장은 “강구항과 울릉도는 34마일 정도로 거리가 가까워서 연안화물 및 여행객 수송 역할을 분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는 2015년 인근 고속도로 개통과 연계해 연안항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수산업경영인 영덕군연합회장 출신인 강 조합장은 지난 1980년대 사업실패 이후 연탄이나 가스배달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고생하다 수산업에 뛰어들어 성공한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그는 항상 적극적인 자세로 ‘하면 된다’라는 신념을 협동조직에 접목, 최우수조합의 결실을 거둬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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