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도 브랜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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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도 브랜드 시대
  • 장승범
  • 승인 2003.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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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은 농심을, 콜라하면 코카콜라, 운동화는 나이키를 연상하게 된다. 또 컴퓨터하면 마이크로소프트, 반도체는 삼성을 떠올린다. 이처럼 소비자는 자기도 모르게 상품과 회사를 연결시켜 구매를 한다. 상품을 사는 것인지 브랜드를 사는 것인지 미처 인식하기도 전에 말이다.
브랜드 가치는 코카콜라가 6백96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는 6백41억달러, 인텔은 3백9억달러이고 삼성전자의 경우 8조8천억원, LG전자는 3조6천여억원 이라는 관련 업계의 주장도 있다. 이처럼 이름 자체로도 엄청난 가치를 지니는 것이 브랜드다.

사람들에게 브랜드는 어떻게 인식될까. 예를들어 대형할인매장에서 어떤 포장김을 골라 아주 맛있게 먹었다고 가정하자. 예전에 먹었던 김보다 훨씬 맛있었지만 구입할 때 유심히 보지않아 어떤 브랜드인지 생각나지 않았다. 할인매장을 찾아 기억을 더듬어 전에 샀던 장소를 찾아갔다. 정확하지는 않으나 비슷한 포장을 보고 골랐다. 이김은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 다시 찾게했다. 만약 소비자가 정확한 브랜드를 알고있었다면 집근처 어느 소매점을 찾아서 그 품목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듯 브랜드는 판매자나 소비자 모두 이익이 된다. 판매자는 매출을 올려서 좋고, 소비자는 원하는 제품을 살 수 있어서이다. 소비자는 다른 사람에게도 무슨 김이 맛있다고 소개 시킬 수도 있고 회사 입장에서 보면 계속 구매해줄 단골고객을 잡은 것이다. 브랜드화된 상품을 이용했을때 소비자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고객이 살 상품을 미리 정했기 때문에 판매자 역시 소비자에게 시간을 허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브랜드는 의류, 신발, 가전제품, 컴퓨터 등 2-3차산업으로만 발달했고 1차 생산물은 간과했던 것이 사실이다. 단지 브랜드처럼 여겨지는 지역 특산물만 알려져 있었을뿐 특화된 상품이 없었다. 브랜드는 이름의 유명세가 아닌 만드는 특정 주체가 있어야 하고 그 품질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수산물의 브랜드화가 안된 이유는

△시장에서는 브랜드 없이 판매 및 구입하고 있다. 생산하면 제 값에 팔릴 수 있는 환경이 브랜드의 필요성을 실감치 못하게 했다. 어업인은 그저 잡아서 경매에 넘겨 제값만 받으면 됐고 도매상도 유통과정에 이익금을 남기고 수산물을 시장에 팔면 그만이었다. 소비자도 아무 의심없이 국내산이라는 또는 맛있다는 상인의 말을 듣고 구매했다.
△브랜드 형성 주체가 애매했다. 예를들면 영광굴비란 무엇인가. 영광에서 생산되는 것인가, 영광에서 잡은 조기를 다른 지역에서 가공한것인가, 아니면 전혀 상관없는 지역의 조기를 영광굴비처럼 만들어 파는 것 인가. 이처럼 확실한 생산주체가 없으면 브랜드 전단계인 특산품으로만 머물게 된다.
△수산물은 품목의 규격화가 어렵다. 같은 어종이라도 제각각인 크기와 잡히는 장소, 어장 환경에 따라 품질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여건을 극복하고 브랜드화가 되어야 경쟁을 할 수 있다.

현재 수산환경을 보면 자원 감소와 어장 협소로 생산량이 줄고 있다. 유통시장은 값싼 수입수산물이 넘쳐 국내산은 가격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량, 정질, 정가라는 품질화도 이뤄 수입수산물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정책도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바뀌었다. 단순 판매보다 잘 가공 처리한 것을 고부가가치, 시장세분화, 제품차별해서 판매하는 것이 필수인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국내 수산물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수협중앙회가 운영하는 바다마트 브랜드 ‘바다愛찬’은 올2월부터 개발에 들어가 5월에 완료 본격 사용됐다. 생산자단체 이점을 최대한 활용,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에 빼앗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새로운 로고와 브랜드를 도입 온-오프라인 마케팅에 주력 하고 있다. 현재 시안단계를 벗어나 홍보와 마케팅을 체계적으로 수립중이다.

다시마로 유명한 브랜드인 ‘금일다시마’. 완도 금일수협의 자회사격으로 96년부터 시판에 들어갔다. 다시마환, 과립, 진액과 다시마에 홍삼, 가시오가피, 키토산 등을 배합 다양한 제품을 연구-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현재는 약20여종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대리점도 60여개가 있다. 2001년에는 일본으로도 수출하기도 했다.

부산 동부수협도 기장 다시마를 가공 브랜드화에 큰 성공, 인기를 얻었다. 동부수협은 어업인들로부터 다시마를 수매, 충북 음성 공장에서 농축효소를 출시, 농수산TV와 CJ39쇼핑 등으로 판매했다. 이로인해 다시마 수효가 많아 가격이 올라 어업인들의 소득증대도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건강보조식품 거품이 걷히자 현재 수효는 격감해서 일부 알고 있는 사람들의 소량판매만 이루어지고 있다. 방송도 제한적으로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기장다시마 브랜드로 지역인지도가 더욱 높아졌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안동 간고등어’는 불과 얼마전까지 안동의 재래시장과 인근 식당에서 맛볼 수 있었지만 이젠 전국 어디서나 접할 수 있게 가공-포장돼 수산물 브랜드로 상품화 한 것이다. 간을 맞추는 사람이라는 간잽이와 안동과학대 등 산-학-관의 협력으로 (주)안동 간고등어를 설립했다. 1999년에 시장에 나와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온 상품이다. 또한 프랜차이즈 사업도 별여 30개의 가맹점도 있다. 미주쪽을 개척하기 위해 미국에 간고등어 생산공장도 준공했다. 업계 최초로 ISO9001, HACCP도 인증 받았다. 이에관련 유사브랜드도 8개나 생겼다.

통영시도 현재 수산물브랜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 수산물인 굴, 멸치, 멍게, 우럭, 붕장어, 진주를 선정, 올2월부터 브랜드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명경해(明鏡海), 통영바다, 해(海)하랑 등 5개의 시안을 놓고 7월말에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통영수산물을 브랜드화해서 지역 이미지를 높이고 소비자에게도 품질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경남 남해군도 군내에서 생산되는 우수 농수산물에 ‘보물섬’이란 공동 브랜드를 부착해 곧 판매할 예정이다. 농업기술센터는 공동브랜드를 특허출원해 놓고 브랜드 사용범위를 위해 지역 농수산물에 대해 품질 인증작업을 거쳐 상표를 부착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해양수산부 산하 수산과학원에서는 한약재를 먹여 양식한 보약생선을 개발하고 있다. 양식어류에 천연 한약재 등 기능성 사료를 투여한 보약생선을 브랜드 어류로 보급해 일반 소비자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생약재에 유용물질을 분리, 추출한 뒤 사료에 배합해 보약생선의 양식과 상품화가 거의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이처럼 초기 단계지만 수산물의 브랜드가 만들어 지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 제품이라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건강보조식품 같은 경우 꾸준한 홍보와 개발, 지원없이는 오래 버틸 수 없다. 시장경기에 민감한 품목이라서 지속적 판매를 위해 상품개발과 전략을 세워 꾸준한 소비를 할 수 있게해야한다. 어류는 단순가공 염장류만 판매하는 실정이다. 좀더 고급화하고 우리 입맛에 맞게 만들어 저가형물량공세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국내수산물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질적으로 우수한 품종과 양적으로 희소한 품종, 생산가공 기술상 다른 제품보다 안전하고 맛있는 제품, 산지의 자연 특성을 최대한 이용해 브랜드화 해야한다.
선점브랜드가 되어 처음 시작하는 잇점을 갖는다. 브랜드 주체는 수협과 같은 생산자 단체가 되어야 한다. 브랜드 물량이 일정규모 이상이 되어야 꾸준한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생산면에서 고부가가치를 내야하고 판매면에서는 주문생산방식으로 수요를 예측한다. 조리방법, 소비과정 심지어 남은 쓰레기 처리법 등까지 소비자가 다양한 정보를 얻고 활용해 소비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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