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변해야 산다..뼈 깎는 개혁으로 소비자 유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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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 변해야 산다..뼈 깎는 개혁으로 소비자 유치 필요
  • 김용진
  • 승인 2003.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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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대한 기능 강화와 제도권 밖의 유통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물류공간 확보를 위해서 운영체제를 새롭게 바꿔야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지난 19일 개장 18주년을 맞은 가락동시장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간 양적성장 과정에서 드러난 비좁은 공간 확대와 거래제도 및 공사의 도매법인 지도 감독, 도매법인의 직판상인 관리체계를 보다 현실성 있게 변화시켜야 할 과제로 지목됐다.85년 6월 개장된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지난 82년 4월 서울시 동남쪽 송파구 가락동 600번지 부지 16만4천여평에 9백33억원을 들여 수산물과 농산물 거래를 선두로 86년 6월 축산시장, 92년 8월 양재동 양곡도매시장을 인수 하는 등 지난해 거래규모가 물량 2백50만톤, 금액 2조7천여억원에 이르는 산지물량 집하와 수도권 분산 기능을 갖춘 시장으로 변모했다.

특히 지난 2000년부터 공사측은 관리운영과 업무 역할에 대해 질적 변화를 주도했다. 2000년5월 ‘비전 2000년’을 통해 도매시장 운영과 지도 및 관리를 목적으로 농수산물 허브시장으로 육성한다는 새로운 업무영역 확장을 표방하면서 농수산물도매시장 기존 구조도 탈바꿈시켰다. 농수산물도매시장의 건립 기본목적은 산지 농수산물을 집하, 소비지 도매시장에서 바로 분산, 유통의 원활을 꾀하고 적정가격을 유지, 공급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 생활안정에 기여한다는 것이었다. 또 공사는 농안법 규정에 따라 도매시장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도매시장을 운영하고 관리, 감독하는 기능을 주업무로 한정하고 있다. 99년2월 허신행 (許信行)전 공사사장이 부임하면서 종전 서울시 ‘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공사’명칭을 ‘농수산물 공사’로 바꾼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을것 같다.

또 전 김창우(김창우)사장이 착안한 허브시상 개념을 확대, 동북아 농수산물 유통중심센터로 육성하겠다는 프로젝트를 구상하면서 도매시장 운영체제와 지도감독 업무 등도 큰 변화를 거듭했다. 가락시장은 서울시 전체 농수산물 수요물량의 50% 가량을 담당하는 공영도매시장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 실제 내면을 들여다보면 시장내 도매법인과 대립관계를 벗어나지 못해 모든 갈등이 파생되고 있다. 수산부류 도매법인의 경우 법인의 경매가 미흡한 품목에 대해 상장예외제도로 전환, 공사가 관리 감독하고 있으며 경매장을 잠식한 직판상인(소매상인)에 대해선 직접 운영하고 시장내 무적상인마저도 공사 관리권한으로 돼있어 시장질서가 혼선을 빚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이원적 관리시스템 때문에 도매법인의 상장경매물량보다 이들 상인들은 경매없이 외부에서 들여온 물량판매를 버젓이 하고 있는데도 감독기관의 '눈감고 아웅'하는 경우가 만연하는 등 복마전(伏魔殿) 양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또한 거래제도부문과 관련, 지난 2000년5월이후 상장예외 품목확대 등 도매시장내 두개의 거래체제를 병행해야 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2001년부터 도매법인 경매 품목을 떼내 공사가 직접 관리하는 등 법인체제를 개선, 공사가 사업주체로 나서면서 그동안 공사와 도매법인간 유지해온 힘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다는 평이다. 이러한 도매시장운영 변화로 법인과 중도매인, 중도매인과 소매상인간 표출된 이견과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고 여전히 거론돼 이해주체간 반목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와함께 도매시장 이전과 관련, 농산부류측은 현 장소를 고수하는 반면 수산부류측은 지금과 같은 복잡한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확대 이전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이같은 시장내 내면적 모순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국내 농수산물 유통의 중추적 역할을 어느시점까지 유지할 수 있으나 지금과 같은 성장속도로 미뤄볼때 종국엔 유통환경 변화를 따라 잡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시장내 종사자들은 ‘참여 정부’가 들어선 만큼 시장상인들이 주체가 돼 대외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시장체제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있다. 가락시장 하루 반입물량은 평균 8천4백여톤, 거래금액은 95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수산물의 경우 5백여톤이 거래되고 일일 이용객은 15만여명, 유동차량은 5만여대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강북권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서남권 수협외발산동공판장과 수도권 안양농수산물 도매시장, 서초구 양재동 농협 하나로마트 등 현 가락시장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도매시장이 들어서면서 97년을 정점으로 매출이 줄고 있다. 특히 교통불편이 심화되면서 수산부류의 경우 대량소비자들이 구리와 안양, 외발산동으로 구매장소를 옮기는 사례가 늘어 물량축소가 확연히 떨어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게 종사자들의 일치된 평가이다. 이에대해 상인들은 공사가 자기 살길 찾기 위해 유통조직을 바꾸기 보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안 마련에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본래의 도매시장 관리와 유통질서 확보 노력에 전념할 수 있는 지원체제로 전환하고 노후시설을 현대화해 시장환경을 개선, 소비자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특히 시장이전이 어렵고 장기화될 것에 대비, 협소한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리모델링과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하고 주차공간 확보, 생산자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시설보완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 뿐만 아니라 제도권내의 유통종사자들이 유사도매시장보다 세제상의 불이익을 받는 등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상장경매 물량을 원활히 분산될 수 있도록 각종 경비 절감에 적극 나서 줄 것과 확실한 개혁 프로그램을 마련, 체질 개선을 보여주지 않으면 장래가 불투명하다고 말하고 있다. <金容珍기자 susa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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