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버린 바람앞 촛불들 ... 4등급 13개 수협 6개월째 일손 놔
상태바
지쳐버린 바람앞 촛불들 ... 4등급 13개 수협 6개월째 일손 놔
  • 하주용
  • 승인 2003.10.3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
해양수산부가 지난 4월말 경영진단결과 4등급으로 분류된 13개 조합에 대한 통폐합 대상 최종발표를 차일피일 미루자 해당조합들은 6개월동안 일손을 놓은 채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다. 해수부는 지난 13일 이들 조합에 대한 구조조정 방침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수협구조개선법 시행령에 대한 법제처 심의가 예상보다 늦어짐에 따라 이달 말로 발표를 연기한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지난 30일 수협구조개선법 시행령이 법제처 심의를 통과, 공포됐음에도 불구, 해수부는 경영평가위원회 개최일자를 다음달 초로 늦춰 잡아 해당조합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강원 A조합 관계자는 “지난 6개월간 해수부가 통폐합 대상발표를 미적거리는 동안 우리 조합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조합업무가 거의 이뤄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내년 예산편성과 사업계획도 세우지 못해 공백상태에 빠져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전남 L조합 관계자는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이 앞날이 불투명한 조합의 미래 때문에 직원들도 이미 마음이 떠났다”며 “조합을 죽이든 살리든 하루 빨리 결론을 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최근 해수부 내부에서 경영개선 전망이 불투명한 조합의 경우 일정기간 자구노력에 의한 경영개선추이를 지켜보기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1년간 통폐합조치를 유예한다는 방침이 흘러나오자 해당조합들이 이구동성으로 반대하고 있다. 전남 K조합 관계자는 “1년간 통폐합조치를 유예한다고 해서 조합경영이 나아질 건 아무것도 없다”며 “오히려 그동안 무더기 예금 인출 사태가 발생, 경영 악화는 물론 조합 이미지만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경남의 H조합측은 "로비여하에 따라 자본잠식 규모과 상관없이 정책적으로 통폐합조합을 결정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전제, "해수부가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엄격한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또한 “유예기간이라는 것은 단지 조합생명을 연장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 기간동안 뭔가 조합경영이나 여건이 달라질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준다는 의미로 알고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1년이란 기간은 너무 짧은 것 같다”며 “유예기간을 주려면 적어도 조합이 살 궁리를 찾을 수 있도록 최소 5년 정도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1년간 유예기간을 준다는 것은 아직 결정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최종 결정이 날 때까지 지켜봐 달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